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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을 듯한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낮에는 햇빛이 뜨거운 여름이 되었다. 산에 쌓여 있던 눈도 녹고 겨울에는 앙상하였던 나무에는 잎이 새로 돋아나고 땅에는 풀이 자랐다. 겨울에는 비어있던 논과 밭은 농작물이 키우면서 이곳이 비어있는 땅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계절은 바뀌었지만 답연밭 입구인 406번 지방도는 여전히 지나가는 차량은 드물어서 한산하다. 도로에는 교차로이기 때문에 좌회전이 가능하다는 표시가 되어 있고 중앙선에 막대가 있다. 다른 표시가 없지만 이곳이 답연밭 버스정류장이다. 홍천터미널 방면으로 가려면 삼거리 표시가 되어 있는 경고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406번 지방도 상의 버스정류장은 당무를 제외하고는 아무 표시가 없고 실제로는 손만 들면 버스가 정차하지만 이곳 교차로는 곡선으로 되어 있어서 버스 기사가 승객이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관계로 곡선이 시작되기 전인 이곳에서 기다리는 게 좋다. 버스는 하루에 3왕복만 운행한다(관련 글 보기).

 


   답연밭으로 들어가는 길은 더욱 차량의 통행이 뜸하다. 주변에 있는 산들은 완전히 녹색이 되었다. 답연밭1교를 건너면 군업천을 따라서 곡선 도로가 이어진다.

 


   도로 왼쪽으로는 군업천이고 오른쪽으로는 언덕 사이로 논이 있다. 논은 물로 채워져 있고 다른 지역보다 늦기는 하지만 모내기가 자라서 벼가 조금씩 자라고 있다.

 


   군업천은 산 사이로 흐르는 작은 하천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자원이다. 산 사이에 있는 이런 곳에서 사람이 농사를 짓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군업천의 물 때문이다. 산촌이라서 하천이 자연 그대로 있는 건 결코 아니다. 곳곳에 보가 있어서 물을 저장하고 일부는 사용할 수 있도록 수로를 만들었다.

 


   도로는 계속 이어지지만 앞에는 산이 가로막혀 있어서 끝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여기가 끝이 아니다. 산을 피해서 왼쪽으로 이어지면서 답연밭2교가 있다.

 


   이전부터 답연밭2교라는 다리가 있었던 건 아니다. 답연밭길 끝에 서울대학교 시스템면역의학연구소(Wide River Institute of Immmunology, http://wrii.snu.ac.kr )가 들어서면서 원래 좁은 시골길이었던 도로도 왕복 2차선으로 확장되고 다리가 설치되었다. 과거에는 군업천에 돌을 놓아서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고 차량은 군업천을 그대로 지나가는 형태로 되어 있었다. 지금은 흔적만이 남아 있지만 과거에는 비가 많이 와서 군업천의 수량이 늘어나면 건너갈 수 없었을 듯 하다.

 


   답연밭2교를 건너면 바로 서울대학교 시스템면역의학연구소의 정문이다. 원래 있던 지형을 그대로 활용하여서 외부에서는 연구소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군업천을 따라서 가면 연구소의 전경을 볼 수 있다. 군업천과 연구소 사이에는 아직 활용되지 않는 땅들이 있어서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군업천 역시 수량이 많지 않은 지점이고 돌이 많아서 쉽게 건너갈 수 있는 지점이다.

 


   군업천을 따라서 얼마가지 않아서 긴 보가 있다. 앞에 있는 보에 비해서 높이 차이는 많이 나지 않지만 훨씬 길어서 더 많은 양의 물을 가두어둘 수 있다. 보에 있는 수량은 제법 많아서 깊은 지점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이전에 산불이 났을 때에는 여기에 있는 물을 헬리콥터가 떠서 진압에 사용하기도 하였다(관련 글 보기). 농사를 짓는 농번기라서 보에서 물이 나가는 장소를 비닐로 막아놓았지만 완전히 막혀있지 않아서 조금씩 물을 빠져나가서 아래로 흘러간다. 사실 완전히 막았다고 해도 보로 물이 넘어가기 때문에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보에서 보는 연구소는 마치 호수 너머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위에서 돌들이 많은 지점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보의 한쪽 끝에는 수문이 있다. 이 수문은 군업2리에 있는 논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수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수문을 통해서 논에 공급되는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보에서는 인삼밭을 지나서 도로가 없는 원시적인 길이 있다. 군업2리까지는 아직 도로가 없고 하천을 따라서 흙길이 있다. 반대쪽으로는 연구소로 올라가는 급한 오르막길이 있다. 일부는 현재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다. 연구소는 기숙사와 연구동이 분리되어 있는데 좀 더 높은 곳에 있는 기숙사에서는 연구동을 조망할 수 있다.

 


   연구소에서도 기숙사와 군업천을 볼 수 있는데 기숙사가 군업천보다 한참 위에 있어서 산 중턱에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그래도 워낙 조용한 산속이라서 밤이 되면 개구리가 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 작성일: 2015년 5월 30일
  방문일: 2015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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