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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지무라의 마지막 편입니다. 메이지무라 안에서 운행되는 철길도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시간 관계 상 증기기관차를 타 보지 못한게 안타깝군요. 130년 전에 만들어진 기관차가 아직도 운행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30. 1월 28일 - 일본의 근대화과정을 보존한 박물관 메이지무라[博物館明治村](下)

 

   메이지무라의 고쵸메[五丁目]는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약간 건물이 띄엄띄엄 있다. 후에 더 보존한 건물들을 위한 공간을 배려하고 있는 걸로 생각된다. 이렇게 추운 때에는 사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걷는 거리가 늘어나서 조금 힘든 감이 있다. 그래도 다시 언제 올지 모르는 일이니 모두 보고 가야 한다.

 

 

   연못 뒤에는 커다란 다리가 있다. 스미다가와신오하시[隅田川新大橋]가 있다. 신오사이는 1912년 스미다가와에 있는 다섯 개의 다리 중 가장 마지막으로 만들어졌다. 설계와 감리는 도쿄시의 기술진이 맡았지만 철제는 모두 미국 카네기사의 제품이 사용되었다. 그 이유는 당시에 일본의 철재의 생산량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완공 후에는 다리 건너서 시내 전차가 개통하여 다리의 역할은 높아졌다. 또한 1923년 칸토대지진[関東大震災] 때에 다른 철교는 파괴되었으나 이 철교만은 무사하여 많은 사람들의 피난길로 이용되었다.

 

   다리를 건너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이메이지세인트파우로교회[大明寺聖パウロ教会堂]가 있다. 앞에서 본 성당과 마찬가지로 하얀색으로 되어 있어서 고딕 양식으로 되어 있다. 그 옆에는 카와사키은행 본점[川崎銀行本店]이 있다. 원래 은행 본점이면 건물의 규모가 꽤 큰데 일부만을 가져와서 피사의 사탑도 아니고 좀 모양이 이상하다. 여기에는 옥상에 올라가서 전망을 볼 수 있게 하여 놓았다.

 

 

   내각문고[内閣文庫]를 지나면 빨간 벽돌 건물이 하나 있다. 메이테츠 이와쿠라 변전소[名鉄岩倉変電所]이다. 근대화 과정에서는 전기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발전소가 생기고 또한 전기를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전차가 각 지방에서 운행하기 시작하였다. 나고야전기철도에 의하여 1898년 나고야 시내에도 전차가 다니게 되었고 그 후에 노선을 연장하여 1912년에는 이누야마선[犬山線]이 개통되었다. 이 때 이와쿠라변전소가 지어졌다.

 

   내부에는 고가의 변전용 기계를 넣기 위하여 키가 큰 벽돌 건물이고 지붕은 천연 슬레이트로 덮었다. 입구와 창문은 반원 아치로 크게 만들었다. 뒤에 이설할 때에는 구조 몸체를 철근 콘크리트로 바꾸어서 외장에는 벽돌을 쌓았다. 안에는 변전에 관계되는 기계가 있는 게 아니라 원탁과 의자가 있어서 변전소가 이전된 뒤에는 마을의 행사 장소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변전소 바로 옆에는 메이지무라의 상징물 중의 하나인 테이코쿠호텔[帝国ホテル, Imperial Hotel] 중앙현관(中央玄関)이 있다. 사진상으로도 돌로 되어 있는 조각품이 아닐까 할 정도로 특이한 이 건물은 1923년에 완공되었다. 원래 있던 장소는 도쿄도[東京都] 치요다구[千代田区]이다. 이 건물은 20세기 건축계의 거장인 미국의 프랑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하였다.

 

   코쿄[皇居]의 정면에 지어진 이 호텔은 총면적인 34,000m2인 대건축으로 중심축에 현관, 식당, 극장 등의 공공 시설이 있고 좌우에는 객실이 배치되어 있다. 전체 공간 구성이 평면적이 아닌 입체적으로 되어 있어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다.

 

   객실은 없어서 숙박은 할 수 없지만 로비에는 들어갈 수 있다. 로비에는 커피숍이 있어서 쉬어갈 수 있다. 로비에는 3층까지 바람이 잘 통하여 각각의 공간의 마루의 높이와 천정의 높이가 달라져서 회전 계단을 오를 때마다 시야가 달라지게 만들었다. 건물 내외에는 조각된 응회암과 화려한 테라코타에 의하여 장식되어 로비의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현관은 칸토대지진에는 무사하였으나 지반 침하의 영향으로 기둥이 기울어져서 누수가 발생하는 등 일본을 대표하는 호텔로는 문제가 있어서 1967년에 폐쇄되고 새로운 본관을 건설하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에서 이 호텔을 보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서 결국 이곳 메이지무라에서 1985년에 재건되어서 현관 부분이 완성되었다. 바로 메이지무라에서는 최대의 건축물이 되었다. 2004년 2월 17일에는 유형문화재(有形文化財)로 등록되었다. 현재 다시 만들어진 테이코쿠호텔(http://www.imperialhotel.co.jp )은 일본의 고급 호텔로 도쿄 이외에도 오사카와 카미코지[上高地]에도 지점이 있다. 당연 우리가 이번 여행에 묶는 토요코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고급호텔로 가장 싼 스탠다드 룸의 경우 2명이 1박하는데 약 40,000엔이라는 엄청난 숙박비가 필요하다.

 

   이렇게 하여 메이지무라에 있는 건축물을 전부 살펴보았다. 그래도 아직 보지 못한 게 있으니 메이지무라 안을 운행하는 증기기관차였다. 구경을 하면서 증기기관차의 기적이 들려서 운행을 하는 건 알 수 있었으나 철로가 메이지무라에서 가장 안쪽에 있고 숲으로 가려져 있어서 그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시간 상으로는 폐관 시각인 오후 4시가 다 되어가서 탈 수는 없겠지만 그 모습이라도 보기 위하여 북쪽 출구로 향하였다. 폐관 시각을 앞두고 출구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넓은 메이지무라는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적어 약간 무서웠다.

 

 

   북쪽 출구 앞에는 매점이 있고 SL도쿄역[東京駅]이 있었다. 진짜 도쿄역은 지하에도 승강장이 있고 매우 복잡하지만 여기에는 짧은 승강장 하나만 있다. 매점 옆으로는 나가는 곳이 있는데 버스 타는 곳은 없고 주차장만 있는 듯 하였다. 괜히 나갔다가는 이런 산속에서 미아가 되어버리니 일단 주변을 본 뒤에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정문으로 가기로 하였다.

 

 

   승강장에는 객차 3량이 있었다. 한쪽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보기가 힘든 완목신호기가 있었다. 객차는 이미 탈 수 없게 해 놓았다. 이 객차들은 삼등객차(三等客車)인 하후(ハフ)11, 13, 14이다. 하후 11은 1908년에 아마노공장[天野工場]에서 만들어져서 오메철도[青梅鉄道]에서 사용되다가 타카바타철도[高畠鉄道]를 거쳐서 아키타현의 오가치철도[雄勝鉄道]에 있다가 노선이 폐지된 후 이곳 메이지무라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나머지 하후 13, 14는 키세이본선[紀勢本線]의 전신인 신구철도[新宮鉄道]에서 만들어져서 국유화되면서 국철의 객차였다가 오가치철도로 가서 이곳에 왔다. 1908년에 아마노공장[天野工場]에서 만들어졌다.

 

 

   객차가 있다면 견인하는 기관차는 어디로 갔을까? 매점 오른쪽으로 계속되는 선로를 보니 증기기관차는 차고 안에 있었다. 차고 앞에는 전차대가 있어서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특대형 디젤전기기관차를 돌리는 전차대만 보아서인지 여기에 있는 전차대는 사람의 힘으로도 쉽게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12호 기관차의 이력을 보면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160形 증기기관차에 속하는 데 일본에서 처음으로 개통된 뒤 2년 후인 1874년에 영국에서 수입되었다. 일본 최초로 개통된 구간인 신바시[新橋]~요코하마[横浜] 간을 운행하다가 1911년 비사이철도[尾西鉄道]로 양도되었다. 비사이철도가 메이테츠에 흡수 통합되고 노선이 전철화되면서 보류 차량으로 있다가 1957년에 폐차되었다. 1963년에 메이테츠라인파크(名鉄ラインパーク, 현재의 니혼몽키파크)에서 정태보존[静態保存]되었다가 1965년 메이지무라가 문을 열음과 동시에 옮겨왔다. 1973년 메이지무라에는 위의 3량의 객차가 확보되면서 견인할 수 있는 증기기관차가 필요하게 되어서 실제 운행을 위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관차 내의 보일러는 사용할 수 없을 정도여서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서 1985년부터 다시 현역의 시절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메이지무라 내의 800m 구간을 왕복 운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9호 증기기관차가 있는데 미국에서 만들어져서 1912년부터 후지이노부철도[富士身延鉄道]에서 사용되다가 노선이 전철화되면서 니혼코칸[日本鋼管](현재의 JFE호르딩구스(ホールディングス, Holdings) 츠루미제철소[鶴見製鉄所]에서 사용되었다.

 

   이제는 정문으로 가야 한다. 최단거리로 가기 위하여 철길을 따라서 갔다. 이제 문을 닫는데 기차가 다닐 이유가 없다. 철길을 따라서 빠른 걸음으로 갔다. 중간에 약간 뛰어가기도 하였다. 약 5분 정도 가니 종착역인 SL나고야역[名古屋駅]가 나타났다.

 

 

   나고야역 역시 간단한 이정표에 승강장이 하나 있었다. 일본의 일반 철도와 다른 점은 승강장 옆에 선로 하나만 있지 않고 회차선이 있었다. 승강장 옆에는 우리나라에도 있던 단순한 매표소와 개찰구가 있었다. 시골 간이역의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선로를 보면 현재 일본의 철도는 동차 위주라서 승강장에서 선로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기에는 계속 선로가 있었다. 뒤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조금 더 가니 전차대가 있었다. 역시 SL도쿄역에 있는 것과 같은 종류로 보였다. 위로 나와있는 기둥이 2개 있는데 아마도 인력으로 이걸 잡고 사람이 움직여서 기관차를 돌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무거운 디젤전기기관차여서 인력으로는 어림도 없지만 작은 증기기관차는 이렇게 인력으로 전차대를 돌릴 수 있다. JR동일본의 타다미선[只見線]의 타다미역[只見駅]에도 인력으로 돌리는 전차대가 남아있다고 한다. 짧은 구간이지만 기관차를 돌려서 반대 방향에 붙여서 되돌아가게 되어 있다. 제어객차를 만들어서 전차대 없이 되돌아갈 수도 있지만 예전 방식 그대로 복원하는 메이지무라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SL나고야역 아래에는 교토시내 전차를 타는 곳이 있어서 환승까지 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렇지만 환승승차권은 발행되지 않는다. 이제 정문을 향해 가야 한다. 지도를 보니 숲 속을 가로지르는 소요노코미치[逍遙の小道]가 있었다. 처음가는 길이지만 이쪽으로 가면 바로 정문이다. 길은 완전 숲속이었다. 포장은 되어 있지 않은 약간의 언덕이었지만 언덕을 넘으니 렝가도리[レンガ通り]를 가로질러서 정문이었다. 조금 둘러서 온 친구를 기다렸다가 정문을 통과하여 나갔다.

 

 

   메이지무라에는 곳곳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메이지무라 내에서 찍은 스탬프를 모두 스캔하여 놓았다. 시간에 여유가 있었으면 확인하여 빠지지 않았는지 파악할 수 있었겠지만 배정된 4시간을 넘어서 5시간 30분 정도 머물렀다. 추운 겨울보다는 따뜻한 봄에서 가을까지가 구경하기에 적당한 계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문 바로 앞에는 메이테츠버스[名鉄バス]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 버스가 막차이므로 놓치면 정말 산 속에서 미아가 된다. 버스 안에는 메이지무라 관람을 끝낸 사람들이 타고 있어서 승객이 많았다.

 


No. 28 노선버스편 : 메이지무라[明治村] 16:35→이누야마에키마에[犬山駅前] 16:54
버스번호 및 종별 : 明治村線 普通, 정상요금 : ¥410, 운영회사 : 메이테츠버스[名鉄バス]

 


   버스는 시각에 맞추어서 출발하였다. 메이지무라에서는 오늘 영업을 마치고 직원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버스는 다시 언덕을 넘었다. 가는 도로와 오는 도로가 분리되어 있는 험한 길이다. 운전사는 능숙하게 차를 몰았다. 언덕만 넘으니 평지였다. 금방 이누야마 시내에 진입하였다. 시내만은 차가 많아서 약간 혼잡하였다. 버스는 종점인 이누야마역에 도착하였다. 우리도 버스에서 내려서 역으로 향하였다.

 

 

 

 


   다음으로는 '나고야의 중심인 나고야역[名古屋駅]'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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