티스토리 뷰

188. 네덜란드 - 현대적인 높은 건물이 즐비한 헤이그(Den Haag, Hague)

 

   열차는 어느새 국경을 지나서 로젠달역(Station Roosendaal)에 도착하였다. 벨기에(Belgium), 네덜란드(Netherlands), 룩셈부르크(Luxembourg)를 합쳐서 베네룩스(Benelux, http://www.benelux.be )라고 부르는데 이 세 국가는 1958년에 베네룩스 경제 연합(Benelux Economic Union)을 결성하여 1960년부터는 여권 검사 없이 한 나라처럼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여기도 여권 검사는 전혀 없이 그냥 국경을 넘어갔다. 물론 나라가 바뀌므로 네덜란드 차량이 보인다. 운전사를 보호하기 위하여 앞으로 튀어나와서 볼록한 코라는 애칭을 가진 네덜란드의 각역 정차 열차(Stoptrein)로 많이 사용되는 마테리에일(Materieel) '64 전동차를 볼 수 있다.

 

[사진 5545 : 볼록한 코를 맞대고 있는 NS 마테리에일(Materieel) '64 전동차.]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전철화 구간에서 전압이 다르다. 벨기에는 직류 3000V이지만 네덜란드는 직류 1500V이다. 이 열차의 NMBS HLE 11 전기기관차는 두 전압 모두 달릴 수 있다. 또한 벨기에에서는 복선 구간에서 좌측 통행을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우측 통행이다. 비슷하여 보이지만 철도 시스템에서는 차이가 있다.

 

[사진 5546 : 언덕도 보이지 않는 평지를 밭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 5547 : 홀란스 디프(Hollandsch Diep)라는 강을 지나고 있다.]

 

[사진 5548 : 로테르담(Rotterdam)을 가로지로는 니우어 마스(Nieuwe Maas)라는 강을 지나고 있다.]

 

[사진 5549 : 로테르담 중앙역(Station Rotterdam Centraal) 승강장. 일본의 485系 전동차와 비슷하게 생긴 코플로퍼 인터시티마테리에일(Koploper Intercitymaterieel, ICM) 전동차가 보인다.]

 

[사진 5550 : 넓은 풀밭이 있고 가축이 풀을 뜯고 있다.] 


   유럽에서도 인구 밀도가 높다는 네덜란드는 도시에는 높은 건물이 많이 있지만 근교에는 넓은 밭과 목장이 펼쳐진다. 산은 아예 없고 낮은 언덕도 보기 힘들다. 곳곳에는 물길이 있어서 철교를 자주 지나간다. 운하도 있어서 커다란 배가 오가기도 한다.

 

[사진 5551 : 헤이그 홀란스 스포르역(Station Den Haag Hollands Spoor, Station Den Haag HS, Hague HS Station)의 역명판.]

 

[사진 5552 : 헤이그 홀란스 스포르역 승강장 중앙에는 둥근 모양의 지붕이 있어서 어둡다.] 


   열차는 헤이그 홀란스 스포르역(Station Den Haag Hollands Spoor, Station Den Haag HS, Hague HS Station)에 도착하였다. 승강장은 3면 6선이고 헤이그 시내로 가려면 이 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장거리 열차는 대부분이 시내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덴하흐 홀란스 스포르역에만 정차한다.

 

[사진 5553 : 뒤벨덕스 인테레히오마테리에일(Dubbeldeks interregiomaterieel, DD-IRM)이라고 하는 네덜란드철도 NS의 2층 전동차.]


   맞은 편 승강장에 헤이그 중앙역(Station Den Haag Centraal, Hague Central Station)으로 향하는 열차로 갈아탔다. 뒤벨덕스 인테레히오마테리에일(Dubbeldeks interregiomaterieel, DD-IRM)이라고 하는 2층 전동차이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증비되고 있는 차량으로 인터시티(IC, InterCity)나 지역 간을 운행하는 급행열차로 운용되며 4량 편성과 6량 편성이 있으며 최고속도는 160km/h이다. 내가 탄 열차는 4량 편성이었다.

 


크게 보기

 

[사진 5554 :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한 디자인의 NS 록세리(locserie) 1700 전기기관차.]

 

[사진 5555 : 헤이그 중앙역(Station Den Haag Centraal, Hague Central Station) 대합실 위의 고가로는 노면전차 승강장이 있다.]

 

[사진 5556 : 헤이그 중앙역 건물.] 


   열차는 천천히 달려서 분기점을 지나서 선로 끝이 막혀 있는 헤이그 중앙역에 도착하였다. 승강장에서 나오면 바로 시내 중심가이고 역의 대합실에는 고가에 선로가 있는데 헤이그 노면전차(Haagse tram, Hague tram, http://www.htm.net )로 갈아탈 수 있다. 대합실 바로 앞에도 노면전차와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마련되어 있다. 역 한쪽으로는 란스타트레일(RandstadRail, http://www.randstadrail.nl )이라는 경전철이 있어서 주변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평지가 많은 나라답게 역 앞에는 커다란 자전거 주차장이 있다. 역 이름 그대로 헤이그의 중심역인 셈이다.


   헤이그 중앙역은 다른 도시의 중앙역과는 다른 역사(歷史)를 가지고 있다. 원래 헤이그 중앙역은 열차를 환승하였던 헤이그 홀란스 스포르역으로 암스테르담(Amsterdam)과 로테르담(Rotterdam)을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역이 문을 열었다. 시내에서 떨어진 외곽에 있는 역과 연결하기 위하여 헤이그주철도(Den Haag Staatsspoor)가 1880년에 개통되었지만 시내에서 바로 기차를 탈 수 없고 외곽으로 나가서 갈아타야 하므로 불편하였다. 1970년대에 네덜란드철도 NS에서는 헤이그 홀란스 스포르역의 건물을 크게 지으려고 했으나 헤이그 시민들은 이를 반대하고 접근성이 좋은 시내 중심에 역이 생기기를 원하였다. 이에 따라서 1973년에 헤이그 중앙역이 완성되었고 지금의 역명으로 바뀌게 되었다. 작은 도시의 역조차도 외곽으로 이전되어서 시내버스를 타고 나가야 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바뀌는 우리나라와 비교가 된다. 물론 중앙역이 되었지만 장거리 열차는 대부분이 헤이그 홀란스 스포르역만 정차하지만 근교 도시를 오갈 때에는 헤이그 중앙역에서 환승 없이 바로 갈 수 있다.


   괄호 안에 적힌 로마자 표기로 알 수 있겠지만 헤이그는 네덜란드어로는 덴하흐(Den Haag, http://www.denhaag.nl )라고 한다. 정식 명칭은 스흐라벤하허('s-Gravenhage)이다. 헤이그(Hague)는 영어권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물론 네덜란드에서는 일반인들도 영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므로 헤이그라고 해도 알아듣는다. 헤이그는 우리나라와도 연관이 있는 도시이다. 1907년에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Hague Conventions)에 고종 황제가 특사를 파견하였지만 참여하지 못하고 이준 열사는 헤이그에서 순국하였다. 최근의 일로는 2006년 독일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의 고향이기도 하다.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는 특사가 머물렀던 데용호텔(De Jong Hotel)은 1995년에 이준열사기념관(Yi Jun Peace Museum, http://www.yijunpeacemuseum.com )이 되었다. 이곳에 왔으니 기념관에 가려고 하였으나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헤이그 중앙역에 있는 지도에는 당연 주요 관광지가 아니니 표시되어 있지 않고 내가 가지고 다니는 가이드북인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http://www.lonelyplanet.com )은 영문판이니 외국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장소가 아니라서 아예 없다. 영어로 쓰인 가이드북이 이렇게 원망스러운 건 처음이었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도 개통되지 않아서 2달이나 걸려서 이곳까지 왔다는 열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준열사기념관의 주소가 바헨스트라트(Wagenstraat) 124A로 헤이그 홀란스 스포르역에서 북쪽으로 500m 정도 걸어가면 있다.

 

[사진 5557 : 헤이그 중앙역 근처의 디자인이 특이하고 높은 네덜란드 정부청사.]

 

[사진 5558 : 도로는 헤이그 중심가의 지하로 통과하게 되어 있다.]

 

[사진 5559 : 작은 가게가 많이 있는 헤이그 거리.] 


   헤이그 중앙역 주변에는 특이하게 생긴 높은 건물이 많다. 역이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보니 이런 건물들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도로에는 차가 많이 다니지 않고 노면전차만 계속 오가고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하였는데 역에서 나와서 북쪽으로 걸어가니 터널에서 차들이 나온다. 시내 중심가를 지나가는 도로를 지하로 옮겨놓았다. 근처 거리를 돌아다녔지만 특별히 볼만한 게 없다. 과거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Indonesia) 음식점이 유난히 많다.

 

[사진 5560 : 도로와 노면전차 선로 사이에 있는 작은 하천.]

 

[사진 5561 : 잔디 위로 노면전차 선로가 있다.]

 

[사진 5562 :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그림 5563 : 헤이그 노면전차 2회 승차권.]

 

[사진 5564 : 헤이그 노면전차의 헬레더 트람 랑(Gelede Tram Lang, GTL8) 차량.]

 

[사진 5565 : 퀴르하우스(Kurhaus) 노면전차 승강장의 이용 안내.]


   헤이그의 북쪽에 있는 바닷가로 가 보기로 하였다. 노면전차 노선을 따라서 걸어가는데 비가 오고 걸어가기에는 너무 멀다. 노면전차 2회 승차권을 구입하여 타고 갔다. 승차권은 노면전차에 타면 각인기에 넣어서 승차 시각을 찍어야 한다. 잔디 위에 전용 노선이 있어서 속도는 꽤 빠르다. 10분도 걸리지 않아서 해변에서 가까운 퀴르하우스(Kurhaus)에 도착하였다.

 

[사진 5566 : 퀴르하우스 주변에는 높은 아파트가 여러 채 있다.]

 

[사진 5567 : 특이하게 생긴 홀란트 카지노(Holland Casino) 건물.]

 

[사진 5568 : 고풍스럽고 깔끔한 스테이헨베르허 퀴르하우스 호텔(Steigenberger Kurhaus Hotel).]


   주변의 모습은 유럽 같지 않았다.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는 높은 아파트가 많이 있고 커다란 홀란트 카지노(Holland Casino, http://www.hollandcasino.nl )에 바다 방향으로는 고풍스럽게는 생겼지만 깨끗하고 새로워 보이는 스테이헨베르허 퀴르하우스 호텔(Steigenberger Kurhaus Hotel, http://www.kurhaus.nl )이 있다.

 

[사진 5569 :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은 특이하게 건물 1층을 뚫어 놓았다.]

 

[사진 5570 : 거리 이름은 코렌데익스트라트(Korendijkstraat)이다.]

 

[사진 5571 :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는 화분을 놓아서 아름답게 꾸며놓은 골목길.]

 

[사진 5572, 5573 : 골목에는 화분이 놓여 있고 고양이가 돌아다닌다.]


   서쪽으로 걸어가니 주택이 있는 마을이 있다. 거리 이름이 코렌데익스트라트(Korendijkstraat)인데 이름이 무언가 우리나라와 연관이 있을 것 같아서 들어가 보았다. 건물의 1층에 터널처럼 길이 있는 통로로 들어가면 평범한 주택가가 나오는데 길에는 꽃과 풀을 놓아두어서 아름답게 꾸며 놓았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고양이들이 와서 두리번거리면서 오간다. 고양이들이 털이 잘 다듬어져 있는 걸로 보아서는 길고양이는 아니고 주인이 있는 모양이다.

 

 

 

 

 

   다음으로는 '네덜란드, 벨기에 - 헤이그(Den Haag, Hague)에서 만나는 파도가 높고 차가운 북해(North Sea)'가 연재됩니다.

   전체 여행 일정 보기

 

free counters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