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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기로 숙소로 머물고 있는 광저우남항명주공항호텔[广州南航明珠空港大酒店]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여 보았다. 광저우바이윈국제공항[广州白云国际机场, https://www.gbiac.net ]에서 북쪽에 있었고 호텔 부근에는 도시철도 역이 없었다.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기는 하고 알리페이(Alipay, https://global.alipay.com )로 찍어서 탈 수 있기는 하다. 그런데 버스승차권 QR코드를 활성화하려니 여권 사진을 찍어서 올려야 한다. 알리페이에서 광저우지하철[广州地铁, http://www.gzmtr.com ] 승차권 활성화할 때도 여권 정보를 넣었는데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개인정보를 너무 많이 요구하여서 짜증이 났다. 그래서 호텔 셔틀버스로 공항으로 가서 여기서 광저우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다만 호텔에는 아무런 안내가 없고 공항에도 호텔 셔틀버스 타는 곳이라고 표지판만 달랑 붙어 있고 셔틀버스 운행 시각이나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어서 근처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아야 했다.
이미 밤이 되었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광저우지하철을 타고 광저우 시내 중심의 화청광장[花城广场]을 둘러보았다. 북쪽으로는 고층건물이 밀집되어 있고 주강[珠江]을 건너서는 광저우타워[广州塔, https://www.cantontower.com ]가 있다. 건물과 타워, 그리고 강을 건너는 다리에도 모두 LED 조명을 설치하여 놓아서 시간에 따라서 색깔이 바뀌어서 화려한 야경을 보여주었다.
어제 환승호텔에서 체크인을 하면서 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 출발 시각을 확인하여 주고 그에 맞추어서 방에 전화를 하겠다고 하였지만 스스로 일어나겠다고 했다. 이미 탑승권까지 받았는데 출발 2시간 30분 전까지는 도착해야 한다고 아침 5시에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라고 한다. 오전 4시에 일어나서 준비 후에 내려가서 체크아웃을 하고 기다렸다.
이 호텔에는 중국남방항공(中国南方航空, https://www.csair.com ) 승무원들도 숙박하는데 다른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나 이외에도 공항에 가기 위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오전 5시에 셔틀버스를 타고 광저우바이윈국제공항[广州白云国际机场, https://www.gbiac.net ]에 도착하였다. 우리나라의 인천국제공항(https://www.airport.kr )과 비슷하게 크고 항공편이 많은 공항이기는 하지만 국내선 비중이 높아서 그런지 출발 체크인카운터가 있는 3층은 사람이 많지 않았다.
비행기 출발까지는 3시간이 남았고 이미 수하물은 공항에 보관되어 있고 탑승권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받았기 때문에 보안 검사와 출국 수속만 하면 된다. 천천히 둘러보았다. 인천국제공항과는 달리 중국남방항공의 본진이라 그런지 셀프체크인기가 있고 수하물도 직접 보낼 수 있다. 4층으로 올라가면 식당가가 있는데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식당도 같이 있다. 직원들도 공항을 내려다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아직 문을 연 곳은 즉석음식점인 KFC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나라처럼 영어로 셀프주문기를 이용하고 결제는 알리페이로 하면 되니 언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사람이 많지 않지만 역시 중국이라서 보안 검사가 깐깐하였다. 아침 시간이라서 출국 수속은 외국인이 거의 없어서 바로 심사를 받고 나왔다. 19분이 소요되었다.
천천히 비행기를 타는 탑승구로 이동하였다. 일부 점포가 문을 열었다. 가격은 중국 같지 않게 비싼 편이다. 공항을 너무 크게 지었는지 아니면 원래 승객이 많지 않은지 한산하였다. 이미 비행기는 탑승교에 연결되어 있는 상태였다. 어제는 에어버스 A321 기종이었는데 이번에는 약간 더 크고 멀리까지 비행할 수 있는 A321neo 기종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처럼 여기서도 탑승이 빨리 시작되었다. 8:15에 출발하는데 50분 전인 7:25부터 탑승이 시작되었다. 급하지 않으므로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줄이 짧아지고 나서 7:41에 탑승구를 통과해서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비행기 앞쪽에는 12석의 비즈니스클래스가 있고 이후로는 모두 이코노미클래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가장 뒤의 줄 창측 좌석으로 지정하였다. 옆의 좌석들은 모두 비어있었다. 그걸 알고 한 승객이 와서 앉았으나 승무원이 와서 쫓아내었다. 좌석에는 모니터는 없지만 USB 충전 단자는 있다.
승객이 모두 승선하고 출입문도 닫았는데 공항 사정으로 출발하지 못하였다. 예정 시각보다 28분 늦게 출발하였는데 이번에는 활주로 앞에서 한참을 멈추었다.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니 비행기는 이미 이륙하였고 남중국해 위를 날아가고 있었다. 밖을 보니 섬이 몇 개 보이는데 분쟁 지역인 파라셀 군도(Paracel Islands)이다. 섬마다 자국의 영토로 확보하기 위해서 항만과 공항까지 갖추고 있다. 현재는 중국이 실효 지배를 하고 있고 타이완과 베트남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영토이니 자국 비행기가 그 위를 날아가는 게 이상한 게 아니다. 다른 승객들도 이런 점을 아는지 사진을 많이 찍는다.
직선으로 가면 바다 위로만 날아가야 하는데 실제로는 베트남 동쪽으로 날아갔다.
기내에서는 승무원들이 기내식을 나누어준다. 인도네시아가 무슬림이 많은 국가이니 돼지고기는 나올 수 없다. 닭고기와 생선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는데 닭고기를 선택하였다. 우리나라와 관계없는 노선이기에 한국어는 기대할 수 없지만 영어는 잘 통한다. 닭고기카레밥에 빵이 나왔는데 맛있게 먹었다. 음료는 커피로 주문하였는데 어제 탄 비행기와는 달리 프림과 설탕이 들어간 밀크커피로 준다. 같은 항공사이지만 노선마다 다르다.
식사를 끝내고 나니 다시 졸음이 몰려온다. 광저우에서 자카르타까지의 직선 거리가 3,500km여서 멀다. 한숨 자고 나니 수마트라(Sumatra)를 지나서 자바(Java)로 진입하고 있었다. 비행기는 고도를 점차 낮추면서 인도네시아 땅이 잘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첫 방문인데 긴장되었다. 자카르타는 공기가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안개가 꼈고 하천은 누런색의 물이 흐르고 있었다.
비행기는 무사히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Bandar Udara Internasional Soekarno–Hatta, Soe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 https://soekarnohatta-airport.co.id )에 착륙하였다. 비행기는 3터미널로 이동하여서 멈추었다. 예정 시각보다는 38분 지연 도착하였다.
출입문이 열리고 비행기 하선이 시작되었다. 나는 가장 뒤의 열에 앉았기에 조금 기다려야 했다. 이곳은 인도네시아이니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는 볼 수 없는 항공사들의 비행기들이 많다.
대한민국 국민은 인도네시아에 무비자 입국이 되지 않는다. 도착 비자를 온라인(https://www.indonesia-etravels.com ) 또는 입국하는 곳에서 구입해야 한다. 나는 온라인으로 구입하지 않았기에 도착 비자(Visa on Arrival)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직원이 여권 정보를 확인하고 입력하며 입국자는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비자 비용은 현금 또는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나는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충전하여 놓은 신한SOL트래블체크카드로 지불하였다. 실제로는 수수료가 조금 더 포함되며 현금 결제인 경우도 수수료가 있다. 비자를 여권에 붙이는 게 아니라 카드단말기에서 나온 영수증을 준다. 결국 여권에는 인도네시아에 입국하였다는 표시는 남지 않는 셈이다.
도착비자를 발급받았으면 입국 심사를 할 필요 없이 자동입국기에 여권을 인식시키면 통과이다. 수하물을 찾아서 나왔다. 도착비자 발급 때문에 줄 서서 20분 정도 기다려서 1시간이 걸렸다. 나오니 은행ATM이 있어서 현금을 찾았는데 아무 문제 없이 잘 되었다.
공항이라면 마중을 나온 사람들도 많아서 혼잡해야 하는데 짐을 가지고 있는 승객들만 보였다. 이상하게 생각하였는데 마중을 나온 사람들은 공항 건물 안에는 들어갈 수 없고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위에 지붕이 있어서 비는 맞지 않지만 덥고 습한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건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날씨는 우리나라 한여름만큼 덥지는 않았다. 그래도 밖보다는 실내가 더 좋다.
오늘 숙박하는 곳은 자카르타가 아니라 반둥(Bandung)이다. 사실 여기서 담리(DAMRI, https://damri.co.id )라고 하는 시외버스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애칭이 후시(Whoosh)인 자카르타 반둥 고속철도(Kereta Cepat Jakarta Bandung, Jakarta-Bandung High Speed Railway, https://kcic.co.id )를 타기 위해서 여러 번 환승을 거쳐서 시내로 나가기로 하였다.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도 우리나라 주요 공항들처럼 공항철도가 있다. 그런데 여객터미널에서 바로 탈 수 있지 않고 공항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셔틀버스도 있지만 수카르노하타공항 스카이트레인(Kalayang Bandara Soekarno-Hatta, Soekarno–Hatta Airport Skytrain)을 타는 게 가장 편하다. 3터미널에서는 2층에서 탈 수 있으며 약 13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스카이트레인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경전철과 동일하다. 승강장에는 안전문이 있고 2량으로 된 열차가 시멘트로 된 궤도 위를 달린다. 우리나라 우진산전(https://www.wjis.co.kr )에서 만든 차량이어서 외관이나 주행음까지도 동일하다. 다만, 무인 자동운전이 아니라 운전사가 직접 운전한다. 인도네시아는 인건비가 저렴하여서 자동화가 되어있지 않고 인력을 배치하여 놓는 경우가 흔하다.
스카이트레인은 곡선 구간에서는 속도를 매우 줄여서 천천히 달렸다. 빨리 가기에는 적당하지는 않지만 고가로 높게 가고 운전실 앞쪽으로 전망도 보여서 공항의 다른 터미널 건물과 주변을 둘러보기에 좋았다. 7분을 달려서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역(Stasiun Bandara Soekarno–Hatta, Soe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 Station)에 도착하였다.
이어서 공항철도를 타고 자카르타 시내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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