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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편이 마지막으로 아리산이 나옵니다. 고산병에 걸릴 정도로 높지는 않지만 해발 2,200m의 아리산은 더위를 잊게 하는 타이완 여행의 백미였습니다. 여행 기간이 짧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내려옵니다.

 

 

 

 


21. 5월 25일 - 버스를 타고 아리산[阿里山]에서 내려와 다시 짜이역[嘉義車站]에 도착


   나는 역에서 사진을 찍고 나서 내려왔으므로 다른 사람보다는 속도가 늦었다. 이미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모두 숙소에 들어갔는지 마을은 한산하고 간간히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역에서 내려오면 바로 주차장이 나온다. 자가용은 보기가 쉽지 않고 대형버스가 대부분이다. 실제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보다는 단체 관광으로 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타이완도 일본처럼 패키지라고 부르는 단체 관광이 보편화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달리 키가 큰 버스가 많이 다닌다.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는 버스도 많이 있다.

 


   아리산은 기온이 낮아서 개들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아니었다. 목줄도 없는 개들이 돌아다닌다. 인도에 가면 밤이 되면 늑대로 변신하는 개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곳의 개들은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고 그냥 돌아다닌다. 이후에 간 동남아여행에서도 싱가포르를 제외하고는 돌아다니는 개들을 본 적이 있다. 특히 타이에서 많이 보았다. 역마다 한 마리씩 있었다. 사람에게는 관심은 없지만 우리가 개들에게 관심을 보일 필요도 없고 절대 만지면 안된다. 이들은 밖에서 돌아다니는 개들이므로 몸에는 병균이 많이 있어서 위험하다. 이곳 아리산에서는 기온이 낮아서 활발히 다니지만 다른 곳에서는 길에 누워있는 개들 때문에 길을 걷다가 여러 번 놀랐다.

 


   전화국에서 공중전화로 집에 안부전화를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난방이 되지 않는지 방은 차가웠다. 어제 산 컵라면을 먹기 위하여 물을 끓였다. 끓는 물을 붓고 시간을 기다렸다. 남은 물로는 차를 만들었다. 웨이웨이이피인[味味一品]라는 이름의 라면인데 면과 국물은 우리나라의 것과 동일하였으나 쾅로[爌肉]라고 부르는 고기는 역시 느끼하였다. 고기가 조금 많이 들어있었는데 배가 고파서 국물까지 다 마셨다.

 


   이제 아리산을 내려갈 시간이다. 짐을 챙겨서 체크아웃을 하고 터미널로 향하였다. 터미널이라고는 하지만 건물 앞에 주박한 버스가 한 대 있고 건물에는 편의점이 있고 매표소를 겸하고 있다. 우리나라 작은 마을의 시외버스 정류장과 비슷한 느낌이다. 가는 길에 보니 어제는 문을 닫았던 방문자 안내소는 열려 있었고 안에는 다양한 스탬프가 있었다. 미리 준비한 깨끗한 종이를 꺼내어서 다양한 스탬프를 찍었다.

 


   터미널에서는 짜이[嘉義]와 타이페이[台北]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타이페이로 가는 버스는 토, 일요일에만 각각 2회씩 운행한다. 짜이로 가는 버스는 매일 5회 운행된다. 새벽이나 밤에는 버스가 없고 모두 낮에만 다닌다. 아리산은 들어갈 때는 물론 나갈 때에도 일정을 잘 잡아야 한다.

 


   짜이까지의 요금은 214元이다. 승차권을 구입하고 버스에 올랐다. 어제 저녁에 광장에 많이 있던 관광객들은 어디 갔는지 적막감이 돌고 버스 내에도 겨우 승객이 10명 정도이다. 버스는 출발시각이 되자 출입문을 닫고 버스는 출발하였다.

 

 

No. 9 버스편 : 아리산[阿里山] 8:30→짜이역[嘉義車站] 10:20
요금 : 214元, 운영회사 : 짜이시앤공춰[嘉義縣公車]

 

 

   얼마 안가서 아리산 입구를 통과하여 바로 산속으로 들어갔다. 산의 허리를 따라서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도로는 넓지 않고 다니는 차도 가끔씩 나타났다. 그래도 최고속도는 70km/h이었는데 버스는 아슬아슬한 이런 길을 마구 달린다.

 


   느리게 천천히 가는 기차와는 달리 버스는 잘 뚫린 길을 따라서 달린다. 중간에 경사가 급한 곳에는 터널을 만들어 놓기는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산허리를 따라서 내려간다. 급경사나 급커브 구간은 많지 않다. 2차선 도로이기는 하지만 다니는 차가 거의 없어서 버스는 중앙선을 따라 달리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아리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나타나면 속도를 줄이고 규정된 차선으로 들어가서 바뀌었다. 가끔씩 앞에 가는 관광버스를 앞질러 가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시외버스를 탈 때의 스릴 그대로였다.


   기차와는 달리 중간에 있는 마을에 정차하여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승객들이 내리고 탔다. 그렇지만 처음 정차하는 시즈루[十字路]를 제외하고는 철도와는 정차장의 이름이 완전 달랐다. 철길과는 거의 겹치지 않게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차창 밖의 경치도 전혀 달랐다. 기차를 타고 올라올 때에는 차밭은 전혀 볼 수 없었는데 아리산을 출발한지 30분이 지나자 온통 차밭이다. 산 전체가 차밭으로 되어 있고 마을에는 차를 가공하는 공장이 있다. 아리산은 선선한 기후 때문에 타이완에서 차로 유명한 지역이다. 인도의 다르지링(Darjeeling)도 차로 유명한데 등산철도가 있다는 점을 포함하면 무언가 서로 통하는 듯 하다. 길은 차밭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데 중간중간에 급커브 구간도 있어서 서행하여 통과한다. 물론 도로도 산사태 피해를 입어서 복구하는 구간도 있다.

 


   비슷한 경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잠시 졸았는데 그 사이에 버스는 다 내려왔다. 창밖을 보니 평지가 펼쳐져 있다. 버스 안에는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서 덥지는 않지만 짜이역에서 내리면 다시 더위와 맞서야 한다. 약간 먼 거리를 운행하는 버스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짜이역으로 가지 않고 짜이 시내를 통과하여 승객들을 태운 후에 역 앞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원래 2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하였는데 1시간 50분만에 왔다. 그 덕분에 시간이 남았다.

 

 

 

 

 

   다음으로는 '현대정공에서 객차를 제작한 E1000型 전후동력형 전동차'가 연재됩니다. 쯔장하오로 운행되는 PP형 E1000型 전동차가 나옵니다.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JR 885系에서 나온 타로코호[太魯閣號]가 투입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의 새마을호 PP동차처럼 타이완을 대표하는 열차였습니다. 특히 객차는 우리나라 현대정공에서 만들어서 우리나라 열차와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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