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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래산 아래를 따라서 이어지던 해안 절벽이 끝나면 만성리해수욕장이 보이고 전봇대에는 만성역(萬城驛)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알리는 이정표가 붙어있다. 이정표는 철도청 시절의 로고가 붙어있어서 만성역의 영업은 이전에만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에 있는 노래연습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거쳐야 만성역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만성역으로 들어가는 길은 특이하게 밭 사이로 이어지는 오르막이다. 만성역에는 현재 정차하는 열차가 없지만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오르막으로 올라가면 철길 옆으로 길이 이어져서 만성역 승강장이 나온다.

 

 


   만성역은 주변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기에 만성리해수욕장은 물론 바다와 주변 산들이 내려다 보여서 경치가 좋다.

 

 


   만성역은 임시승강장으로 1969년에 처음으로 신설되었고 여름 피서철에만 임시로 열차가 정차하였다. 한동안 열차가 정차하지 않다가 2004년부터 다시 부활하여 2007년에 마지막으로 사용하였다. 현재는 여름 피서철이라도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폐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많은 승객들이 이용하였다는 흔적이 고스라니 남아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서 풀만 무성한 넓은 승강장과 매표소와 화장실로 사용하였던 작은 건물이 있고 승객들이 앉아서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열차를 기다렸던 파란색의 의자가 있다.

 

 

 

 

   만성역을 사용하지 않은지 겨우 3년이 넘었지만 승강장은 나무와 풀이 매우 무성하게 자랐다. 철길 부근에는 일부 제거가 되었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있는데 다른 계절에 방문한다면 제대로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겨울이라서 풍경이 좀 삭막하지만 풀이 모두 죽어서 쉽게 다닐 수 있고 괴롭히는 벌레도 없었다. 간이역을 답사하면서 이렇게 겨울이라는 게 고마운 적은 흔하지 않다. 만성역은 전라선 열차가 자주 통과하므로 철길 부근에 있는 건 위험하다. 게다가 설날 연휴라서 임시 열차까지 추가로 다니고 있었다.

 

 


   열차가 통과하는 만성역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남지 않았다. 부근에는 전라선 개량 구간 공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이 복선 전철화 공사를 하는데 이곳은 단선 전철화라서 좀 낯선 느낌이 들었다. 단선이기는 하지만 철길이 직선으로 만들어지면서 여기서만 지상으로 나온다.

 

 


   여수 방향으로는 이 터널을 나오면 바로 여수역에 들어가게 되고 여천 방향으로는 5.9km의 여천터널이 있어서 나오면 바로 이설될 여천역이 나오게 된다. 전라선이 이설되면 여천역과 여수역 사이에서 유일하게 지상으로 나오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여기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고 기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므로 기차 안에서는 금방 지나가게 될 것이다. 그래도 주변에는 산이 많아서 기차의 모습을 담기에 좋은 장소가 되리라고 여겨진다.

 

 


   전라선 현재 선로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현재로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전라선 개량에 따라서 만성역은 조용히 없어지지 않을까?

 

* 전라선 신선이 완성되면서 만성역을 지나는 철길로는 2011년 4월 4일까지만 기차가 다니게 되고 2011년 4월 5일부터는 단선으로 만든 신선으로 열차가 운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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