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9. 1월 31일 - 오비번[飫肥藩]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오비성[飫肥城]
오비[飫肥]는 행정구역 상으로는 미야자키현[宮崎県] 니치난시[日南市, http://www.city.nichinan.lg.jp ]에 속한다. 쿠로시오난류[黒潮暖流]의 영향으로 따뜻하고 강수량이 풍부하지만 여름과 가을에 가끔씩 태풍이 오는 니치난은 천연 항구가 있는 아부라츠[油津]가 있어서 오비에 있는 성을 중심으로 하여 오비번[飫肥藩]을 형성하였다. 오비번은 1198년 이토시[伊東氏]가 지배를 시작하여 1484년에 시마즈시[島津氏]에 패배하여 물러나기도 하였지만 1587년에 이토시에서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큐슈 정벌을 도운 대가로 오비성을 받아서 메이지유신 이후인 1869년까지 지배하였다.
[사진 185 : 오비[飫肥] 마을 입구에 있는 작은 신사.]
마을 입구에는 작은 신사가 하나 있다. 성 이외에도 마을에는 박물관과 오래된 집이 보존되어 있는데 오전 9시 30분부터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문이 닫혀 있다. 가장 먼 성으로 향하였다. 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골목으로 가야 한다.
[사진 186 :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오비 마을의 골목길.]
[사진 187, 188 : 골목길 가장자리의 수로에서는 커다란 잉어가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걸어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하여 골목에도 물이 빠지는 하수구를 뚜껑으로 막아 놓았지만 여기는 그대로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하수구는 아니고 일부는 망으로 막아 놓아서 잉어가 유영[鯉遊泳, 코이유에이]을 하는 장소도 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바닥에는 동전이 떨어져 있다. 잉어가 동전을 먹고 살지는 않겠지만 관리자가 동전을 주워서 구입한 먹이를 먹고 살고 있지 않을까?
[사진 189 : 오비번이 없어진 후에 번주가 살았던 집인 요쇼칸[豫章館] 정문.]
[그림 190 : 오비성[飫肥城] 공통입장권. JR승차권이 있어서 100엔 할인받았다.]
[그림 191 : 오비성의 안내 팸플릿.]
[그림 192 : 요쇼칸정원[豫章館庭園]의 기념 스탬프.]
성의 입구에 해당하는 오테몬[大手門] 앞에 있는 요쇼칸[豫章館]에 들어갔다. 입장권을 구입해야 들어갈 수 있는데 JR패스를 제시하니 100엔을 할인하여 준다. 오비에서는 요쇼칸을 포함하여 여섯 장소를 관람할 수 있는 공통입장권을 파는데 돌아가는 JR승차권이 있으면 600엔에서 500엔으로 할인된다. 이런 정보는 제8편에서 표지를 보여준 미나미미야자키역[南宮崎駅]에서 가져온 니치난선[日南線] 팸플릿에 나와 있다.
[사진 193 : 요쇼칸의 정원에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카레산스이[枯山水] 형식의 정원이 있다.]
[사진 194 : 요쇼칸 뒤로는 아타고산[愛宕山]이 배경으로 있다.]
요쇼칸은 번주인 이토시가 살던 집으로 1869년에 지어졌다. 넓은 정원에는 정원석, 석등롱, 나무 등이 잘 배치되어 있으며 집 뒤로는 아타고산[愛宕山]을 배경을 활용한 카레산스이[枯山水] 형식이다. 카레산스이 형식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 돌과 모래 등으로 산과 물을 표현하는 정원 양식이다. 그러나 비가 많이 와서 자연스럽게 모래 위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 돌 위를 가지 않으면 정원을 거닐 수 없을 정도였다. 미야자키현 지역이 겨울에는 따뜻하다고는 하지만 날씨가 흐려서인지 나무는 생각보다는 푸르지 않았다.
[사진 195 : 요쇼칸은 타타미만 깔려 있고 문으로 방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집은 크고 타타미[畳]로 모두 바닥이 되어 있고 문 위에 글이 빼곡히 적힌 액자에 들어가 있을 뿐 특별히 전시된 게 없다. 비가 오는 날씨여서 기온이 낮아서 타타미가 차갑기만 하다.
[사진 196 : 국제교류센터(国際交流センター) 코무라기념관[小村記念館] 입구에는 작은 정원이 있다.]
[사진 197 : 오비에서는 가장 현대적인 건물인 코무라기념관.]
[사진 198 : 코무라기념관 건물 입구에 있는 명판과 코무라 쥬타로[小村寿太郞]의 흉상.]
[그림 199 : 코무라기념관의 기념 스탬프.]
길 건너에 있는 국제교류센터(国際交流センター) 코무라기념관[小村記念館, 코무라키넨칸]에 들어갔다. 사실 이곳은 처음부터 관람할 계획은 없었지만 공통입장권이 적용되어서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하여 갔다. 오비의 관람 시설 중에서는 가장 현대적인 건물이라서 화장실도 잘 되어 있으리라고 판단하였다. 이유야 어떻든 들어왔으니 코무라 쥬타로[小村寿太郞]가 어떤 사람인지 기념관을 보았다. 코무라 쥬타로는 오비 출신으로 일본 근대외교의 기초를 다진 메이지시대이 외교관으로서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의 대표적인 업적은 러일전쟁의 결과로 맺은 포츠머스 조약(Treaty of Portsmouth)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일본으로서는 청에 이어서 러시아까지 전쟁에서 이겨서 아시아의 맹주가 되었지만 당시 조선은 이제 꼼짝할 수 없이 일본의 속국이 되었고 1910년에는 식민지가 되어 버렸다. 기념관 안에는 포츠머스 조약이 맺어진 장소에 있던 미국의 포츠머스시에서 기증한 책상이 놓여 있다.
올해가 조선이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지 100년이 되었고 일본 입장에서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승장구를 하면서 세계로 뻗어나간 시절이라서 이때를 되돌아보는 전시회나 방송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일본 입장에서는 현재는 엔화만 강세일 뿐 경제 상황은 좋지 못하기 때문에 더더욱 이전의 영광을 더 생각나게 할지도 모르겠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역사이기는 하지만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단순히 나라를 빼앗겼다고만 해서는 곤란하고 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진 200 : 오비성의 해자는 다 말라서 낙엽만이 쌓여 있다.]
[사진 201 : 오비성으로 들어가는 정문인 오테몬[大手門].]
[사진 202 : 오비성은 현재 성이 있었던 흔적만이 남아 있다.]
[사진 203 : 오비성 내에는 삼나무가 높이 자라 있다.]
1978년에 오비삼나무[飫肥杉]로 복원된 오테몬을 지나서 성 안으로 들어갔다. 오비성은 메이지유신 이후에 오비번이 없어지면서 성 자체는 없어졌고 성터만 남아 있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에 삼나무만 무성하게 자랐다.
[사진 204 : 오비성 내에 있는 역사자료관(歷史資料館) 건물.]
[그림 205 : 오비성지[飫肥城址]의 기념 스탬프.]
[그림 206 : 역사자료관의 기념 스탬프.]
[사진 207 : 침실은 바닥이 타타미로 되어 있고 벽에는 갑옷과 총 등을 전시하여 놓았다.]
[사진 208, 209 : 복원되어 있는 에도 시대의 화장실. 나무로 되어 있을 뿐 지금의 화장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진 210 : 나무로 만든 작은 방이 욕실이다.]
[사진 211 : 마츠오노마루의 기념품 판매점 옆에는 우리나라 배우들이 방문하고 남긴 사인을 걸어 놓았다.]
안에는 번주와 가신들이 사용하였던 갑주, 도검, 의류 등을 전시하고 있는 역사자료관(歷史資料館, 레키시시료칸)과 에도시대 초기의 쇼인즈쿠리[書院造] 양식으로 지은 저택인 마츠오노마루[松尾の丸]가 있다. 마츠오노마루는 1979년에 복원되었는데 응접실, 다실, 침실, 목욕탕, 화장실까지 있으며 모두 노송나무로 만들어졌다.
[사진 212 : 구야마모토이헤의 저택(旧山本猪平家)의 대문.]
[사진 213 : 구야마모토이헤의 저택은 작은 정원이 있다.]
[사진 214 : 나무로 된 가구 위에는 오비의 전통춤을 그린 나무판과 종이접기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 215 : 방 한쪽에는 갑옷과 인형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216 : 메이지시대에 요리를 할 때 사용한 화로.]
성에서 나와서 오비쇼카마치[飫肥城下町]로 향하였다. 구야마모토이헤의 저택(旧山本猪平家, 큐야마모토이헤이케)에 들어갔다. 거상이었던 야마모토이헤이가 살았던 집으로 1907년에 지어졌고 1929년에 증축된 이외에는 초기 건축물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번주가 사는 집에 비해서는 작지만 정원이 있고 안에는 역시 타타미가 깔려 있고 나무로 만든 가구가 있다. 종이접이와 각종 인형으로 소박하게 장식하여 놓았다.
[사진 217 : 오비에서는 가장 오래된 건물로 도조즈쿠리[土蔵造] 양식으로 지어진 상가자료관(商家資料館).]
[그림 218 : 상가자료관의 기념 스탬프.]
[사진 219 : 상자자료관에 있는 이전의 가구와 오비성의 모형.]
[사진 220 : 상가자료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이전에 입던 옷.]
마지막으로 상가자료관(商家資料館, 쇼카시료칸)에 들어갔다. 1870년에 야마모토 고헤이[山本五兵衛]가 지은 건물로 겉에는 하얀 흙을 바른 두꺼운 흙벽이 있는 도조즈쿠리[土蔵造] 양식이다. 수령이 200년이 넘는 오비삼나무를 사용하였으며 오비에서 현재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안에는 녹이 슬어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자전거를 비롯한 각종 도구가 있고 마루로 올라가면 오비성 모형과 각종 가구 그리고 직물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221 : 오비는 아츠야키타마고[厚焼き卵]라는 계란 요리로 유명한데 마을 곳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오비를 둘러보면서 이곳은 따뜻한 날씨 덕분에 삼나무가 무성하고 나무로 만든 건물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음식으로는 아츠야키타마고[厚焼き卵]라는 우리말로 하면 계란말이가 유명하다. 오비의 아츠야키타마고는 마치 치즈케이크처럼 노란 계란이 빵처럼 네모 모양으로 되어 있다. 과거에는 번주에게 진상하던 음식이었다.
[사진 222 : 미야자키교통[宮崎交通]의 버스터미널은 오비 마을 중앙에 있다.]
역에서 마을까지 걸어서 10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미야자키교통[宮崎交通, http://www.miyakoh.co.jp ]의 버스터미널은 마을 중앙에 있다. 다음 열차를 타기 위하여 오비역[飫肥駅]으로 돌아갔다.
다음으로는 '1월 31일 - 육지와 연결된 아열대림이 무성한 섬인 코쿠조시마[虚空蔵島]'가 연재됩니다.
'철도 여행기 > 2010년 일본 설3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 - 니치난선[日南線]의 관광특급열차 우미사치야마사치[海幸山幸] (0) | 2010.03.13 |
---|---|
10 - 육지와 연결된 아열대림이 무성한 섬인 코쿠조시마[虚空蔵島] (0) | 2010.03.13 |
8 - 드림니치린(ドリームにちりん)과 니치난선[日南線] 보통열차를 타고 오비[飫肥]로 (0) | 2010.03.10 |
7 - 헤이세이치쿠호철도[平成筑豊鉄道]의 1량 디젤동차를 타고 유쿠하시[行橋]로 (0) | 2010.03.10 |
6 - 증기기관차가 보존되어 있는 노가타시석탄기념관[直方市石炭記念館] (0) | 2010.03.09 |
- Total
- Today
- Yesterday
- 대만
- 복선전철화
- 무궁화호
- KTX
- 철도
- 경상남도
- 부산
- JR니시니혼
- 노르웨이
- 북유럽
- 폐역
- Sweden
- 타이완
- 영국
- 유럽
- 전라남도
- 기차 여행
- 일본
- 경전선
- 코레일
- 철도공사
- 동해남부선
- 시외버스
- 스웨덴
- 강원도
- 간이역
- 무인역
- 경상북도
- 고속철도
- 한국철도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