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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편부터는 박물관 메이지무라가 나옵니다. 내용이 좀 많기에 3편으로 나누어서 연재합니다.

 

 

 

 

 

28. 1월 28일 - 일본의 근대화과정을 보존한 박물관 메이지무라[博物館明治村](上)

 

   메이지무라는 입촌권(入村券)을 사야 들어갈 수 있다. 마을이므로 입촌권이라고 부르는데 일반개인은 1,600엔이다. 여기서도 우리가 가진 와이드산산선프리패스가 위력을 발휘하는데 패스 뒷면의 할인권을 이용하면 1,400엔이 된다. 정말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는 패스이다. 메이지무라가 할인 시설인 이유는 메이테츠[名鉄]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제 다닌 이세시마 지역이 킨테츠[近鉄]에서 관여하는 곳이 많듯이 나고야 근교에는 메이테츠와 관계되는 곳들이 매우 많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지역 밀착형으로 거대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구제제사고등학교(旧制第四高等学校, 현재의 카나자와대학[金沢大学])의 동창생인 타니구치 요시로[谷口吉郎] 씨와 츠치카와 모토[土川元夫] 씨는 점점 사라져가는 메이지 시대의 서양식 건축물의 기술상으로나 역사적으로의 가치를 인정하여 이를 보존하기로 의견을 일치하여 이를 복구하고 이전하기 위한 재단을 1962년 7월 16일에 설립하였다. 메이테츠가 재정면에서는 전면 지원을 하여 박물관 메이지무라[博物館明治村, http://www.meijimura.com ]는 이누야마시의 이루카이케[入鹿池]의 호반 100만평방미터 넓이의 구릉지에서 1965년 3월 18일 문을 열었다. ‘메이지무라’라는 명칭은 메이테츠가 소유한 상표이다. 이곳에 이동하여 복원한 건물은 현재 60동이 넘는다.

 

   메이지 시대는 일본이 문호를 세계에 개방하고 서양의 문물과 제도를 받아들여서 근대 일본의 기초를 다지면서 아시아 변방의 외딴 섬나라가 아니라 세계로 진출하는 국가로 바뀐 일본 역사 상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건축 부문에 있어서도 에도 시대부터 계승한 뛰어난 목조 건축의 전통과 기술을 통하여 새로이 유입된 유럽 양식을 도입하여 근대 건축의 입지를 세운 시기였다. 현재 이곳에는 일본 주요문화재가 10점이 있고 아이치현 유형 문화재 지정 1점이 있는 등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잘 보여주는 테마파크이다.

 

   현재는 메이테츠가 경영의 주체이지만 실제 운영은 2003년에 설립된 자회사가 하고 있다. 최근의 불경기에 따른 메이지무라의 경영성과의 부진으로 메이테츠에서는 운영에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건물의 복원도 최근에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메이테츠 뿐만 아니라 다른 철도 회사들도 마찬가지여서 철도 이외의 사업의 구조 조정이 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메이테츠의 주된 사회 사업의 하나인 메이지무라는 나고야 지역에서 광고로 쉽게 볼 수 있다(텔레비전 광고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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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04  메이지무라 안내지도.                          

 

   메이지무라는 그림 504의 마을 안내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모두 5개의 쵸메[丁目]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쵸메에는 평균 10개 넘는 메이지 시대의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다. 건축물 간은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지만 열차, 전차, 버스, 마차도 다니고 있어서 타고 갈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교통 수단도 메이지 시대의 원형을 가능한 유지하고 있다.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에는 추가요금이 필요한데 300~500엔 정도이다.

 

   그림 504의 지도에서 보면 우리가 입장한 곳은 아래에 있는 정문이다. 숫자는 1번이 되겠다. 우리는 차례대로 1번부터 가장 마지막인 66번까지 둘러보기로 하였다. 중간에는 스탬프 찍는 곳, 매점, 식당, 족탕 등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구경을 할 수 있다.

 

   워낙 건물이 많아서 주요한 몇몇 건물만 사진을 찍었다. 또한 여기서도 몇몇 건물만 설명을 하기로 하겠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메이지무라 홈페이지로 가면 된다. 한글 홈페이지는 약간 부실하지만 일본어나 영어 홈페이지에서는 각각의 건물에 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메이지무라로 들어가는 입구는 정문과 북문이 있다.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갈 때에는 정문으로만 들어갈 수 있다. 정문은 붉은 벽돌로 된 기둥으로 출입구를 만들어 놓았다. 물론 실제 입장은 이 문으로 하는게 아니라 왼쪽에 따로 있다. 놀이공원 입장하는 장소와 비슷하다. 정문은 과거 나고야 제8고등학교(旧制第八高等学校) 정문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제8고등학교는 1908년 설립되었으며 아이치현의 제1중학교의 건물을 빌려서 개교하였다. 다음 해인 1909년에 학교 건물이 완공되어 이전되었다. 정문의 4개의 문기둥은 붉은 벽돌에 흰 화강암을 띠모양에 배치해 만들어져 있어, 이 구성은 메이지 서양식 건축에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또 중앙의 대문과 작은 문은 철재로 만들어져 있다.

 

 

   정문을 통과하면 잇쵸메[一丁目]이다. 바로 앞에는 메이지무라의 안을 순환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손에버스[村営バス] 타는 곳이다. 버스는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어서 실제 탈 일은 없었다. 겨울이고 이곳 메이지무라가 위치한 곳은 산을 끼고 있어서 생각보다는 추워서 20분을 기다리느니 걸어서 걸어가는 게 더 빠르다. 더운 여름이라면 조금 사정이 다를 수 있겠다.

 

 

   정문을 지나 왼쪽으로 가면 정육점인 오이규니쿠텐[大井牛肉店]이 있다. 우리말로는 쇠고기 음식점이 적절한 표현이 되겠다. 들어가자마자 음식점이 나오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메이지 시대부터 고기를 먹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해산물은 예전부터 먹었지만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상동물의 고기를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소비되었다. 그런 연유로 고기만의 요리는 익숙하지 않아서 돈가스 같은 다른 재료와 섞은 요리가 개발되었다. 안에는 당시의 요리 모형이 있고 실제 음식점도 있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조금 가격의 압박이 있지만.

 

 

   다음은 미에현보통사범학교[三重県尋常師範学校]와 쿠라모치소학교[蔵持小学校]이다. 1886년 사범학교령이 공포되어서 현마다 한개씩 보통사범학교가 설립되었다. 보통사범학교는 소학교 선생님 양성이 목적이었다. 1888년 미에현의 보통사범학교의 본관이 나바리시[名張市]에 건축되었고 1928년 본관이 이사가면서 나바리시에 매각되었고 쿠라모치소학교로 사용되었다. 미에현청사와 같은 모양의 E자 형태의 좌우대칭의 2층 건축물이다.

 

 

   안에는 일본의 근대화에 기여한 인물에 관한 설명이 나오고 그들의 모습을 실제 키와 체격에 맞게 종이로 재현하여 놓았다. 사진 509처럼 퍼즐로 찾을 수 있게 해 놓기도 하였고 한쪽에는 관련 서적도 있다. 관심있으면 책을 꺼내서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는 보고 싶지 않다. 일본 근대화에 기여한 인물 중에는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하고 이 과정에 관여한 사람들이 꽤 많으니.

 

   옆에 있는 경찰서 별관을 지나서 이제는 조그마한 길을 따라서 언덕을 올라간다. 메이지무라에는 장애인들의 관람을 위하여 포장된 길도 잘 되어 있지만 곳곳에는 숲속의 조그마한 길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겨울이라 좀 춥지만 가볍게 걸어다닐 수 있다. 언덕 위에는 성요하네교회당[聖ヨハネ教会堂]이 있다.

 

 

   1873년 쇄국 이래 200년 이상 계속되었던 크리스트교 금지령이 없어지면서 각지역에서는 교회 건설이 시작되었다. 이곳의 성요하네교회당은 1907년 교토의 카와라마치[河原町]에 건설된 일본성공회[日本聖公会, http://www.nskk.org ]의 교토고죠교회[京都五條教会]였다. 2층 구조의 건물인데 1층은 일요학교 및 유야원으로 사용되었다. 1층은 들어갈 수 있는데 앉기에는 너무 낮은 나무의자들도 그대로 있었다.

 

 

   이곳은 인공호수인 이루카이케[入鹿池]가 내려다보인다. 이루카이케에는 주말을 맞아서 호수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메이지무라 쪽에서는 이루카이케로 나갈 수 있는 길은 없어 구경만이 가능하다.

 

   주변의 학습원장 관사(学習院長官舎), 사이고스구미치 저택[西郷從道邸] 등을 구경하고 다시 내려왔다. 내려갈 때에도 작은 샛길을 따라 가게 되었다. 아래에는 커다란 창고 같은 게 있는데 철도국 신바시공장[鉄道局新橋工場]이 있다. 안에는 여러 객차가 있다.

 

 

   유신 뒤에 신정부는 정치 안전을 위하여 도쿄와 교토를 연결하는 철도가 필요하다고 결의를 하여 조사에 착수하였다. 그런 후 1872년에 신바시[新橋]~요코하마[横浜] 간이 개통되고 1874년에서 오사카[大阪]~코베[神戸] 간이 개통되어 동서의 기점이 되었다. 이렇게 철도가 생기면서 운행할 객차도 필요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외국에서 수입하였으나 차차 국산화가 진행되었다. 1889년 지어진 철도국 신바시공장은 일본에서 제작된 주철기둥, 오두막트러스, 철제판 등을 조립하여 만들었고 지붕은 동판으로 마무리하였다. 1867년에 영국에서 자재를 모두 수입하여 만들어진 철도기숙사 신바시공장[鉄道寮新橋工場]을 모방하였지만 국산철도건축물의 예로 당시 일본의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다.

 

 

   안에는 메이지일왕이 탔던 객차[明治天皇御料車]인 6호고료차[御料車]와 쇼켄왕태후가 탔던 객차[昭憲皇太后御料車]인 5호고료차[御料車]가 있다. 6호고료차는 메이지 시대에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졌다. 차량의 전체 길이는 20m이며, 총중량은 약 33.5t으로 나무로 만들어졌다. 이 차량은 역대 고료차 중에서 가장 호화로운 차량으로 내부에는 다양한 화려한 장식이 있어서 일본의 전통적인 공예 기술을 선보였다. 5호고료차는 최초의 왕태후가 타는 고료차이다. 전체 길이가 16m이고 총중량은 약 22t으로 역시 목재로 만들어졌다. 차내에서는 왕실기예원(帝室技芸員)에서 그린 천정화가 있고 고급 옷감을 사용한 의자가 있는 등 내장이 매우 화려하다.

 

 

   철도국 신바시공장 앞에는 니쥬바시장식전등[二重橋飾電燈]이 있다. 니쥬바시[二重橋]하면 도쿄에 있는 일왕이 사는 코쿄[皇居]를 연결하는 다리이다. 그러므로 니쥬바시장식전등은 니쥬바시에 있는 가로등이었다. 철제로 된 전등으로 독일에서 만들어진 전형적인 네오·바로크 양식이다. 메이지시대 초기에는 가스등이 많았다. 그렇지만 1879년 에디슨이 필라멘트를 이용한 전등을 발명하면서 일본에서도 개발과 연구에 착수하여 1885년부터는 도쿄에도 전등이 설치되었다.

 

 

   복구 공사로 출입이 금지된 미에현청사[三重県庁舎]를 지나서 더 내려가면 렝가도리[レンガ通り]가 있다. 여기는 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건물이 있으며 니쵸메[二丁目]에 해당된다.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은 제4고등학교의 물리, 화학교실[第四高等学校物理化学教室]이었다. 당시에는 만들어진 순서대로 숫자를 넣어서 제4고등학교가 되었다. 제4고등학교는 1890년에 개교하여 이후에는 카나자와대학[金沢大學]이 되었다. 근대화에서 자연과학 교육을 중요시 여긴 메이지 정부는 1872년 공포된 학제에 물리학, 과학, 박물(博物), 생리(生理) 4과목을 가르치도록 하였다. 물론 교육과정에는 실험도 포함하여 물리화학교실을 건설하였다. 나와 친구의 전공이 화학이기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건물을 살펴보았지만 실험 기자재나 시설은 보이지 않았고 실험실이라고 해서 들어가보니 평범한 강의실이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처럼 선생님이 시범만 보였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렝가도리의 가장 안쪽에는 히가시야마나시군 청사[東山梨郡役所]가 있다. 1880년에 행정의 효율화를 위하여 각현 아래에는 군[郡]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서 야마나시현[山梨県]에는 4개의 군이 생겼고 히가시야마나시군에는 30개의 마을이 편입되었다. 군이 생겼을 때에는 임시청사를 사용하여 업무가 개시되었지만 1885년에 신청사가 완공되었다. 당시 야마나시현지사였던 후지무라자랑[藤村紫朗]은 매우 개화에 적극적인 인물이어서 이 지역에 많은 서양식 건물이 지어져서 사람들은 그것을 ‘후지무라[藤村] 양식’이라고 불렀다. 정면에 베란다가 있고 좌우가 대칭되는 형식은 당시 관청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다음으로는 中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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