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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0일 - 작은 교토[京都] 야마구치[山口]의 류후쿠지[龍福寺]와 여러 신사
2시간 45분 정도로 짧지만 야마구치 시내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야마구치시[山口市] 관광 홈페이지(http://yamaguchi-city.jp )에 야마구치역[山口駅]에서 출발하여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3시간 코스가 나와 있고 PDF파일로도 제공되고 있다(관련 파일 보기). 나는 걸음이 좀 빠른 편이니 그대로 따라 가 보기로 하였다. 야마구치 시내는 사실 크지 않지만 역이 외곽인 남쪽에 있어서 좀 많이 걸어야 한다.
8분 정도 걸어가니 야마구치시 중심상점가[山口市中心商店街, http://www.yamaguchi-machinaka.com ]가 나온다. 지붕에는 마법의 지붕(魔法の屋根, 마호노야네)이라고 하는 둥근 구조물이 있다. 여기가 야마구치시 중심상점가의 가운데로 양쪽으로 약 700m 정도 다양한 가게가 밀집되어 있다. 일본의 상점가답게 지붕이 설치되어 있고 음악이 흘러나와서 마치 건물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든다. 일요일 오전이지만 오가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사진 63 : 야마구치시 중심상점가[山口市中心商店街] 가운데에는 마법의 지붕(魔法の屋根, 마호노야네)이라고 하는 구형으로 생긴 구조물이 있다.]
[사진 64 : 야마구치시 중심상점가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고 음악이 나와서 마치 건물 안과 같은 느낌을 준다.]
상점가가 끝나고 야마구치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천인 이치노사카가와[一の坂川]를 따라서 걸었다. 도심을 지나는 하천이어서 주변은 돌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풀과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어서 보기에 좋다. 봄에는 벚꽃이 피어서 산책로로 인기가 높다.
[사진 65 : 이치노사카가와[一の坂川]를 걸어가다 보면 있는 야마구치현립야마구치도서관[山口県立山口図書館, http://library.pref.yamaguchi.lg.jp ].]
[사진 66 : 야마구치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치노사카가와에는 풀과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이치노사카가와에서 멀어져서 골목으로 들어가니 류후쿠지[龍福寺]가 나온다. 1206년에 오우치만세이[大内満盛]가 창건한 린자이슈[臨済宗]에 속하는 즈이운지[瑞雲寺]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454년에는 소토슈[曹洞宗]로 종파를 바꾸고 현재와 같은 류후쿠지로 개명하였다. 일왕의 기원 사찰이 되어서 부흥하였지만 1551년에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다. 1557년 모리 타카모토[毛利隆元]가 오우치씨[大内氏]의 저택에 보다이지[菩提寺]로 류후쿠지를 건립하였다. 1881년에 다시 화재로 소실되자 1883년에 오우치씨의 사찰이었던 고류지[興隆寺]를 류후쿠지의 본당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다른 사찰과는 달리 류후쿠지는 입구로 들어가면 양쪽으로 나무와 바위가 있는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이 끝나면 문이 하나 더 있는데 문을 지나면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다. 정원에는 종이 있고 작은 탑과 폭포까지 만들어 놓았다.
[사진 67 : 류후쿠지[龍福寺]의 참배로. 양쪽으로는 나무가 심어져 있고 바위가 놓여 있다.]
[사진 68 : 류후쿠지 정문.]
[사진 69 : 보수공사로 완전히 덮어서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혼도[本堂] 앞에는 정원이 있다.]
[사진 70 : 정원에는 작은 종이 있다.]
[사진 71 : 정원에는 다양한 탑이 나무 사이에 있다.]
[사진 72 : 정원에는 폭포를 만들어 놓았고 아래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놀고 있다.]
류후쿠지의 혼도[本堂]는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의 대표적인 사원건축물이어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보수공사를 하면서 완전히 임시 건물로 덮어놓아서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볼 수 없는 상태였다. 혼도 옆에는 류후쿠지자료관[龍福寺資料館]이라는 작은 박물관이 있다.
[사진 73 : 류후쿠지의 문화재를 전시하여 놓은 류후쿠지자료관[龍福寺資料館].]
류후쿠지 주변으로는 묘지이다. 주택가와는 흙으로 벽을 쌓아서 구분이 되는데 중간에는 니시몬[西門]이 있다. 과거에 류후쿠지에 있던 문을 복원하여 놓았다. 묘지가 있는 땅 일부는 비어 있는 걸로 보아서 화재로 소실되기 전까지는 모두 류후쿠지 건물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사진 74 : 류후쿠지 둘레에 있던 담장 중에서 일부만 복원되었고 여기에는 니시몬[西門]이 있다.]
[사진 75 : 류후쿠지 경내에는 수없이 많은 무덤이 있다.]
[사진 76 : 류후쿠지 주변의 주택가와는 풀로 덮인 튀어나온 땅으로 구분되고 있다.]
골목길을 지나면 커다란 빨간 토리이[鳥居]가 나온다. 옆에는 어린이놀이터가 있어서 무언가 신사로는 맞지 않는 느낌이 든다. 일본신화에 나오는 스사노오노미코토[素戔嗚尊]를 제사지내는 야사카신사[八坂神社]이다. 야사카신사는 일본 곳곳에 있으면 총본산은 교토[京都]에 있다. 야마구치에는 1369년에 건립되었는데 그 이후에 여러 번 이설되었다.
[사진 77 : 야사카신사[八坂神社]의 붉고 커다란 토리이[鳥居].]
이 신사는 참배하는 사람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손과 입을 씻는 테미즈야[手水舎]에는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었다. 그래도 커다란 삼나무가 있어서 신사의 느낌을 준다. 삼나무에 비하여 초라하게 느껴지는 혼덴[本殿]은 무로마치 건축의 특색이 잘 나타나 있어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사진 78 : 야사카신사의 테미즈야[手水舎]는 물이 고여 있다.]
[사진 79 : 기울어진 커다란 삼나무 뒤로 야사카신사의 혼덴이 있다.]
[사진 80 : 무로마치 건축의 특색이 잘 나타나 있어서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야사카신사의 혼덴.]
[사진 81 : 혼덴 옆에 있는 건물은 안전에 문제가 있는지 공사를 위하여 나무로 지지하여 놓았다.]
길을 건너서 조금 걸어가면 토요사카신사[豊栄神社]와 노다신사[野田神社] 입구가 나온다. 2개의 신사는 서로 다른 신을 모시고 혼덴[本殿], 하이덴[拝殿], 헤이덴[幣殿], 카이로[回廊]는 따로 있지만 사무실을 비롯한 여러 시설은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관계이다. 입구의 토리이에는 차가 많이 주차하고 있어서 무언가 분위기가 다르다.
[사진 82 : 토요사카신사[豊栄神社]와 노다신사[野田神社] 입구에 있는 커다란 토리이와 석등.]
먼저 노다신사로 들어갔다. 노다신사는 메이지유신에 공헌한 모리 타카치카[毛利敬親]와 그의 양자인 모리 모토노리[毛利元徳]를 제사 지낸다. 안으로 들어가면 네모 모양으로 건물이 둘러싸고 있으며 안에도 동쪽에 3개, 서쪽에 3개의 건물이 있다. 서쪽에 있는 게 노다신사이고 동쪽에 있는 게 토요사카신사이다.
[사진 83 : 노다신사의 입구에는 돌계단과 함께 작은 토리이가 있다.]
[사진 84 : 노다신사 건물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문.]
[사진 85 : 노다신사에는 나무로 지은 낡은 건물이 있다.]
토요사카신사는 무로마치시대에서 전국시대의 다이묘[大名]이었던 모리 모토나리[毛利元就]를 제사지내는 신사이다. 모리모토나리가 훈시하였던 일치협력이라는 뜻을 지닌 ‘백만일심(百万一心, 하쿠만잇신)’이라는 액자가 전시되어 있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비석이 있다. 백만일심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치면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사진 86 : 토요사카신사에는 ‘백만일심(百万一心)'를 글꼴 그대로 비석에 새겨 놓았다.]
두 신사 앞에는 연못이었던 자리가 있지만 물은 없다. 나무로 된 건물에는 키모노를 입은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신사에서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사진 87 : 토요사카신사 역시 커다란 삼나무 아래에 있으며 연못을 건너는 돌로 된 다리가 있다.]
[사진 88 : 연못은 물은 없고 이끼만 가득하고 그 뒤로는 무언가 행사를 하는지 키모노를 입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신사 근처에는 또 다른 신사인 이마하치만구[今八幡宮, http://ima8man.com ]가 있다. 14대 일왕인 츄아이텐노[仲哀天皇]와 15대 일왕인 오진텐노[応神天皇]를 비롯하여 이들의 가족을 모시는 신사이다. 현재 신사 건물은 무로마치시대 후기에 만들어졌고 당시의 특유의 평면 구조를 잘 보여주어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나무로 지은 건물이 계속하여 연결되어 있으며 혼덴은 2층으로 되어 있고 가운데에는 지붕이 별도로 있다.
[사진 89 : 이마하치만구[今八幡宮]는 나무로 된 건물이 평면으로 계속하여 연결되어 있다.]
[사진 90 : 이마하치만구의 혼덴은 가운데에는 2층이고 지붕이 층마다 있는 구조이다.]
[사진 91 : 이마하치만구의 테미즈야에는 거북이가 있어서 물을 뿜고 있다.]
이미하치만구는 노다신사나 토요사카신사와 연결되는 길이 있기는 하지만 정문이 따로 있다. 일왕을 모시는 신사답게 주변보다 높아서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사진 92 : 이마하치만구의 정문에는 토리이가 있고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사진 93 : 운코쿠안아토[雲谷庵跡]로 가려면 좁은 골목길을 지나간다.]
[사진 94 : 운코쿠안아토[雲谷庵跡]에는 낡은 초가집이지만 잘 보존되어 있고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사진 95 : 나무로 바닥이 되어 있고 가운데에는 흙이 있다. 흙에서는 불을 피워서 난방을 하고 음식을 조리하는데 사용하였다.]
[사진 96 : 방에는 타타미[畳]가 깔려 있고 햇빛이 들어온다.]
다음으로 간 곳은 운코쿠안아토[雲谷庵跡]이다. 일본의 유명한 수묵화가인 셋슈[雪舟]가 명나라에서 유학을 한 후에 귀국하여 1473년부터 1506년에 죽을 때까지 예술 활동을 한 장소이다. 관리인은 아침과 저녁에만 다녀가는지 아무도 없지만 내부는 들어가서 볼 수 있다. 나무 바닥으로 되어 있고 가운데에는 흙이 있는 공간이 있는 방과 타타미[畳]가 깔린 방이 있다. 셋슈의 인지도를 감안하면 집의 위치나 구조에서 매우 소박함이 느껴진다.
다음으로는 '10일 - 야마구치를 대표하는 루리코지[瑠璃光寺]와 자료관이 같이 있는 야마구치현청[山口県庁]'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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