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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하루가 끝나게 됩니다. 나고야 시내를 걸어다니다가 코마키선을 타고 돌아가게 됩니다.

 

 

 

 


32. 1월 28일 - 사카에[栄]의 밤과 분홍색의 코마키선[小牧線]

 

   요시노야를 나와서 다시 사카에로 향하였다. 지하철을 타면 나고야역에서 사카에역까지는 겨우 두 정거장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패스는 나고야시 지하철을 탈 수 없고 나고야 밤거리도 구경할 겸 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다시 화려한 불빛이 나타나고 우리는 사카에[栄]에 도착하였다. 사카에 지역의 특징은 우리나라 서울의 청계천처럼 도로 사이에 하천이 있고 여기에 녹지가 있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히사야오도리공원[久屋大通公園]이다. 히사야오도리공원은 약 2km 정도되는 도시공원으로 나고야시의 심볼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중심지인 나고야텔레비탑을 시작으로 하여 주변에는 오아시스21, 아이치예술문화센터[愛知芸術文化センター], NHK나고야방송국 등이 있다. 또한 마츠사카야[松阪屋] 나고야본점, 마루에[丸栄] 본점, 나고야 니츠코시[三越]의 3개의 백화점이 모여 있다. 나고야성[名古屋城]과 오스[大須] 상점가 사이에 위치하여 다른 곳으로의 접근도 쉽다.

 

 

   그렇지만 우리가 갔을 때에는 토요일 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고 한산하였다. 겨울이라서 건물 안에 들어가 있는지 아니면 너무나 번화한 서울에만 익숙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센트럴 파크(セントラルパーク)에는 사람들이 없다.

 

 

   사카에에는 나고야시 지하철 2개 노선이 만나기도 하지만 메이테츠 세토선[瀬戸線]의 종점이기도 하다. 지상에는 모두 공원으로 되어 있고 주변은 건물들이 밀집하여 있는 관계로 세토선도 지하에 있다. 원래는 다음 역인 히가시오테[東大手]역까지 노선이 있었지만 1978년 지하화하면서 이곳 사카에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메이테츠 세토선의 역명은 사카에가 아니라 사카에마치[栄町]이다.

 


No. 30 철도편(나고야철도) : 사카에마치[栄町] 20:00→오조네[大曾根] 20:08
열차번호 및 종별 : 2051 普通, 거리 : 4.6km, 편성 : 6600系 4兩(4号車 6706)

 


   이미 열차는 승객들로 만원이었다. 우리는 겨우 가장 뒤의 차량에 탈 수 있었다. 금방 열차는 사카에마치역을 출발하였다. 움직일 공간이 없을 정도로 승객이 많아서 그냥 가만히 있어야 했다. 우리는 목적지인 오조네[大曾根]역에서 내렸다. 대부분이 나고야 외곽의 도시로 향하는지 내리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다.

 

 

   오조네역은 나고야 서쪽 지역의 교통의 중심지이다. JR츄오본선[中央本線], 나고야시영지하철 메이죠선[名城線], 그리고 유토리토라인(ゆとりーとライン)이라고 부르는 가이드웨이버스시다미선[ガイドウェイバス志段味線]으로 갈아탈 수 있다. 모두 개찰구는 따로 되어 있지만 연결통로가 있다. 가이드웨이버스라는 건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는 교통수단인데 버스가 철도처럼 정해진 궤도를 따라서 운행하는 걸 말한다. 우리나라의 버스 전용차선과 비슷한데 버스가 그 차선 내에서만 다니도록 만들어진 셈이다. 단지 가이드웨이인 구간에서는 궤도를 따라 가지만 그 구간 외에서는 일반 버스처럼 운행하고 있다. 가이드웨이 구간은 모두 고가로 버스만 운행하고 있다.

 

 

   우리는 오늘 숙소인 기후로 돌아가야 한다. 다음에 타려는 노선은 메이테츠 코마키선[小牧線]이다. 코마키선 열차는 오조네역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헤이안도리[平安通]역에서 출발하지만 헤이안도리~카미이이다[上飯田] 구간은 나고야시영지하철 노선이어서 추가 운임이 필요하므로 역시 천천히 걸어갔다.

 

   이곳은 도심은 아니므로 어둡고 도로에는 차들이 계속해서 지나갈 뿐 인적은 드물었다. 간간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길가에는 우리나라처럼 음식점들이 있지만 손님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중간에 헤이안도리역을 거쳐서 카미이이다역 방향으로 꺾었다.

 

 

   카미이이다역을 향하여 가는 길은 약간의 언덕이었지만 인도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가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가는 도중에 빗쿠리라면(びっくり ラーメン) 가게를 발견하였다. 라면 한 그릇을 180엔이라는 싼 가격에 판다는 간판에 유혹을 받아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파는 라면 중에서 가장 싼 것이 180엔이었고 넣은 양념에 따라서 조금씩 가격이 달랐다. 나는 처음으로 시오라면[塩ラーメン]에 도전하였고 친구는 가장 싼 미소라면[味噌ラーメン]을 주문하였다. 라면만으로는 부족할 듯 하여 군만두를 추가로 주문하였다. 값은 싸지만 가게는 약간 허름하여 맛이 어떨지 걱정하였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하였다. 아쉽게도 2009년 8월 31일에 빗쿠리라면 체인점은 모두 문을 닫았다.

 

 

   다시 나와서 카미이이다역을 향하여 걸었다. 주변에는 대형 할인점인 다이에(ダイエー)가 있었지만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여서 그냥 통과하였다. 카미이이다역 주변에는 버스터미널이 있었다. 역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나고야시영지하철과 메이테츠의 경계역이다. 우리가 가진 패스로도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다.

 

 

   이 노선은 특이하게 남쪽 한 역 구간인 헤이안도리~카미이이다만 나고야시영지하철 카미이이다선[上飯田線]이고 나머지인 카미이이다~이누야마는 메이테츠 코마키선[小牧線]이다. 열차는 서로 직통운행하고 있다. 원래 카미이이다선 구간은 나고야시 전차가 운행하고 있었는데 전차가 폐지되면서 이누야마 쪽에서 통근이나 통학하는 사람들이 종점인 카미이이다역에서 헤이안도리역 사이를 걸어다니는 등 매우 환승이 불편하게 되어서 2003년에 지하 구간으로 하여 새로 개통되었다. 나고야시영지하철의 역사가 서울지하철보다도 오래 되어서 노선에 따라서는 매우 낡아 보이지만 이곳 카미이이다역은 얼마 되지 않아 밝고 깨끗하였다. 역에는 홈도어가 설치되어 있었다.

 

   조금 기다리는 우리가 탈려는 이누야마행 열차가 들어왔다. 두 회사의 경계역인 관계로 나고야시영지하철의 운전사가 내리고 메이테츠 운전사가 탔다. 나고야시영지하철의 경우 짧은 구간을 운전하기 위하여 운전사를 투입하는 건 효율이 높지 못하므로 2007년부터는 메이테츠에 위탁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는 전구간을 메이테츠 운전사가 승무하고 있다.

 


No. 31 철도편(나고야철도) : 카미이이다[上飯田] 21:17→이누야마[犬山] 21:52
열차번호 및 종별 : 2133 普通, 거리 : 20.6km, 편성 : 300系 4兩(4号車 341, ワンマン)

 


   메이테츠 300系는 코마키선에서만 운행된다. 차량임대료 상쇄를 위하여 나고야시영지하철에서도 7000形 차량이 있으나 메이테츠 300系와 거의 동일하다. 지하철 구간이 짧다보니 7000形 차량의 일상 검수는 메이테츠에 위탁하고 있다.

 

 

   메이테츠 300系는 기존의 차량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일단 차량의 차체가 스테인레스이고 도색도 전혀 붉은 색이 아니라 분홍색의 굵은 띠와 붉은색의 가는 띠만이 있다. 출입문은 통근형이다 보니 한쪽으로 4개 있지만 내부 좌석은 롱시트와 전환크로스시트가 번갈아가며 있다. 시트의 색도 보라색 바탕에 무늬가 있고 안전봉이 모두 카미이이다선을 나타내는 분홍색으로 되어 있어서 이쁘다.

 

 

   운행의 측면에 있어서는 지하철 구간을 운행해서인지 안내방송이 자동이고 일본어와 영어로 한다. 물론 출입문 위에는 LED가 있어서 일본어와 영어로 표시되고 그 외에도 각종 정보를 알려준다. 밤이어서 운전실을 찍을 수 없었지만 운전석에서는 모니터가 있어서 승강장의 영상을 바로 앉아서 볼 수 있다. 다른 노선과는 달리 출입문을 닫을 때의 멜로디가 역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차량에서 나온다. 4량이지만 승객들의 상황을 운전석에서 앉아서도 볼 수 있어서 차장이 없이 원맨 운전이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차장이 승차권 발매 및 집표도 담당하는데 코마키선의 경우에는 역집중관리시스템(駅集中管理システム)으로 관리역에서 원격으로 하고 있다. 역마다 자동개집표기와 승차권 확인용 모니터 및 관련 장비를 설치해야 하므로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기는 하지만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코마키선도 승객이 많은 코마키[小牧]역까지는 복선이었지만 그 이후는 단선이었다. 특이한 점은 중간의 다른 역과는 달리 코마키역만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코마키역 주변을 재개발하면서 다른 곳과는 달리 철길을 지하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하기를 원하는 지역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이제는 이누야마[犬山]역에 도착하였다. 기후로 가려면 여기서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메이테츠의 여러 노선이 갈라지는 이누야마역은 밤 늦은 시간임에도 승객들이 많이 있었다. 열차에 따라서는 분리되고나 연결되는 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타려고 하는 메이테츠기후[名鉄岐阜]역까지 가는 열차가 들어왔다.

 


No. 32 철도편(나고야철도) : 이누야마[犬山] 22:04→메이테츠기후[名鉄岐阜] 22:38
열차번호 및 종별 : 2261 普通, 거리 : 19.4km, 편성 : 3500系 2兩+4兩(4号車 3630)

 


   열차 내는 한산하였다. 우리는 넉넉하게 자리를 잡고 갔다. 밖은 어둡고 아침에 탄 노선이라서 휴식을 취하였다. 어제는 초행이라 길을 헤매었지만 오늘은 바로 숙소인 토요코인을 찾아갈 수 있었다. 내일도 아침 일찍 일정이 시작되므로 씻고 바로 잠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조용하고 깨끗한 나고야의 아침'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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