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Bandar Udara Internasional Soekarno–Hatta, Soe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에서 입국하여서 시내 숙소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
사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걱정한 부분은 우기라서 계속 비가 내려서 여행이 가능하냐는 점이었다.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Bandar Udara Internasional Soekarno–Hatta, Soe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 https://soekarnohatta-airport.co.id )에서 내려서 보니 소나기가 내렸는지 땅은 젖어있지만 비는 내리고 있지 않았다. 작년에 온 적이 있어서(관련 글 보기) 바로 도착비자를 받으러 가지 않고 자동입국심사기 앞에 있는 ATM으로 향하였다. ATM에서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충전하여 놓은 신한SOL트래블체크카드로 현금을 찾아서 창구에서 도착비자를 구매하였다. 이전에 카드로 결제하였을 때는 수수료가 조금 더 비싸서 Rp524,500(약 47,000원) 이었는데 현금은 Rp513,500(약 46,000원)이다. Rp500(약 45원) 동전이 있지만 받지 않고 올림을 해서 실제로는 Rp514,000(약 46,000원)을 지불하였다.
자동입국심사기에 여권을 인식하면 바로 통과할 수 있다. 단순하여 보이는 기계이지만 이 과정에서 얼굴 사진을 찍고 전자우편으로 체류허가증을 보내주었다. 기본 30일이 부여되었다.
시간이 조금 걸렸다고 생각하였는데 아직 수하물은 나오지 않았다. 10분 정도 지나니 수하물이 나와서 세관(https://ecd.beacukai.go.id )으로 향하였다. 배낭 하나뿐이라서 그대로 통과해서 절차를 마쳤다. 비행기가 게이트에 도착한 후 41분이 소요되었으니 인천국제공항(https://www.airport.kr )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다.
공항철도를 타려면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역(Stasiun Bandara Soekarno–Hatta, Soe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 Station)으로 이동해야 한다. 작년에는 건물 밖으로 나가서 이동하였는데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서 한참이 걸렸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3층으로 올라가서 수카르노하타공항 스카이트레인(Kalayang Bandara Soekarno-Hatta, Soekarno–Hatta Airport Skytrain) 역으로 이동하였다. 밖으로 나오니 밤이지만 더운 기운이 남아있고 습하다. 7시간 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영하의 기온에 건조하였다.
수카르노하타공항에서 스카이트레인과 공항철도를 타는 승객은 그다지 많지 않다. 여러 번 환승하고 기다려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천국제공항의 공항철도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건물과 역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10분 정도 걸어야 하는 불편으로 내국인 이용이 적은데 다른 교통수단을 타고 갈아탄다면 더더욱 불편하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의문이기는 하지만 만석이 되어서 승차할 수 없는 경우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 인도네시아 다른 도시의 공항철도는 승객이 많은 시간대에는 만석이 되는 게 흔하다. 8분을 달려서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역에 도착하였다. 하차한 승객들이 공항철도 역으로 이동하고 나니 직원만 남아서 적막감이 들었다.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역으로 들어갔다. 기본적으로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자동발매기에서 승차권을 구매하게 되어 있다. 내가 가려고 하는 라와부아야(Rawa Buaya)는 자동발매기에서 표시가 되지 않았다. 안내소에 있는 직원에게 문의하니 이곳에서 현금으로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하였다. 승차권을 구매하면서 그로골(Grogol)이 최종 목적지인데 공항철도 승차권으로 KAI 통근열차(KAI Commuter, https://commuterline.id )도 탈 수 있는지 문의하니 안 된다고 하였다.
맞이방에 앉아서 열차를 기다렸다. 대기실은 넓지만 기다리는 승객은 적어서 여유 있게 앉아 있을 수 있었다. 열차 출발 시각 5분 전에 개찰이 시작되었다. 인도네시아철도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는 한데 자동개찰기에서 바코드 인식이 잘 안되었다. 직원이 승차권을 확인하고 자동개찰기를 열어주었다.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역 승강장은 2면 4선으로 되어 있고 선로 끝이 막혀있다. 승강장 안전문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작동하고 있지 않아서 그냥 열려 있다.
자카르타 공항철도는 KRL 세리(Seri) EA203 전동차로 운행하고 있다. 6량 편성으로 최고속도는 100km/h이다. 2017년에 봄바디어교통(Bombardier Transportation, https://bombardier.com )과 인두스트리크레타아피(Industri Kereta Api, INKA, https://www.inka.co.id )가 협력하여서 제작하였다. INKA는 인도네시아 국영인 철도차량 제작 회사이다. 차내에는 가죽으로 된 고정된 좌석이 있다. 등받이는 약간 뒤로 넘어가고 테이블과 전원플러그까지 갖추고 있다. 다만 의자의 가죽은 관리가 잘되지 않아 상태가 좋지 못하다. 나는 하차하는 역에서 이동 거리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앞의 6호차에 탔는데 승객은 나 혼자뿐이었다.
라와부아야는 원래 공항철도가 정차하는 역은 아니었다. 2024년 3월 1일부터 정차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방문하였을 때는 공항철도 열차가 정차를 시작한 후 11개월이나 되었지만 열차내 노선도는 물론 모니터에도 정차역으로 나오지 않고 다음 역인 두리(DURI)로 표시되었다. 승무원에게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니 씩 웃는다. 자동 안내방송이 되지 않으니 승무원이 육성으로 직접 안내방송을 하고 영어까지 해 주었다.
라와부아야역(Stasiun Rawa Buaya)에는 정시보다 1분 빨리 도착하였다. 하차하는 승객은 나 혼자 뿐이었으나 승차하는 승객은 여러 명 있었다. 자카르타 시내에서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하려는 승객들도 공항철도를 이용하고 있다. 라와부아야역은 2면 3선 승강장인데 공항철도는 가운데 선로에 양방향 정차하고 통근열차와 승강장을 공유한다.
열차가 떠나간 라와부아야역은 한산하였다. KAI 통근열차 탕에랑선(Tangerang Line)이 운행하지만 밤 늦은 시간이라서 배차 간격이 20분 넘게 벌어져 있다. 그래도 두리에서 온 열차가 정차하면 많은 승객들이 하차하였다.
공항철도 승차권으로 KAI 통근열차를 탈 수 없기에 일단 개찰 밖으로 나갔다. 추운 겨울이 없으니 역 건물은 단순하게 지어졌다. 역으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밤 늦은 시간이지만 노점상이 영업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이전 여행 때 구매하였던 자카르타 교통카드 중의 하나인 자크카드(JakCard, https://www.bankdki.co.id/digital/jakcard )로 라와부아야역 개찰구를 통과하여서 승강장으로 들어갔다. 탕에랑선 열차를 타고 목적지인 그로골(Grogol)에 도착하였다. 오랜만에 다시 205系 전동차를 탔다. 밤 늦은 시간이라서 차내에는 빈 좌석이 많아서 한산하였다.
그로골역 승강장은 2면 2선이다. 승강장 사이는 역시 건널목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
그로골역에서 나와서 숙소까지 가려면 도로를 건너가야 한다. 인도네시아 도로는 건널목이 잘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로골역 앞 도로에는 철도건널목이 있어서 기차가 지나갈 때에는 차단기가 내려가므로 그 틈을 타서 건너갔다.
역시 2번째 인도네시아 방문이라서 나름대로 요령이 생겼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에서 출발해서 인도네시아까지 무사히 5,000km 넘는 거리를 이동하였다.
* 작성일: 2025년 3월 10일
방문일: 2025년 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