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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도 수인선이 수도권전철로 개통되는 날에 수도권을 방문할 수 있었다. 서울에 살 때에도 개통일에 타 본 적이 거의 없는데 살지 않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개통일에 타 볼 수 있었다. 인천시내버스를 타고 송도역(松島驛)으로 향하였다. 버스정류장 이름만 믿고 송도역에 내렸지만 송도역은 보이지 않았다. 교차로도 송도역삼거리라고 되어 있고 교차로 옆에는 이전에 송도역으로 사용되었던 낡은 건물이 있을 뿐이었다.
여기서 송도역으로 가려면 450m 정도 걸어가야 했다.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은 송도역이나 송도역삼거리가 아니라 옥련고개이다. 그러나 옥련고개 버스정류장도 송도역 바로 앞에 있는 게 아니고 350m 정도 걸어가야 한다. 사실 송도역이 있는 장소도 현재는 송도동이 아닌 옥련동에 해당된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을까? 송도역은 수도권전철로 개통되면서 서쪽으로 이전하였고 이전과는 달리 규모가 매우 커졌다. 문학산 쪽으로 들어간 자리에 생기면서 도로와는 멀어지게 되었고 그에 따라서 바로 시내버스 정류장과 연계되지 못하고 걸어서 들어가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일반철도도 아니고 거의 매일 이용하게 되는 도시철도인데 승객들은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입구부터 송도역은 도시철도 역이 맞는지 좀 의아하였다. 커다란 주차장에 자전거주차장까지 마련되어 있고 자동차나 택시가 들어와서 태우거나 내릴 수 있게 도로를 만들었다. 택시라면 모를까 자가용이 있으면 굳이 장거리를 가는 것도 아닌 도시철도를 탈 필요가 얼마나 있을까? 목적지까지 바로 가고 말지. 시내버스와의 환승을 위해서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게 정말 아쉽다.
송도역 건물은 한창 유행이었던 유리궁전은 아니고 평범하게 지어졌지만 분홍색을 띠고 있고 길어서 산뜻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송도역 대합실은 건물 2층에 있기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광역전철 역이므로 승차권 자동발매기와 교통카드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자동개집표기를 거쳐서 승강장으로 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송도역의 규모로 보아서는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같은 일반 열차도 탈 수 있을 듯 하지만 그에 대한 시설은 되어 있지 않다.
송도역의 승강장은 2면 4선이고 도착 승강장과 오이도 방면 출발 승강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추후에 인천역까지 연장이 되면 도착 승강장은 인천역 방면 승강장이 될 예정이다.
승강장 통로에서 선로가 보이는데 전철화가 되어서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는다. 양쪽으로 선로는 직선으로 잘 뻗어 있다. 인천역 방향은 현재 도착한 열차를 되돌리기 위한 선로로 사용되고 있다.
승강장에 있는 이정표에는 종착역이므로 한쪽으로는 역 이름이 나와 있지 않다. 참고로 인천역까지 연장되는 경우에는 오른쪽으로 가면 용현역이 생길 예정으로 되어 있다. 일반철도와는 달리 역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K259이다. K는 코레일의 영어 첫 글자이고 번호는 분당선의 역 번호와 연속으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 분당선과 직통 운행이 계획되어 있어서 역 번호에서 반영하였다. 중간에 빠진 번호를 보면 신설될 역의 수를 계산할 수 있다. 일본식으로 한자를 읽으면 '마츠시마'인데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흔한 지명 중의 하나이다. 센다이[仙台] 근교에 있는 마츠시마는 일본 3대 절경으로 유명하고 근처에는 마츠시마역[松島駅]이 있다. 이전에 일본 여행을 할 때 방문한 적이 있다(관련 글 보기).
송도역에 도착한 전동차는 일단 유치선으로 들어가서 방향을 바꾸어서 나오게 되어 있다. 바로 오이도 방면 승강장으로 들어갈 수도 있게 분기기가 설치되어 있기는 하다.
오이도 방면의 철길은 지상에 있기는 하지만 도로와 입체교차를 하기 위하여 짧은 터널이 많이 있다. 연수역까지의 거리가 2.7km로 이번에 개통된 구간 중에서 역 사이의 거리가 2번째로 길지만 속도는 내지 않고 천천히 달렸다.
송도역 승강장 옆에는 비어있는 공간이 있는데 여기에는 장기적으로 화물열차 운행에 대비하여 화물 승강장과 선로가 놓일 예정으로 있다. 수인선 한대앞역부터 수원역까지의 구간이 완성되면 중간에 고색역에서 경부선 세류역까지는 세류삼각선이 생겨서 수인선에서 바로 경부선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인천에서는 일반열차나 KTX 이용이 매우 불편하기에 이 선로로 누리로 일부 열차가 들어오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든다. 무궁화호는 승강장 문제 때문에 제약이 있지만 누리로는 고상홈에도 정차할 수 있고 동차이므로 수도권전철 전동차처럼 운행할 수 있기에 충분히 가능하다.
송도역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는 설치되어 있지 않고 안전펜스만이 있다. 6량 편성 전동차로 운행하고 있어서 1인 승무를 시행하고 있다. 운전사가 출입문 개폐까지 담당하고 있기에 운전실 옆의 창문에 아예 모니터가 보이도록 해 놓았다. 그런데 모니터를 저렇게 창문에 가깝게 설치하여 놓아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해외에서는 모니터는 직원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구역을 보조하는 역할이지 안전 확인은 주로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송도역은 승강장이 직선인데 운전사가 앉아서 모니터만 본다는 건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비상 상황이면 모니터와 문 사이의 공간이 좁아서 직원이 직접 승강장에 나오기가가 어렵게 되어 있다. 게다가 모니터와 같은 기계는 언제든지 고장이 날 수 있는데 모니터가 작동하지 않으면 승강장의 안전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는가? 시내버스나 택시에서 운전사 폭행 등의 사고가 빈발하니 아예 운전사가 승객들과 접촉하지 않기 위하여 차단하겠다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수인선 일부 구간이 개통되었고 안산선을 타려면 오이도역에서 환승을 해야 하지만 인천과 시흥, 그리고 안산을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수인선이 개통되기 바로 전날에 인천에서 안산을 갔는데 시내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고 환승하기가 불편하여서 인천종합터미널(http://www.ictr.or.kr/terminal/terminal_01.asp )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안산까지 갔다. 시외버스는 교통카드로 승차할 수 없기에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광역철도로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소요시간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인선은 나에게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협궤철도를 경험한 노선이다. 아쉽게도 내가 탔을 때에는 소래역까지만 운행하고 있어서 송도역은 이번에 처음 와 보았다. 시간이 꽤 많이 흐르기는 하였지만 이제는 협궤가 아니라 표준궤의 광역전철로 새로운 탄생하였다.
* 방문일 : 2012년 6월 30일
작성일 : 2012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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