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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러시아, 노르웨이 - 우리나라 정부 덕분에 한 북극권 노르웨이(Norway) 트레킹

 

   노르웨이(Norway) 키르케네스(Kirkenes)로 가는 버스는 호텔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한다. 해가 계속 떠 있으니 아침이라는 말이 약간 어울리지는 않지만.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시작하였다.

 

[사진 347 : 호텔에서 먹은 마른조식(dry breakfast).]

 

   호텔에서 아침 식사는 오전 8시부터 할 수 있어서 마른조식(dry breakfast)을 신청하였다. 프런트에서 받은 아침은 커피를 제외하고는 따뜻하지는 않지만 간단히 먹기에 적당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사진 348 : 무르만스크에서 노르웨이 입국장까지 타고 간 봉고차.]

 

[그림 349 : 무르만스크에서 키르케네스까지의 버스 승차권.]


   오전 7시 정각에 키르케네스로 가는 버스가 아니라 봉고차가 들어왔다. 승객은 나를 포함하여 2명뿐이었다. 봉고차는 무르만스크 시내에서 정차하였지만 타는 사람이 없었다. 시내는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적막감이 들었다. 운전사로부터 승차권을 구입하였다. 예상보다는 저렴한 700R이었다.

 

   봉고차는 무르만스크를 벗어나서 산간 도로로 간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경사가 완만하다. 그렇지만 도로 상태가 좋지 못하였다. 곳곳에 구덩이가 있고 다니는 차량이 적어서 차는 이걸 피해서 지그재그로 주행한다. 그러다보니 심하게 흔들린다. 도로 주변에 주택은 없고 숲과 호수이다. 땅은 아직도 싹이 나지 않아서 검은 빛이고 호수 일부는 아직도 얼어있다. 안개가 심하게 끼어서 시정거리가 짧은 구간도 있다.

 

[사진 350 : 국경 지역이라서 곳곳에 철조망이 있고 검문소를 통하여 통과할 수 있다.]

 

   가다 보면 곳곳에 검문소가 있다. 검문소에는 군인이 있어서 차에 탄 사람들의 여권을 모두 확인한다. 외국인인 나의 여권은 사무실로 가져갔다가 다시 돌려준다. 무언가 기록을 남기는 모양이다. 검문소 옆에는 철조망이 끝없이 쳐져 있어서 몰래 통과하는 건 불가능하다.

 

[사진 351 : 휴게소의 화장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사용료를 내야 한다.]

 

[사진 352 : 페촁그스키 지역(Печенгский район, Pechengsky District) 안내판.]

 

[사진 353 : 멀리 보이는 산에는 눈이 남아 있다.]

 

   8시 45분에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운전사가 15분 동안 정차한다고 알려준다. 휴게소에는 화장실과 매점이 있다. 예상을 하였지만 화장실은 유료이다. 10R을 내야 한다. 역시 주변은 집은 보이지 않고 황량하기만 하다. 휴게소의 안내판을 보니 페촁그스키 지역(Печенгский район, Pechengsky District)에 들어왔다.

 

   페촁그스키는 노르웨이, 핀란드(Finland)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1920년에 소련과 핀란드가 국경선을 확정하였을 때에는 여기는 핀란드 땅이었다. 핀란드로서는 북극해로 향하는 유일한 항구가 있는 중요한 지역이어서 도로를 개설하였다. 1921년에 이 지역에 있는 니켈(Никель, Nikel)에서 엄청난 매장량의 니켈(nickel) 광산이 발견되어서 채굴이 시작되었다. 1939년 소련의 스탈린(Сталин, Stalin)은 군사적인 우위를 이용하여 겨울 전쟁(Winter War)을 일으켜 핀란드를 모두 흡수하려고 하였으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다. 그러나 핀란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곳 페촁그스키의 일부,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변, 핀란드만(Gulf of Finland)의 섬 등을 소련에게 넘겨야 했다. 땅을 빼앗긴 한이 서린 핀란드는 2차 대전 때 나치 독일(Nazi Germany)과 동맹을 맺고 페촁그스키에서 독일과 소련이 맞붙게 된다. 소련이 이기면서 페촁그스키는 모두 소련의 영토가 되었다.

 

[사진 354 : 산을 넘으면서 호수와 공장이 내려다보인다.]

 

   봉고차는 휴게소를 출발하였다. 산을 여러 개 넘어가고 니켈 옆을 통과한다. 니켈 동쪽은 공업 단지이고 서쪽은 주거 지역인데 공기가 누렇다. 이 지역은 공해가 심하고 인체에 유해한 이산화황(SO2, Sulfur dioxide) 농도가 높다고 한다.

 

[사진 355 : 이전에 사용하였던 러시아 출입국사무소 건물.]

 

   도로 옆으로는 철조망이 나란히 있다. 국경이 가까워졌다. 노르웨이는 미국과 군사동맹인 나토(NATO) 회원국이어서 과거 냉전 시절에는 이 지역에서는 긴장감이 높았다고 한다. 검문소를 하나 지나서 10시 40분에 러시아 출국장이 있는 보리소글레프스키(Борисоглебский, Borisoglebski)에 도착하였다. 가방을 모두 가지고 봉고차에서 내려서 출국 심사를 받으러 갔다.

 

   여권, 출국신고서, 3개나 되는 거주 등록을 심사관에서 보여주었다. 여권을 열심히 보더니 출구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다른 심사관이 여권을 가지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잠시 나오더니 어디로 가는지 물어본다. 노르웨이 키르케네스와 트롬쇠(Tromsø)를 여행한 후에 런던(London)으로 간다고 하니 다시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빠져나가고 혼자 출국장에서 기다렸다. 나 때문에 출발하지 못하는 운전사와 다른 승객 1명에게 미안하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러시아 출국장에 도착한지 1시간 20분이 지난 정오에 심사관이 나오더니 여권에 출국 스탬프를 찍어주었다. 다시 봉고차를 타고 노르웨이 입국장이 있는 스토르스코그(Storskog)로 갔다. 여기서도 짐을 모두 가지고 내렸다.

 

[그림 401 : 러시아와 노르웨이의 입출국스탬프.]

 

   노르웨이라서 분위기가 러시아와는 달랐다. 건물도 나무로 깨끗하게 지어졌고 내부도 쇠창살이 없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그래도 그냥 나갈 수 없도록 출구에는 견고한 철문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내 여권을 보더니 심사관이 안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 러시아 출국할 때하고 동일하게 잠시 나와서 일정을 물어본 후에 다시 들어가 버렸다. 봉고차 운전사는 나에게 왜 오래 걸리느냐고 물어보았지만 나도 이유는 모르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하였다. 운전사는 자신의 일정 때문인지 심사관하고는 뭐라고 이야기하더니 보이지 않는다. 1시간을 기다린 후에 입국 스탬프를 받고 나올 수 있었다.

 

[사진 402 : 노르웨이 출입국 사무소 입구. 도보로는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입국장 앞에는 봉고차가 이미 가고 없다. 이곳 국경은 차를 타고만 지나갈 수 있지만 봉고차가 가 버렸으니 걸어서 나왔다. 러시아와 노르웨이 사이에는 시간이 2시간 차이가 나므로 입국장을 나오니 오전 11시였다.

 

[사진 403 : 스토르스코그(Storskog) 국경 사무소 안내판. 뒤로는 피케반(Pikevann) 호수가 있다.]

 

[사진 404 : 국경 사무소 입구에는 작은 기념품 가게가 있다.]

 

[사진 405 : 러시아와의 국경이므로 이정표에는 러시아어로도 병기하여 놓았다.]

 

   국경 사무소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단체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작은 기념품 가게도 있었다. 화장실도 있는데 무료이고 깨끗하다. 키르케네스로 가는 버스가 있는지 알아보았으나 없고 걸어서 갈 수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 크로네(Norwegian krone)가 하나도 없으니 걸어가야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중국에서 우리나라 여권을 위조하여 유럽에 불법으로 입국하는 사례가 많아서 유럽에서는 우리나라 여권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관광객인 나도 시간이 많이 걸려서 화가 나고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시간 손해가 심하다. 정부 차원에서 위조가 힘든 믿을 수 있는 여권을 만들었으면 한다. 수속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봉고차가 떠나버려서 나는 북극권의 추운 날씨에서 13km를 걸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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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06 : 키르케네스로 가는 길. 직진하면 된다.] 

 

   키르케네스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므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인도는 따로 없어서 차도로 걸어갔지만 차량이 뜸하게 다녀서 문제가 없었다. 사람이 사는 마을이 곳곳에 있었다. 집은 나무로 지어졌고 깔끔했다.

 

   낮은 돌로 된 언덕과 피오르드가 있어서 길은 구불구불하다. 나무가 자라기는 하지만 6월 중순인데도 잎은 나지 않고 가지만 남아있기도 하다. 노르웨이답게 바위가 많은데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도 하지만 풀이 자라기도 한다.

 

[사진 407 : 나무 뒤에 있는 나무로 만든 집.]

 

[사진 408 : 피오르드(fjord)로 해안선이 복잡하다.]

 

[사진 409 : 도로는 좁지만 차는 드물게 다닌다.]

 

[사진 410 : 호수 같지만 피오르드로 바닷물이 들어와 있다.]

 

[사진 411 : 엘베네스(Elvenes) 버스 정류장.]

 

   가는 길에 다리를 지나갔다. 물이 워낙 잔잔하여 호수로 알고 있었는데 지도를 보니 뵈크피오르덴(Bøkfjorden)이다. 바닷물이 들어와 있다. 언덕을 올라가니 엘베네스(Elvenes) 마을이 나온다. 버스정류장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였다.

 

[사진 412 : 노르웨이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바위 언덕. 여기서도 생명이 자란다.]

 

[사진 413 : 작은 풀들이 바위에서 자라고 있다.]

 

[사진 414 : 도로는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작은 마을.]

 

[사진 415 :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키르케네스(Kirkenes)의 철길.]

 

[사진 416 : 키르케네스로 가는 노선버스.]


   엘베네스를 출발하여 1시간을 걸어가니 키르케네스로 빠지는 교차로가 있는 헤셍(Hesseng)이 나타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철길이 있고 도로에 차가 많이 오간다.

 

[사진 417 : 여기서도 우리나라 상표의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다.]

 

[사진 418 : 헤셍(Hesseng)과 키르케네스를 연결하는 산책 및 자전거도로. 엔진이 있는 차량은 운행할 수 없다.] 

 

[사진 419 : 헤셍의 주택가.]

 

   여기서부터는 주택이 많이 있고 생활을 위한 기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도로에는 통행량이 많고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따로 있다. 주택가에는 깔끔하게 나무로 만든 집들이 줄지어져 있었다. 유리창은 얼마나 닦았는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여 집안이 보이고 담장이 있기는 하지만 낮다. 이런 분위기를 보니 일본과 비슷한 느낌이다.

 

[사진 420 : 철길은 도로와 나란히 간다. 철길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비뚤비뚤하다.]

 

   철길도 키르케네스까지 있는데 선로는 녹슬고 비뚤어져 있다. 이 철길은 과거 철광석 운반을 위하여 사용하였고 여객 열차는 운행되지 않았다.

 

[사진 421 : 푀르스테반(Førstevann) 호수에는 분수가 있다.]

 

[사진 422 : 키르케네스에서 주요 도시까지의 거리.]

 

[사진 423 : 키르케네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사진 424 : 바위 위에 있는 집.]

 

[사진 425 : 키르케네스 시내 전경.] 

 

   도로 옆으로는 호수가 3개가 연달아 있다. 마지막으로 있는 호수인 푀르스테반(Førstevann)에는 분수도 있다. 키르케네스 입구여서 주요 도시와의 거리가 적힌 표지판이 있다. 키르케네스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물론 반대쪽으로는 돌산 위에도 집이 있다. 전망은 좋은데 눈이 오는 겨울에는 위험하지 않을까?

 

[사진 426 : 리카호텔 키르케네스(Rica Hotel Kirkenes).]

 

   내가 예약한 리카호텔 키르케네스(Rica Hotel Kirkenes, http://www.rica.no )은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먼 거리를 걸어서 더 이상 갈 여력이 없었다.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갔다. NOK795.00(약 159,000원)이나 하는 엄청난 요금에 비하면 방은 작았다. 그래도 잘 꾸며져 있었고 화장실은 크고 바닥을 가열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러시아의 때를 벗기고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였다.

 

 

 

 


   다음으로 '노르웨이 - 후티루튼(Hurtigruten)을 타고 북극권 노르웨이 해안을 크루징'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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