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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9~10일 - 배를 타고 시모노세키[下関]에 가서 산요본선[山陽本線] 승차
여행 준비는 10월 7일 정도에 모두 끝났고 어느덧 출발하는 10월 9일이 되었다. 페리는 저녁에 출발하므로 오후부터 천천히 필요한 옷과 물건을 챙겨서 가방에 넣었다. 가까운 일본이고 기간이 짧지만 장기 여행을 할 때의 준비물(관련 글 보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여행 기간이 짧으므로 노트북과 가이드북은 필요하지 않으며 일본은 110V를 사용하므로 돼지코를 챙겨야 한다. 일부 지역은 지도와 가이드북을 준비하기는 하지만 모두 A4에 인쇄하여 간다. 일단 현지에서 보고 버리게 된다.
일본은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많은데 이전에는 전용 노트를 준비하였지만 이번에는 A4 정도의 크기로 된 스케치북을 하나 구입하였다. 처음에는 스케치북이라서 잉크가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잉크가 전혀 번지지 않고 돌아와서는 스프링을 분리하여 스캔하기도 좋았다. 가격은 아무래도 노트보다는 조금 비싸다.
집에서 나와서 근처의 식당에서 내일 아침으로 먹을 김밥을 구입하였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였다. 김밥을 만들 밥을 뜸을 들이고 있어서 5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야간에 출항하는 배는 승객이 다 탔다고 떠나는 게 아니니깐 기다려서 구입을 하였다.
No. 1 시내버스(일반)편 : 수영구청 17:57→중앙동 18:29, 이동 경로 보기
버스번호 : 41, 거리 : 10.1km, 요금 : ₩950(후불교통카드), 운영회사 : 용화여객
예상은 하였지만 저녁 시간이 되면서 약간 정체가 있다. 승선권을 구입한 여행사에서 전화가 와서 어디에 있는지 확인을 하고 더 늦으면 배를 탈 수 없다는 위협까지 한다. 그러나 나는 문제가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나중에는 선사에서 전화가 와서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천천히 오라고 한다.
중앙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걸어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들어갔다. 터미널 1층에 부관훼리(釜関フェリー, http://www.pukwan.co.kr )의 체크인 카운터로 바로 갔다. 여행사 직원과 만나서 승선권과 각종 여행 자료를 받았다. 확인하고 바로 수속을 하러 올라갔다. 여행사 직원과 헤어질 때에도 배를 타지 못하면 책임질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작정하지 않는 한 페리를 못 타는 일은 사실 발생하기 힘든 시간이다. 여행사 직원이 나를 기다린다고 퇴근이 늦어져서 괜히 그러는 것 같다.
[그림 1 : 부산에서 시모노세키[下関]까지 이용한 페리의 탑승권.]
[그림 2 : 성희호 안내 팸플릿.]
터미널 2층으로 올라가서 바로 출국 수속을 하고 부관훼리 성희(星希)호에 탔다.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출국 수속은 순식간에 끝났다. 성희호는 2010년 일본 설3 여행 때에 귀국할 때에 타서 익숙하다(관련 글 보기). 그때에는 출국할 때에는 하마유(はまゆう)호를 타고 귀국할 때에는 성희호를 탔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되었다. 그래서인지 운행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놀랍게도 저번과 같은 방에 배정되었다. 방에 가방을 놓고 갑판으로 나갔다. 그런데 아래를 보니 급유를 하고 있다. 아직 출항을 할 준비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여러 번 보았지만 갑판에서 보는 부산항의 야경은 멋지다. 이전에 탄 하마유호와는 달리 바로 출항하지 않아서 주변의 다른 야경까지 볼 수 있었다. 그 사이에 터미널에서는 야간에 출항하는 카멜리아라인(カメリアライン, Camellia Line, http://www.koreaferry.co.kr )의 뉴카멜리아(ニューかめりあ, New Camellia)호와 그랜드훼리의 세코마루(Secomaru)호의 출국 수속이 진행되면서 승객들이 페리에 승선하고 있었다. 부산항에는 야간에 페리 3대가 출항하는 셈인데 부관훼리가 가장 먼저 출발한다.
[사진 3 : 영도 방향은 밤이라서 봉래산은 잘 보이지 않고 아래의 주택가는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 4 : 뉴카멜리아(ニューかめりあ, New Camellia)호와 세코마루(Secomaru)호가 객실마다 불을 밝히고 출항하기는 기다리고 있다.]
[사진 5 :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부산타워이 야경이 멋지다. 연안여객부두에는 동양고속훼리의 코지호가 정박하고 있다.]
[사진 6 : 용호만을 연결하는 범선인 누리마루호가 들어왔다.]
No. 2 페리편 : 부산항 20:45→시모노세키항[下関港] 7:40
항차명 : S-192, 거리 : 228km, 선명 : 성희(星希)호
신문과 잡지를 보다가 방으로 돌아가서 잤다. 항구에서 나오니 파도가 있어서 배가 조금씩 흔들린다. 일어나니 새벽 6시가 되어간다. 페리는 이미 시모노세키 외항에 정박하고 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일출을 보았다. 페리는 천천히 움직여서 칸몬해협[関門海峽]을 통과한다.
[사진 7 : 해가 뜨면서 하늘이 빨갛다.]
[사진 8 : 섬들이 떠 있는 아침 바다를 가고 있다.]
[사진 9 : 아침 일찍부터 코쿠라[小倉]에 있는 공단에서는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앞바다에는 세코마루호가 가고 있다.]
[사진 10 : 시모노세키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인 무츠레지마[六連島].]
20분 일찍 시모노세키항 국제터미널[下関港国際ターミナル, http://www.shimonoseki-port.com ]에 도착하였지만 입국 심사는 오전 8시 정각부터 시작하므로 오전 8시 정각에 페리에서 나갈 수 있다. 전에는 이곳에서 처음 입국 심사를 받아서 긴장하였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입국 심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스티커를 붙여주지만 세관에서는 간단하게 질문만 하고 바로 통과시켜 준다. 세관에서는 일본인들은 짐을 꼼꼼하게 검사하고 세금까지 낸다. 그래도 일본인들 입장에서는 엔화의 초강세로 우리나라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사진 11 : 성희호에서 본 시모노세키항 국제터미널[下関港国際ターミナル].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와 마찬가지로 터미널 건물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접안한다.]
[그림 12 : 우리나라와 일본의 출입국 스탬프. 아래의 스탬프는 어느 나라일까요?]
[사진 13 : 시모노세키항 국제터미널 건물. 육교로 시모노세키역[下関駅]과 연결되어 있어서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바로 시모노세키역[下関駅]으로 향하였다. 시모노세키역의 매표소로 가서 철도의 날 기념 JR서일본 1일 자유승차권(鉄道の日記念 JR西日本一日乗り放題きっぷ)을 구입하였다. JR서일본 내의 보통과 쾌속 열차를 하루 동안 무제한 탈 수 있는 승차권으로 가격은 3,000엔이다. 승차권과 함께 안내와 설문 조사가 같이 나온다. 물론 승차권 이외에 나머지는 없어도 열차를 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참고로 이 승차권을 구입할 때에 사용할 날짜를 지정해야 하며 자동개집표기를 통과할 수 없어서 직원이 있는 개찰구를 이용해야 한다.
[사진 14 : 삼각지붕은 없어지고 삼각형으로만 만들어 놓은 시모노세키역. 고가에 승강장이 있어서 운행하는 열차를 볼 수 있다.]
[그림 15 : 철도의 날 기념 JR서일본 1일 자유승차권(鉄道の日記念 JR西日本一日乗り放題きっぷ)과 철도의 날 기념 JR전선자유승차권(鉄道の日記念 JR全線乗り放題きっぷ) 안내 팸플릿.]
[그림 16 : 철도의 날 기념 JR서일본 1일 자유승차권은 모두 3장인데 본 승차권, 안내, 그리고 설문 조사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사용할 때에는 본 승차권만 있으면 된다.]
바로 승강장으로 향하였다. 이미 117系 전동차가 대기하고 있다. 처음 타 보기에 기대되었다.
[사진 17 : 시모노세키역의 개찰구에는 자동개집표기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열차 출발 안내는 플랩식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급행이나 특급 열차가 없어서 가장 왼쪽에 있는 안내판은 사용하지 않는다.]
[사진 18 : 시모노세키역 승강장의 열차 출발 안내. 승강장에서도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플랩식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진 19 : 시모노세키역의 승강장과 이정표.]
[사진 20 : 과거에는 신쾌속(新快速)으로 질주하였지만 지금은 보통 열차로 주로 운용되는 117系 전동차.]
No. 3 철도편(JR서일본) : 시모노세키[下関] 8:42→신야마구치[新山口] 9:59, 이동 경로 보기
열차번호 및 종별 : 3534M 普通, 거리 : 68.9km, 편성 : 117系 4兩(2번째 차량 モハ117-105)
117系 전동차는 과거에 나고야 근교나 칸사이에서 신쾌속(新快速)으로 사용하여서 좌석이 편하다. 좌석은 방향이 바꿀 수 있는 통일호 수준으로 되어 있다.
[사진 21 : 117系 전동차의 좌석은 방향 전환이 가능하여 우리나라의 통일호와 비슷하다.]
열차는 시모노세키역을 출발하여 시모노세키 도심을 달렸다. 산요신칸선[山陽新幹線]과 환승할 수 있는 신시모노세키역[新下関駅]에 도착하였다. 신시모노세키의 신칸선 승강장은 고가에 있지만 선로는 지상에 있는 재래선 선로 옆까지 내려온다. 100系 신칸선 전동차가 한 편성이 유치되어 있었다. 폐차 대기를 하는 줄 알았더니 승무원 교육에 사용되는 훈련차(訓練車, 쿤렌샤)이다.
[사진 22 : 신시모노세키역[新下関駅]에 유치되어 있는 승무원 교육에 사용되는 훈련차(訓練車)인 100系 신칸선 전동차.]
[사진 23 : 신시모노세키역의 재래선 승강장. 고가에 있는 산요신칸선[山陽新幹線] 선로와 연결선이 보인다.]
산요본선 철길은 시내에서 나와서 논 사이로 이어지고 터널을 지난다. 드문드문 마을이 있지만 정차하는 역에서는 내리는 승객이 제법 있다. 승강장이 과거보다 줄어들었지만 역 구내의 선로는 길고 가끔씩 몇 량인지 셀 수 없이 긴 화물 열차가 지나가서 중요한 간선임이 실감이 난다.
[사진 24 : 신시모노세키역을 출발하면 시내에서 벗어나고 집보다는 숲과 논이 많은 풍경을 보여준다.]
[사진 25 : 오즈키역[小月駅]의 승강장.]
[사진 26, 27 : 낮은 언덕 아래에 집들이 있다.]
[사진 28 : 도로가 철길 아래로 지나가고 이곳에는 아파트가 있다.]
열차는 아사역[厚狭駅]에 도착하였다. 이 역에서는 9분간 정차한다. 이 구간의 산요본선은 보통 열차만 다니고 복선이므로 열차의 교행이나 선행이 있는 건 아니다. 이유는 신칸선 코다마(こだま)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환승 때문이다. 일본 설3 여행기 제16편에 나와 있듯이 아사역을 둘러본 적이 있으므로 이번에는 승강장에만 잠시 나갔다.
[사진 29 : 아사역[厚狭駅] 산요본선 승강장에서 본 재래선 역 건물.]
[사진 30 : 아사역 산요본선 승강장의 이정표.]
[사진 31 : 고가로 된 산요자동차도[山陽自動車道]가 있다.]
[사진 32 : 논 뒤로 있는 하얀색으로 된 건물은 공장이다.]
[사진 33 : 코토역[厚東駅] 바로 옆에는 고가로 되어 있는 신칸선이 달리는 철길이 있다.]
[사진 34 : 멀리 산요신칸선의 고가 선로가 보인다.]
[사진 35 : 카가와역[嘉川駅]의 승강장.]
[사진 36 : 선로가 분기하여 신야마구치역[新山口駅]에 진입하고 있다. 풀밭 뒤로는 JR서일본의 사원 아파트가 있다.]
아사역을 출발하면 고가로 달리는 신칸선은 왼쪽으로 멀어진다. 현재는 복선이지만 과거에는 화물 열차 전용 선로가 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군데군데 마을이나 공장이 있지만 논밭이 많다. 신칸선 고가 아래에 있는 코토역[厚東駅]에 정차한 다음에는 다시 신칸선 고가는 멀어진다. 산 밑에 멀리서 나란히 이어지다가 다시 가까워져서 산요본선이 신칸선 고가 아래로 지나가면 종착역인 신야마구치역[新山口駅]에 도착한다.
다음으로는 '10일 - 중련으로 연결된 증기기관차의 위용을 보여주는 SL야마구치나니와(やまぐちなにわ)'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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