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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동안의 오타루 산책이 계속됩니다.

 

 

 

 

37. 2월 8일 - 오르골과 유리 공예품이 발달한 오타루[小樽]

 

   들어간 곳은 오르골 카이메이로[オルゴール海鳴楼, http://www.kaimeiro.com ]이다. 오타루오르골당[小樽オルゴール堂]과 더불어 오르골을 만들고 판매하는 곳이다. 사실 우리는 오르골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만화나 영화에서 본 적은 있지만 실물은 여기서가 처음이다. 남자들이 이런 데 관심이 없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여자들이 본다면 아마 하나쯤 가지고 싶어 할 정도로 작고 예쁘게 생겼다. 게다가 스위치를 누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주는 멜로디가 나온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가격은 싸지 않지만 상품이 매우 다양하여서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다. 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아직 일정의 처음이라 운반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그냥 나왔다.

 

 

   다시 도로를 따라서 갔다. 도로 양옆으로의 분위기가 좀 이상하였다. 음식점이 많고 오타루의 전형적인 미술관이나 오르골 건물이 많지 않았다. 지도를 보니 우리가 가기로 한 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다. 건널목을 건너갔다. 사진 509에 나오는 구조물이 있었는데 하얀 색에 하얀 조명에 위로는 등대 같이 생겼다. 나중에 적힌 글의 뜻을 찾아보니 카마에이의 어묵(かまのかまぼこ, http://www.kamaei.co.jp/campanella )이었다. 주변으로는 음식점이 많이 있었다. 이곳에도 일본 곳곳에 있는 라면도 팔았다. 우리는 조금 배가 고팠지만 나중에 삿포로에서 가서 라면을 먹기로 하였기 때문에 그냥 통과한다.

 

 

   올바른 길을 따라 가니 키타이치베네치아 미술관[北一ヴェネツィア美術館, http://www.venezia-museum.or.jp ]이 나타났다. 이곳은 17~18세기의 이탈리아 귀족의 생활상을 그대로 옮겨온 곳이다. 귀족들이 입던 옷과 쓰던 유리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물론 옷을 입어볼 수도 있다. 심지어 어린이용 옷까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입구에 해당하는 1층만을 구경하였다. 엄청나게 비싼 유리 공예품들이 한쪽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 미술관을 운영하는 곳이 원래 유리공방을 하기 때문이다. 2층에 올라가면 본격적인 이탈리아 귀족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데 입장료를 내야 하고 우리는 일본을 구경하러 왔으므로 목적에 맞지 않아서 밖으로 나왔다.

 

   미술관 옆으로는 키타이치유리 공예품을 파는 건물이 있었다.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신기할 정도의 많은 공예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유리로 되어 있는지라 우리같은 외국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일본인들은 집까지 택배로 보내준다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는데 가다가 깨진다면? 정말 난감하다.

 

 

   조금 더 가니 오타루 오르골당 2호관[小樽オルゴール堂, http://www.otaru-orgel.co.jp]이 나타났다. 이곳도 오르골이 들어있는 여러 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다. 역시 안에는 여러 종류로 다양하게 물건들이 많았다. 가격 또한 다양하였다. 여기도 2층으로 되어 있고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2호관이 있다는 건 당연히 1호관인 본관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 본관이 있었다. 본관은 내부가 나무로 된 낡은 건물이었는데 노란 조명 아래에 3층까지 있을 정도로 복잡하였다. 한쪽으로는 직접 오르골이 들어간 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하루 종일 부속품들을 사서 조그마한 작품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본관 건물 앞에는 큰 시계가 있는데 위로는 김이 나오고 있다. 시계의 모터가 과열이 되어서인가? 아니다. 이 시계는 증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증기시계이다. 보일러로 발생한 증기를 컴퓨터로 제어하여 1시간마다 시각을 알리고 15분마다 5음계의 멜로디를 연주한다.

 

   이렇게 하여 오타루 구경은 간단하게 끝이 났다. 이미 밖은 어두워져 있었다. 게다가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눈까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역으로 가서 다음 열차를 타야 한다. 철길이 있는 곳을 향하여 갔다. 오타루 오르골당을 벗어나니 완전히 평범한 시가지였다. 해가 짧은 겨울이라 관광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금방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철교가 보였다. 그런데 우리가 찾는 미나미오타루[南小樽]역은 어디 있을까? 지도를 보니 골목으로 들어가야 했다. 급경사 길에 눈이 얼어붙어서 미끄러웠지만 충분히 갈 수 있었다. 경사만 올라가서 조금 가니 미나미오타루역이 있었다. 역이라지만 건물이 작고 초라하였다.

 

 

   다음에 탈 열차는 니세코스키익스프레스이지만 미나미오타루역에는 정차하지 않는다. 아무 열차나 타고 오타루역으로 돌아가야 한다. 개찰구를 통과하여 승강장으로 나갔다. 이 역은 1면 2선이었다. 원래 테미야선[手宮線]이 분기되는 역이었기 때문에 역 건물과 승강장 사이의 공간이 있는 걸로 보아 과거에는 이곳에 테미야선 선로가 있지 않았나 추측이 가능하였다. 승강장 위로는 고가 도로가 지나고 있고 도로 밑으로 그림이 있는데 밤이어서 어두워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사이에 오타루행 열차가 들어왔다.

 


No. 41 철도편 : 미나미오타루[南小樽] 17:22→오타루[小樽] 17:25
열차번호 및 종별 : 1785M 普通, 거리 : 1.6km, 편성 : 721系 3兩(1号車 クモハ 721-3018)

 


   오타루가 종점인 열차라서 차내는 정말 한산하였다. 우리는 JR패스를 사용하므로 최대한 본전을 뽑기 위하여 짧은 구간도 타지만 현지인들도 타는 학생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운임 체계는 기본 운임인 거리가 짧아서 단거리를 타는 사람들도 많다. 금방 종착역인 오타루역에 도착하였다.

 

   오타루역에는 721系 3량 편성을 더 붙였다. 퇴근 시간이라 많은 승객들을 수송하기 위함이다. 승객 수에 따라서 721系는 고무줄 편성이 가능하다. 밤이라 날씨가 춥다. 우리는 역으로 가서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

 

 

 

 

 

   다음으로는 '홋카이도의 리조트 열차인 니세코 차량'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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