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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설 여행기 '사슴들의 천국 나라공원'편입니다.

 

 

 

 

 

12. 2월 6일 - 사슴들의 천국 나라공원[奈良公園]

 

   다음으로 가는 곳은 나라현의 현청소재지인 나라[奈良]이다. 나라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영향을 엄청 받았음을 실감할 수 있다. 나라까지는 칸사이본선[関西本線]을 타면 금방 갈 수 있다. 이번에도 221系를 탈 수 있었다.

 


No. 17 철도편 : 호류지[法隆寺] 9:37→나라[奈良] 9:48
열차번호 및 종별 : 3328K 大和路快速, 거리 : 11.8km 편성 : 221系 8兩(1号車 クハ221-36)

 


   종점인 나라가 가깝기 때문에 차량 내는 한산하였다. 열차는 금방 속도를 내었다. 나라 주변은 멀리 산이 있고 대부분 평지였다. 집은 많이 보이지 않았지만 나라가 가까워지자 많아졌다. 사쿠라이선[桜井線]이 합류하자 종착역인 나라역에 도착하였다. 나라역은 현재 분기선 입체교차 공사와 함께 신역사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달리 과거 역 건물은 그대로 보존하여 놓은 상태에서 옆에 임시 역사를 쓰고 있었다. 과거 역사는 2번째로 만들어졌고 영구보존을 위하여 위치를 옮긴 후 그 자리에 새로 역사를 만들 예정이다. 나라의 원이름이었던 헤이죠꾜[平城京] 천도 1300년이 되는 2010년에 고가역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예전 역사를 구경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사진으로만 남길 수 있었다.

 

 

   관광 안내소에서 나라 시내의 지도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한 바퀴 돌아보는데 약 3시간이 걸린다고 하였다. 바로 길을 건너서 나라 공원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나라 공원으로 가는 길은 보도블럭으로 깔린 길을 따라 계속 가도록 되어 있다. 길 양쪽으로는 상가와 은행이 있다. 환전이 가능한 은행이 많은 걸로 보아서 외국인들도 많이 오나보다. 약간의 착오라면 길은 오르막이었다. 소요시간을 평지로 생각하고 계산하였는데 예상보다 더 걸린다. 상가가 끝나자 도로가 나타나고 인도를 따라 계속간다. 중간에 유서 깊은 연못인 사루사와노이케[猿沢の池]와 코후쿠지[興福寺]가 있지만 시간상 지나가고 나라공원으로 향하였다.

 

 

   나라공원의 입구인 이치노토리이가 보였다. 여기서부터는 돌과 콘크리트가 아닌 풀밭이다. 나라공원은 둘러싸고 있는 와카쿠사산[若草山]과 카스가산[春日山]을 포함하는 동서 4km, 남북 2km에 이르는 광대한 자연 공원이다. 이곳은 원래 헤이죠코의 외궁이 있었는데 1880년에 이 일대를 정비하면서 공원이 되었다. 도쿄에 있는 우에노공원과 비슷한 경우이다. 공원 내에 여러 절과 신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 공원의 큰 특징이라면 사슴을 방목하고 있다. 사람도 많이 다니지만 사슴도 떼를 지어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사슴은 사람을 건드린다던지 공격하는 일은 없다. 그렇지만 항상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곳곳에 사슴의 먹이인 시카셈베이[鹿せんべい]를 판다. 이걸 먹기 위해 사슴들은 혈안이 되어 있었다. 심지어 다른 파는 물건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잘 전시해 놓았는데 유일하게 시카셈베이는 쉽게 꺼낼 수 없도록 자물쇠를 채워 놓았다던지 철망 안에 넣어 놓았다. 경제 관념이 없는 사슴이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한다는 걸 알 리가 없지. 또한 길에는 온통 동그랗고 검은 걸로 덮여 있는데 사슴의 똥이다. 겨울이라 신발을 신고 다니고 냄새도 안 나지만 여름에는 신발이나 발걸음을 조심해야 하겠다.

 

 

   공원을 들어가면 나라국립박물관[奈良国立博物館, http://www.narahaku.go.jp]이 있다. 이곳은 일본의 3대 박물관으로 1895년 개관을 하였다고 한다. 전시관은 본관과 새로 만든 신관이 있으며 지하 회랑을 통하여 서로 연결된다. 본관은 주로 조각품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서쪽 신관에서는 회화, 서직, 공예, 고고학에 관련된 자료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 동쪽 신관은 특별 전시장으로 입장료를 따로 받았다. 특별 전시하는 내용은 신사에서 나온 국보를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의 관심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상설 전시만 구경하였다. 일본 시대별로 잘 정리하여 전시하여 놓았지만 일본 역사를 자세히 모르고 우리말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서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역사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배웠고 게다가 일본 역사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 마당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리나라와 관계있는 것이 좀 없나 했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보다는 중국과의 관련성이 자주 언급되었다. 박물관 안은 진지하게 구경하는 일본 사람들이 많았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박물관은 어떠했던가하는 생각도 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나는 아직 서울에 있는 박물관 중 가 본 곳이 하나도 없다.

 

   박물관의 한쪽에서는 히로시마에 있는 미야지마[宮島]에 관한 비디오가 방영되고 있었다. 미야지마는 섬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JR서일본의 연락선을 타고 갈 수 있다. 일본 3대 절경 중의 하나이다. 이 섬에 있는 이츠쿠시마진자[厳島神社]는 일본에서 유일한 바다 위에 지은 신사로 도리이가 모래 해안에 있어서 밀물 때에는 바다 속에 잠기고 썰물에는 드러난다. 이곳 나라에서 비디오를 보여주는 이유인 즉 작년 태풍 때문에 신자의 피해 규모가 커서 복구를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비디오 상에서 태풍이 왔을 때의 상황과 직원들의 대처와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너지는 신사의 모습이 나오는데 역시 자연의 힘 앞에서는 인간은 정말 무력하다. 또한 따로 입장료를 내어야 하지만 미츠쿠사미진자의 보물을 이곳 나라에 가져와서 전시를 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미야지마와 이곳 나라는 사슴을 방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사슴 방목하는 곳끼리 돕자는 의미에서 이곳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을련지.

 

 

   구경을 다 끝내고 나가려고 하는데 좋은 걸 발견하였다. 보관료가 들지 않는 코인 라커가 있었다. 우리나라 마트에 있는 것처럼 보관할 때에는 돈을 넣지만 나중에 찾을 때 돌려받는 식이었다. 남은 나라에서의 일정은 계속해서 걸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짐을 모두 넣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왔다.

 

 

 

 

 

  다음으로는 '수많은 석등을 거쳐서 들어가는 카스가타이샤[春日大社]'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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