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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신 분들의 염장을 지를 듯 한데, 일본의 3대 라면 중의 하나인 삿포로 라면을 먹으러 갑니다. 아직 나머지 하나인 키타카타라면[喜多方ラーメン]에 대해서는 없네요, 다음에 제가 도전을......
39. 2월 8일 - 삿포로 라면의 원조인 라면 요코쵸[ラーメン横丁]
라면 요코쵸의 위치는 삿포로의 환락가라고 할 수 있는 스스키노(すすきの) 부근이다. 지하철을 타면 삿포로역에서 두 정거장 떨어져 있다. 지하철 삿포로역이 JR역과는 좀 떨어져 있으므로 실제로는 두 정거장 절반 정도 된다고 보아야 한다. 지하철 삿포로역까지는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지하도를 따라 갔다. 지하도가 끊어지는 지점부터는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서 남쪽으로 향하였다. 중간에 눈 축제장인 오도리공원[大通公園]에는 화려한 조명과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벌써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라면 먹고 나서는 우리도 이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삿포로는 대도시답게 도로 양쪽으로는 높은 건물들이 많았고 상점과 음식점이 밀집되어 있었다. 삿포로역 주위에는 고급 호텔이 많은 반면 스스키노에 가까워질수록 상점이 많았다. 곳곳에 있는 음식점들도 영업시간이 밤 12시 이후인 경우도 많아서 밤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듯하다.
삿포로역을 출발한지 거의 20분이 넘게 걸어와서 네온사인 불빛으로 위치를 알리고 있는 라면 요코쵸[ラーメン横丁, http://ganso-yokocho.com ]에 도착하였다. 골목은 좁았다. 어디서 라면을 먹을지 결정하기 위하여 골목으로 들어갔다. 의외로 골목은 매우 짧았다. 길이가 100m도 안 되었다. 그 사이에 골목 양쪽으로 17개의 라면 가게가 있었다. 가게 내부도 넓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가게마다 좌석은 겨우 10석을 넘는 수준이다. 그러면 어느 가게에서 먹어야 할 것인가? 선택의 문제가 남았다. 날씨도 추운데 줄서서 기다리기는 싫고 골목을 계속 오가다가 손님도 어느 정도 있지만 빈 자리도 있는 가게에 들어갔다.
나중에 홈페이지를 통하여 가게 이름을 추적하여 보니 토미야[富屋]였다. 이 가게는 아사히카와[旭川] 라면의 특유의 수분이 적은 가는 면을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는 들어가서 다시 무엇을 먹을지 고민을 하였다. 나는 배가 많이 고파서 조금 가격은 비싸지만 미소챠슈면[味噌チャーシューメン, ¥1000]을 골랐고 친구는 라면의 엄청난 가격에 놀라서 그냥 미소라면[味噌ラーメン, ¥700]을 선택하였다. 일본 라면은 기본적으로 간을 맞추는 방법에 따라서 소금을 이용하는 시오라면[塩ラーメン], 간장을 쓰는 쇼유라면[正油ラーメン], 된장을 사용하는 미소라면으로 구분한다. 된장은 약간 간이 맞지 않아도 먹는데 큰 지장이 없을 걸로 여기고 무난한 걸 골랐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라면은 간단히 금방 끓여먹을 수 있는 일종의 인스턴트 식품이지만 여기서는 주문하여 라면이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기억에 약 10분 정도 기다렸다. 드디어 우리의 식탁 앞으로 삿포로라면이 나왔다.
잘 알려져 있지만 화학조미료로 맛을 낸 우리나라 라면과는 차이가 있었다. 라면에는 면만이 들어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숙주 나물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라면에는 우리나라의 냉면처럼 돼지고기 편육이 들어 있는데 내가 먹은 라면이 더 비싸서인지 5조각이나 들었다. 친구가 먹은 건 2조각뿐이었다. 국물 맛은 매우 진해서 걸죽해진 설렁탕 국물 같았다. 우리나라처럼 매운 맛은 없고 약간 짜기는 하였지만 기름져서 계속해서 후추를 쳐서 먹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물을 조금 많이 넣어서 국물을 묽혀서 먹은 적은 있지만 라면에 후추를 넣은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라면 한 그릇이었지만 양이 조금 많아서 배가 든든하였다. 기름기가 많고 국물이 너무 진해서 좀 느끼한 감이 있었다. 이제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였다. 라면요코쵸로 올 때에는 조금 추웠는데 배가 부르니 그렇지도 않았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눈축제장이 있는 오도리공원[大通公園]으로 갔다.
다음으로는 '세계 3대 축제인 삿포로 눈 축제[雪祭り] (上)'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눈 축제는 2편으로 나누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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