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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통된지 얼마되지 않은 부산도시철도 4호선은 국내 최초의 무인 경전철이기도 하지만 특이한 역들이 많은 노선이기도 하다. 동래 한복판에 있어서 평범한 지하역으로 만들려던 수안역도 그 중의 하나이다.


   원래 부산도시철도 4호선은 3호선의 지선으로 서울도시철도 5호선의 강동역에서 분기되는 것처럼 미남역에서 분기되는 노선으로 계획되었다. 하지만 IMF 경제 위기로 현재의 4호선인 3호선 2단계 구간은 예정보다 늦은 2003년이 되어서야 공사가 시작되었고 별도의 노선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게다가 2005년 4월에 수안역(寿安驛)에서 동래읍성 임진왜란 유적이 다량 출토되면서 문화재 발굴로 공사가 더욱 늦어지게 되었다. 지금도 동래 한복판이니 과거에도 동래성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살았기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문화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다가 수안역 내에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이라는 박물관을 세우기로 결정되었다. 신경주역처럼 광장에 문화재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도시철도에서 박물관이 있고 문화재를 같이 전시하는 건 국내에서 최초이고 해외에서도 본 적이 없다.


   수안교차로에 있는 수안역의 입구는 다른 도시철도 역과는 큰 차이가 없다. 멋진 폴사인이 있고 좁은 계단을 내려가게 되어 있다.

 

 

   그렇지만 지하에 들어가면 수안역은 다른 역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바로 받는다. 벽에는 동래의 예전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붙어 있고 대합실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홍예문 모양으로 만든 둥근 천개가 있다. 폭이 넓은 출입구에는 천개가 나란히 있다.

 


   딱딱한 돌로만 되어 있는 다른 역의 대합실과는 달리 수안역에는 출토된 문화재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으로만 보면 이곳이 도시철도 역보다는 박물관이 아닐까 착각을 일으킨다. 하지만 한쪽에는 출구 안내가 있는 걸 보면 이곳은 역이 맞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수안교차로에 맞게 수안역의 대합실이 넓은데 한쪽으로는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이라는 작은 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열고 월요일과 명절 당일에는 휴관을 한다. 입장료는 무료이기에 부담을 가지지 않고 들어가서 간단히 둘러볼 수 있다. 박물관은 부산박물관(http://museum.busan.go.kr )에서 운영을 하고 있으며 팸플릿은 물론 외국어 안내까지 충실하게 하고 있다.

 


   지금은 도심이지만 과거에는 동래읍성이 있었고 해자가 있어서 물이 흐르게 해 놓았다. 뒤로는 산이 있어서 자연적으로 막혀 있다. 일본처럼 난공불락의 성은 아니지만 외부와는 격리가 되어 있는 형태이다.

 


   좀 딱딱한 듯한 분위기의 박물관에서 기분 전환으로 좋은 조선시대 무기체험 공간이 있다. 간단히 게임인데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참조하여서 목표물을 맞춘다. 목표물은 왜군이나 일본성이 나온다. 성의 모양으로 보아서는 쿠마모토성[熊本城, http://www.manyou-kumamoto.jp/castle ]과 비슷한 듯 하다. 게임을 몇 번 해 보았지만 왜군이나 일본성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 하긴 좋은 무기가 있었다면 임진왜란이 금방 끝나지 않았을까?

 


   박물관에는 해자가 그대로 복원되어 있고 그 앞에는 임진왜란에 희생된 사람들의 뼈와 이들이 지닌 무기가 성벽 앞에 뒹굴고 있으며 당시에 사용하였던 활, 화살, 갑옷, 투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영상실에서는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여서 보여주고 있다. 현대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전쟁에서는 군인과 민간인의 구별이 없다. 기록에 의하면 시체 밑으로 몸을 던진 사람들 이외에는 살아남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의 왜군의 잔혹함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된건 국방에 소홀하였던 조선의 방심 때문이다.


   왜군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박물관이 있지만 수안역에는 일본 문화인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다. 스탬프를 자동개집표기와 나란히 있는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찍을 수 있다.
 

 

   자동개집표기를 통과하여 들어간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벽에는 동래성벽을 그대로 재현하여 놓았다.

 


   더 내려가면 있는 승강장에는 스크린 도어가 설치되어서 다른 역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벽에는 동래부사접왜사도[東萊府使接倭使圖], 동래부순절도[東萊府殉節圖], 임진전란도[壬辰戰亂圖]가 그려져 있다.

 

 

   수안역은 입구에서부터 승강장까지 동래부의 중심이었고 임진왜란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장소로 역사 의식을 고취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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