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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 雪 여행기
2005년 2월 4~14일
1. 준비 과정
이 여행은 다른 경우와는 달리 몇 년 전부터 반드시 가려고 하였다. 바로 설 연휴가 주중 가운데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일주일을 통째로 쉴 수 있고 최대한 연장한 게 10일간이었다. 평소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설이라는 연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2년 전에 달력을 보았을 때 이미 기간만은 지금과 같게 정해놓았다.
2004년에 혼슈 일주와 시코쿠 여행을 하였기 때문에 이때부터 이 여행 일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기간이 길고 예전에 좀 부실하게 다닌 홋카이도[北海道]를 반드시 포함시킬 예정이었다. 초기에는 비행기를 타고 아오모리[青森]로 가서 토호쿠[東北] 지방과 홋카이도를 일주하려고 잡았다. 그런데 여러 변수가 생겼다. 먼저 친구가 같이 가기로 하여서 철도 여행을 위주로 하면 곤란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개인 여행에서는 이용하지 않던 비행기를 타려고 하니 너무 부담이 많았다. 11월에 이에 따르는 일정 변경을 하게 되었다. 주 골자는 쾌속정을 타고 한일 왕복을 하고 큐슈를 제외한 나머지 섬의 주요 장소 구경을 하되 홋카이도에서는 유빙과 눈 축제를 반드시 포함시킨다는 것이었다. JR패스 7일권을 쓰지만 일정은 그 이상이기 때문에 하루는 JR칸사이패스를 쓰는 걸 포함시켰다. 이전 여행에서 칸사이[関西] 지방은 숙소로만 활용하였고 제대로 구경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번에 하루 종일 칸사이에서 보내고자 하였다.
일본 여행은 이번이 6번째이고 나름대로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에 쉽게 준비는 이루어졌다. 그래도 여러가지로 힘든 결정이 많았는데, 숙소와 열차 시각 문제였다. 홋카이도의 경우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아서 원하는 걸 모두 볼 수 있는 일정을 짜기가 쉽지 않았고 매일 열차 내에서 잘 수는 없었기 때문에 숙소를 잡아야 하는데 어디로 해야 하느냐가 큰 갈림길이었다.
홋카이도 일정의 경우 몇몇은 정말 아쉽지만 포기해야 했고 숙소는 두 명이 싸게 잘 수 있는 토요코인[東横イン]을 이용하였다. 토요코인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하여 예약이 가능하여서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갔다. 이동 수단의 경우도 일본 내에서 신모지코[新門司港]에서 오사카[大阪]까지 페리를 타고 가는 걸 처음으로 시도하였다. 이것 물론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었고 그 덕에 20% 할인까지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병역 대체 근무 중이라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병무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이 과정은 여러 번 해보아서 금방 할 수 있었다. 작년에 만든 비자가 이미 유효기간이 지나서 새로 만들었는데 5년 복수로 나와서 이제 2010년까지는 비자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때쯤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비자로 일본에 갈 수 있지 않을까?
한일 왕복을 어떻게 할지의 여부를 두고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았다. 지금까지는 비틀만 이용하여 왔지만 2004년 말부터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미래고속해운에서 운영하는 코비로 바꾸었다. 원화 강세이면 상대적으로 엔화로 결제하는 ‘코비 왕복+JR패스(7일권 일반실)’ 상품이 유리하다. 39,900엔인데 패스 가격을 빼면 11,600엔(2006년 7월말 환율로 환산시 약 9만 5천원)으로 한일 왕복이 가능한 셈이다(2006년부터 비틀과 공동운행을 하면서 이 상품은 일부 여행사에서만 취급하며 가격도 원화 399,000원으로 바뀌었다). 이 또한 인터넷으로 2달 전에 예약을 해 놓았다. 설 연휴는 성수기이다. 배를 타고 가면 서울-부산 간의 이동이 필요하다. 이건 2달 전에 KTX 좌석을 예매하여 20% 할인을 받았다. 이중에서 부산으로 갈 때에는 지금까지 모인 철도회원 포인트를 사용하였다.
그 외 열차시각표의 경우 예전처럼 인쇄하여 수첩에 붙였다. 관광 부분은 이전에 길을 잃어버려서 헤매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아예 지도를 인터넷에서 찾아 인쇄한 후 그 위에 펜으로 지나갈 경로를 선으로 표시하였다. 기타 필요한 자료는 모두 인쇄하여 가지고 다녔고 JR시각표 이외의 책은 짐의 무게를 줄이기 위하여 들고 다니지 않았다.
2. 여행 경로 전체 개요(overview)
전체 일정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대략적으로 나열한다. 앞으로 제 여행기를 읽으시거나 일본 여행을 계획하시는데 참고할 수 있다.
(한국철도는 적당한 색이 없어 보라색으로 표시하였다)
1) 2월 4일(금) (2편)
서울→수원→대전→부산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 경비 절약을 위하여 서울(혜화)-수원 간은 수도권 전철, 수원-대전 간은 무궁화호, 대전-부산 간은 KTX를 이용했다. 잠시 광안대교 야경을 보고 부모님 댁에서 하루 잤지요.
2) 2월 5일(토) (3~8편)
부산→후쿠오카[福岡]→모지코[門司港]→오사카[大阪]
부산에서 일본 후쿠오카[福岡]로 배를 타고 넘어갔다. 남는 오후 시간에는 모지코[門司港]로 가서 큐슈철도기념관[九州鉄道記念館]을 구경하고 야간 선박을 타고 세토내해를 따라서 오사카로 향했죠.
3) 2월 6일(일) - JR関西 (9~20편)
오사카[大阪]→호류지[法隆寺]→나라[奈良]→교토[京都]→오사카[大阪]→코베[神戸]
JR関西パス를 이용하여 칸사이 지역을 구경했다. 호류지[法隆寺], 나라 공원[奈良公園], 나라국립박물관[奈良国立博物館], 도다이지[東大寺], 니죠성[二条城], 오사카 야경, 코베 야경을 보았지요.
4) 2월 7일(월) - JR1 (21~31편)
코베[神戸]→도쿄[東京]→마츠시마[松島]→아오모리[青森]→하코다테[函館]
밤 12시가 넘어 바로 JR패스를 개시하여 0:12에 산노미야[三ノ宮]역을 출발하는 선라이즈세토(サンライズ瀬戸)를 타고 도쿄[東京]로 갔다. 다시 신간선을 타고 센다이[仙台]로 가서 센세키선[仙石線]을 타고 일본 3경 중 하나인 마츠시마[松島]를 유람선을 타고 일주했지요. 다시 신간선을 타고 계속 북쪽으로 가서 아오모리[靑森]에서 세이칸연락선 중 하나였던 핫코다마루[八甲田丸]를 보고 하코다테[函館]에서 야경을 보았죠.
5) 2월 8일(화) - JR2 (32~42편)
하코다테[函館]→오타루[小樽]→삿포로[札幌]→쿠시로[釧路]
아침에는 하코다테 시내를 구경한 뒤 하코다테본선의 산선을 따라서 오따루[小樽]에 갔지요. 오따루 운하를 구경한 후에는 홋카이도의 가장 큰 도시인 삿포로[札幌]에 도착하여 유명한 라면을 먹었습니다. 때마침 눈축제 기간이라 축제 구경을 한 후 특급 마리모(まりも)를 타고 쿠시로[釧路]로 갔었죠.
6) 2월 9일(수) - JR3 (43~49편)
쿠시로[釧路]→시레토코샤리[知床斜里]→아바시리[網走]→오비히로[帯広]
아침에는 일본 최고 절경 노선은 센모본선[釧網本線]을 타고 시레토코샤리[知床斜里]로 가서 한겨울의 관광열차인 류효 노롯코호[流氷ノロッコ]로 갈아탔지요. 간에 14분간 정차하는 키타하마[北浜]역에서 바닷가의 유빙을 구경하고 아바시리[網走]에서는 유빙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쇄빙선을 타고 한 바퀴 둘러본 후 세키호쿠본선으로 아사히카와[旭川]로 돌아왔습니다. 밤이라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겠지만 카라카치고개를 넘어서 오비히로[帯広]에서 묵었죠.
7) 2월 10일(목) - JR4 (50~56편)
오비히로[帯広]→삿포로[札幌]→하코다테[函館]
오전에는 일본 삼대 차창 중의 하나였다는 네무로본선[根室本線]의 카라카치 고개를 넘었지요. 이어서 삿포로 시내에 가서 전에 보지 못한 구도청 건물과 홋카이도대학을 구경하였지요.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일로 인해 빨리 하코다테로 이동하여 하루를 묵었답니다.
8) 2월 11일(금) - JR5 (일본은 공휴일) (57~64편)
하코다테[函館]→도쿄[東京]→타카마츠[高松]
아침 일찍 일어나서 특급 슈퍼하쿠쵸(スーパー白鳥)와 신간선 하야테(はやて)를 타고 도쿄에 입성하였죠. 먼저 소니쇼룸을 구경하고 우에노[上野] 공원의 일부, 도쿄대학, 도쿄 돔(야구장), 야스쿠니신사[靖国神社], 신주쿠에 있는 도쿄도청사, 카메라를 포함한 가전제품 판매장을 둘러보았죠. 일본 철도의 발상지인 신바시[新橋]에서 무인운전되는 모노레일인 유리카모메를 타고 레인보브릿지(Rainbow bridge)를 지나서 오다이바[お台場]에서 야경을 잠시 본 후 선라이즈세토호를 타고 시코쿠[四国]로 향했답니다.
9) 2월 12일(토) - JR6 (64~75편)
타카마츠[高松]→이와쿠니[岩国]→히로시마[広島]→마츠에[松江]
아침에 선라이즈세토호를 타고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세토대교를 지나면서 세토내해의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었답니다. 타카마츠[高松]에서는 항구와 성, 그리고 정원인 리츠린공원[栗林公園]을 구경하고 나서 다시 세토대교를 건너서 오카야마[岡山]를 거쳐서 이와쿠니[岩国]에 갔지요. 못 없이 지은 볼록하게 만들어진 킨타이교[錦帯橋]를 보았고 다시 히로시마[広島]로 돌아와서 원폭돔[原爆ドーム]과 원폭공원을 보았지요. 숙박과 내일 일정을 위하여 시마네현[島根県]의 현청소재지인 마츠에[松江]로 이동하였답니다.
10) 2월 13일(일) - JR7 (76~83편)
마츠에[松江]→이즈모[出雲]→톳토리[鳥取]→오카야마[岡山]→후쿠오카[福岡]
산인 지역의 사철인 이치바타철도[一畑鉄道]를 타고 이즈모신사[出雲大社]를 구경하였죠. 다시 이즈모로 돌아와서 톳토리[鳥取]까지 이동한 후 톳토리 사구(砂丘)를 보았지요. 좀 날씨가 좋지 않아 고생을 하긴 했지만요. 다시 역으로 돌아와서 추가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하여 인비선[因美線]과 츠야마선[津山線]을 거쳐서 오카야마로 돌아와서 침대특급 나하(なは)호를 타고 하카타[博多]로 갔지요.
11) 2월 14일(월) (83~89편)
후쿠오카[福岡]→카라츠[唐津]→후쿠오카[福岡]→부산→서울
하카타역에 새벽에 도착하여서 시간을 벌고자 후쿠오카 지하철을 타고 카라츠[唐津]로 가서 조용한 아침 바다를 본 후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와서 오호리공원[大濠公園]을 보고 새로 생긴 3호선 나나쿠마선[七隈線]을 타 보았지요. 하카타역으로 가서 간단히 쇼핑을 한 후 코비호를 타고 귀국하였답니다. 올 때에는 피로가 누적된 상태니깐 부산에서 서울까지 바로 KTX를 탔지요.
제가 처음에 짠 일정과 비교해보면 90% 이상 계획대로 실행이 되었다. 일부 관광지의 경우 예상보다 구경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모되어서 포기한 곳이 몇몇 있었다.
다음으로 '철도공사로 바뀐 후 첫 열차 승차'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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