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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새로운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은 새벽에 주산에 기차를 타고 가서 일출을 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밤 늦게까지 다녀서 매우 힘든 일정이었습니다. 그러면 아침 일출을 보러 기차를 타고 갑시다.
19. 5월 25일 - 열차를 타고 가서 보는 주산[祝山]의 일출
새벽 3시 30분, 모닝콜 소리에 잠을 깼다. 아직 밖은 어두운 밤이다. 간단히 씻고 호텔을 빠져 나왔다. 내가 너무 일찍 나왔는지 인적은 매우 드물었다. 무엇보다도 가로등이 적고 어두워서 길을 찾기가 약간 힘들었다.
약 10분 정도 걸어가서 아리산역에 도착하였다. 역에는 이른 새벽이지만 표를 사기 위하여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일출을 볼 수 있는 주산까지 편도는 100元, 왕복은 150元이다. 타이완의 다른 철도에 비해서는 운임이 비싼 편이다. 그렇지만 일출을 보기 위해 산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건 아마 세계에서 이곳에만 있을 것이다. 일출로 유명한 산들이 많이 있지만 이곳 이외에는 기차를 타고 가는 곳은 아직 찾지 못하였다.
승차권을 사고 개표를 받고 승강장으로 들어갔다. 승차권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타이완에서는 승차권 모퉁이를 약간 찢는다. 타이완의 시외버스에서도 같은 방식을 많이 이용한다. 승강장에는 먼저 개표를 받은 승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열차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앉아서 가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았고 주변은 어두운 밤이었다. 습도가 높은지 바닥은 축축하고 기온은 조금 낮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에 대비하여 잠바를 하나 더 입고 나왔지만 추웠다. 방한 준비를 하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얇게 입고 있어서 떨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계속하여 개표를 받은 승객들이 들어오고 있고 줄은 승강장을 메울 수 있을 정도까지 길어졌다. 평일이 이 정도인데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더 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1왕복만 운행하지만 승객이 많으면 4~6왕복까지 열차가 늘어난다.
출발 시각이 다 되어서야 열차가 들어왔다. 이번에도 기관차가 가장 뒤에 있었고 나는 기관차 옆이 객차에 탔다. 특급이 아니어서 그런지 객차는 롱시트였고 출입문은 2개가 있었다. 진행 방향 오른쪽의 출입문은 열릴 기회가 없는지 간이의자를 만들어서 막아 놓았다.
No. 7 철도편(아리산삼림철도) : 아리산[阿里山] 4:30→주산[祝山] 4:56
종별 : 普通, 거리 : 6.25km, 편성 : DL-38 + 객차 4兩 + DL-30 + 객차 4兩(1號車 祝8504)
열차는 천천히 출발하였다. 입석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객차 내에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6분 정도 가다가 정차를 하였다. 자오핑[沼平]역이다. 밖을 보니 승객들이 많이 탄다. 자오핑역 주변에도 숙소가 많이 있어서 이곳에 여장을 푼 관광객들은 여기서 타게 된다. 결국 객차는 러시아워 때처럼 승객들로 초만원이 되었다. 출퇴근시간의 전동차를 탄 느낌이다.
열차는 계속하여 간다. 밖은 어둡고 창문에는 습기가 끼어 있어서 밖을 볼 수 없다. 게다가 조명이 어둡고 출입문의 틈으로 찬바람이 들어와서 춥다. 뒤에 달린 기관차는 힘겹게 객차를 밀고 간다. 아리산역을 출발한지 26분 후에 주산역에 도착하였고 승객들은 모두 내렸다. 날이 어두워서 사진을 찍기 힘드니 나중에 역의 모습은 보기로 하고 일출을 보기 위하여 올라갔다.
주산역은 승강장이 하나뿐이고 나머지 유치선이 있다. 역에서 나와서 계단만 올라가도 동쪽을 향한 전망대가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자리를 잡고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일출 장면을 찍어보려고 자리를 찾아보았지만 적당한 곳이 없다.
전망대에는 일출을 보기 위한 관광객만 있는 게 아니다. 뒤에는 노점상들이 있었고 활발하게 다양한 음식과 음료수를 팔고 있었다. 특히 차 종류는 많은 사람들이 사서 마시고 있었다. 나도 춥고 배가 고파서 손이 떨려서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줄을 서서 차를 구입하였다. 가격은 30元이어서 저렴하였다. 그런데 컵에 든 차를 약간 마시니 커피인 줄 알았는데 생강차였다. 생강의 매운 맛이 입 안을 강타하였다. 추운 몸을 데우기 위하여 매운 맛을 감수하고 다 마셨다. 그래도 생강차를 마시니 무언가 힘이 났다.
그러는 사이에 해가 동쪽에서 산과 산 사이에서 떠올랐다. 동쪽에는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위산[玉山]을 비롯하여 3,500m가 넘어가는 산들이 연달아서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이들 산들이 후지산[富士山]보다 높아서 일본 최고봉이었다. 산이 높아서 이런 산의 정상에 올라가려면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당연히 이런 높은 산은 신성시되고 있어서 위산이 보이는 주산에서 보는 일출을 타이완인들에게는 매우 인상적이고 좋은 볼거리가 된다. 아쉽게도 산에서 나온 태양은 금방 볼 수 없게 되었다. 갑자기 짙은 안개가 몰려와서 가까운 곳도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산에서의 기상은 역시 변화가 심하다. 보통은 이런 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 무언가 부족한 모양이다.
주변을 보니 이곳 이외에도 조금 더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안개로 해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니 더 올라가보기로 하였다. 약간 올라가니 헬리콥터가 내릴 수 있는 장소가 있고 주변에 전망대가 여러 곳이 있었다. 이곳은 역 앞의 전망대와는 달리 광장이었다. 일출과 관계없는 방향에는 안테나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었다. 어설프기는 하였지만 안개 속의 태양과 같이 기념촬영을 시도하였지만 역시 엄청나게 밝은 태양과는 같이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해도 어느 정도 떴고 이제 관광객들은 역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안개가 갑자기 몰려오는 바람에 제대로 볼 기회가 적었지만 높은 산에서 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주변의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큰 불편이 없이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해발 2,451m에 있는 주산역[祝山車站]'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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