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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노르웨이 - 후티루튼(Hurtigruten)을 타고 북극권 노르웨이 해안을 크루징

 

   오랜만에 혼자 방을 쓰니 편하게 잤다. 키르케네스(Kirkenes, http://www.kirkenesinfo.no )는 북위 69도 43분에 있어서 북극권 내에 있다. 5월 17일부터 7월 21일까지 백야(midnight sun, polar day)가 계속되고 11월 21일부터 1월 21일까지는 해가 뜨지 않는 밤(polar night)이 지속된다.

 

   아침을 먹고 호텔에서 나왔다. 체크아웃을 할 때에는 미니바(minibar)라고 하는 방에 있는 음료수나 과자를 먹었는지 물어만 본다. 그렇다고 미니바에 어떤 장치를 해 놓은 것도 아니었다.

 

[사진 427 : 키르케네스 중심가 및 항구로 내려가는 길.]

 

[사진 428 : 키르케네스 중심에 있는 광장.]

 

[사진 429 : 키르케네스 중심 상점가. 토요일 오전이라서 관광객들만 간간히 오간다.]

 

[사진 430 : 키르케네스에서 가장 큰 상가. 우체국도 같은 건물에 있다.]

 

[사진 431 : 간판이 작아서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는 은행. 밖에는 현금자동지급기(ATM)가 있다.]

 

[사진 432 : 도시를 걸어다니는 새. 요란한 소리로 운다.]

 

   걸어서 시내로 내려갔다. 키르케네스는 인구가 겨우 3,300명 정도인 작은 도시이다. 헤셍(Hesseng)을 포함한 근교 지역까지 합쳐도 약 7,300명이다. 그래도 키르케네스 중심가에는 상가가 있고 은행도 있어서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 있다. 은행에서 국제현금카드를 이용하여 노르웨이 돈을 뽑았다. 토요일이라서 현지인보다는 관광객들이 많이 오간다.

 

[사진 433 : 1944년 소련군에 의하여 키르케네스의 나치 독일이 물러난 사건을 기념하는 러시아 기념탑(Russian Monument).]

 

[사진 434 : 유럽의 일반 가정집의 마당에도 운동 시설을 갖추고 있다.]

 

   후티루튼(Hurtigruten)을 타야하므로 항구로 향하였다. 가는 길에 러시아 기념탑(Russian Monument)이 있다. 노르웨이는 2차 대전 기간에 나치 독일에 패하여 대부분의 지방이 점령당하였다. 이곳 키르케네스는 1944년에 러시아에 의하여 나치 독일이 물러나서 되찾았다. 2차 대전 동안에 키르케네스는 엄청난 폭격을 받았고 전쟁 후에 다시 재건되었다. 그런 관계로 키르케네스는 유럽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오래된 건물은 보기 힘들다.

 

[사진 435 : 항구에 있는 대형할인점 레마1000(REMA1000).]

 

   항구에는 대형 할인 마트인 레마1000(REMA1000, http://www.rema.no )이 있다. 들어가서 배 안에서 먹을 음식과 음료수를 구입하였다. 예상은 하였지만 물가가 엄청나게 비싸다. 대부분의 물건이 우리나라의 2배가 넘는 가격이다. 우리나라보다 약간 저렴한 러시아에서 넘어왔으니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았다.

 

 

[사진 436 : 집은 언덕에 가지런히 모여 있다.]

 

[사진 437 : 키르케네스항에 정박 중인 MS폴라뤼스(Polarlys)호.]

 

[그림 438 : 후티루튼 승선권.]

 

   이미 후티루튼 배가 정박하고 있다. 배를 타기 위하여 매표소를 찾았지만 없다. 배의 탑승구에서 문의하여 보니 로비에서 승선권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일단 배에 승선하였다. 로비에서는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더니 학생 할인 승선권으로 끊어준다. 엄청나게 비싼 요금으로 고민하였는데 11만원 가까이 절약할 수 있었다. 학생 할인이 되면 50% 할인된다.

 

   후티루튼(Hurtigruten, Norwegian Coastal Express, http://www.hurtigruten.com )는 노르웨이의 해운사의 이름이지만 이 회사에서 운행하는 노르웨이 서부와 북부 해안을 일주하는 페리도 의미한다. 베르겐(Bergen)에서 키르케네스까지 33개의 항구에 정박하면서 6박 7일 동안 간다. 노르웨이 국토가 해안을 따라서 좁고 길며 피오르드(fjord)로 해안선이 복잡하고 산악 지형이 많아서 지금도 지역 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편이다. 1980년대부터는 지역 간의 수송뿐 아니라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새로운 선박으로 교체하였다. 새로 도입된 선박은 승객 수송보다는 크루즈에 중점을 두어서 크고 화려하며 다양한 식당과 여러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관광객들을 위하여 항구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과 연계시키고 있으며 운항 시각표도 이에 맞추어서 짜 놓았다.

 

[사진 439 : MS폴라뤼스(Polarlys)호의 로비. 크루징을 겸하는 선박이라서 호텔의 로비 분위기로 꾸며놓았다.]

 

[사진 440 : 안전하고 편안한 항해를 책임지는 선원의 이름.]

 

[사진 441 : 배가 정박한 지역의 휘장을 모아놓았다.]

 

[사진 442 : 배 안의 통로는 화려하게 만들었고 창쪽으로는 의자와 탁자가 있어서 풍경을 보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사진 443 : 배가 가는 앞쪽을 볼 수 있는 전망 라운지.]

 

[사진 444 : 배가 뒤에서 본 북극해.]

 

   내가 탄 MS폴라뤼스(Polarlys)호는 1996년에 건조되었고 7층 높이의 선박이다. 737명을 태울 수 있고 침대는 479개가 있으며 차량은 35대를 운반할 수 있다. 배 안에는 코인락커(coin locker), 짐 보관소, 인터넷 라운지, 식당, 주점(bar), 어린이 놀이방, 전망 라운지, 휴게실 등이 갖추어져 있다. 장거리를 가는 승객들을 위하여 객실(cabin)도 있다. 물론 객실을 이용하려면 따로 요금을 더 내야 한다.

 

   내일 새벽에 노르카프(Nordkapp)에서 가까운 호닝스보그(Honningsvåg)에 내리므로 객실은 잡지 않았다. 4층 통로 전망대에 자리를 잡았다. 창쪽으로 의자와 탁자가 있고 콘센트까지 있었다. 무선인터넷은 요금을 내므로 쓸 수 없지만 노트북을 연결하여 여행을 정리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사실 속초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올 때에 뱃멀미로 고생을 하여서 이번에도 파도가 심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되었다. 다행히도 해안선이 복잡하여 배는 주로 섬 사이를 가서 파도는 거의 없었고 바다는 정말 잔잔하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부터 낮은 길지만 계속 구름이 낀 날씨여서 햇빛은 볼 수 없었는데 항해하면서 구름이 걷히어서 태양을 볼 수 있었다.

 

 

[사진 445 : 눈이 남아있는 바위 위에는 안테나 하나가 있다.]

 

[사진 446 : 바로 앞의 언덕에는 눈이 없지만 뒤에 보이는 언덕에는 눈이 곳곳에 남아있다.]

 

[사진 447 : 나무는 없고 바위에 눈이 남아있다.]

 

[사진 448 : 집 몇 채만 모여 있다. 긴긴 겨울에는 외롭지 않을까?]

 

[사진 449 : 등대만이 있는 작은 섬.]

 

   바다에는 곳곳에 바위로 된 섬이 떠 있었다. 아무 것도 없는 무인도도 있지만 등대가 있는 섬도 있고 등대는 물론 집이 몇 채 있는 섬도 있었다. 그런 섬에서는 전기나 수도 같은 생활에 필요한 기반 시설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사진 450 : 바다에 떠 있는 듯이 보이는  항구인 바르되(Vardø).]

 

   키르케네스를 출발한지 3시간 30분이 지나서 첫 정박지인 바르되(Vardø, http://www.vardo.kommune.no )에 도착하였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북동쪽에 있는 마을이다. 키르케네스와는 경도는 비슷하지만 위도가 더 높다. 북위 70도 20분이다. 여름인 7월 평균 기온이 9.1℃로 낮지만 겨울에는 멕시코 만류 덕분에 1월 평균 기온이 -5.6℃로 위도를 생각하면 따뜻하다. 겨울에도 바닷물이 얼지 않는 부동항이고 어업과 관광업이 이 마을의 주된 산업이다.

 

[사진 451 : 바르되항에는 많은 승객들이 있고 오른쪽에는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 452 : 노르웨이 앞바다를 지키는 경비정.]

 

   많은 승객들이 마을 구경을 위하여 밖으로 나간다. 항구에도 많은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고 무슨 행사가 있는지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여기서는 어린이들이 많이 탄다. 주말이라서 바르되로 외출을 나갔다가 집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이다. 내가 앉아있는 자리 옆에는 어린이 놀이방이 있어서 뛰노는 소리로 시끄럽다. 어린이들은 배 안에서는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뛰어 다닌다. 서양에서는 침대에서도 신발을 신은 상태로 잠자기도 한다고 들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유럽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북유럽에서는 기차 안에서도 신발을 신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바닥이 깨끗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배나 기차 안에서 바닥에 침을 뱉는 걸 보지 못하였다.

 

   어린이들은 나에게도 호기심을 가졌다. 배 안에는 내가 유일한 황인종인 것 같았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 노트북에서 표시되는 글자가 어느 나라 문자인지 물어보았다. 물론 영어로 이야기하였다. 북유럽에는 아기 빼고는 다 영어를 할 수 있다고까지 한다.

 

[사진 453 : 무인 등대만 하나 있는 바다 위에 노출된 바위.]

 

[사진 454 : 사람은 살지 않는 듯한 섬.]

 

[사진 455 : 뒤에 있는 언덕에는 많은 눈이 남아있다.]

 

   배는 서쪽으로 향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는 변함이 없다. 바위로 된 섬이 가끔씩 나타나고 육지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남아있다. 여기서는 여름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아서는 아직도 겨울이다. 기온도 우리나라 늦가을이나 초봄과 비슷하여 춥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반팔은 볼 수 없고 두꺼운 점퍼를 입고 다닌다.


[사진 456 : 뒤로는 언덕에 송신탑이 있는 작은 마을인 보츠피오르드(Båtsfjord).]

 

[사진 457 : 바닷가에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다.]

 

   오후 8시에는 보츠피오르드(Båtsfjord, http://www.batsfjord.kommune.no )에 정박하였다. 이곳도 어촌으로 마을 뒤에는 눈이 쌓인 언덕이 있다. 어린이들은 여기서 다 내렸다. 이제는 저녁을 먹기 위한 줄이 길어져서 통로는 혼잡하다.

 

   밤 10시가 넘어가면서 밖은 여전히 밝지만 승객들은 취침을 위하여 객실에 들어가기 시작하여 내가 있는 전망대는 한산해졌다. 짐을 챙겨서 7층 파노라마 라운지로 향하였다. 이곳에는 긴 소파가 있어서 누워서 잘 수 있다.

 

 

 

 

 

   다음으로는 '노르웨이 - 노르카프(Nordkapp)로 가는 관문 호닝스보그(Honningsvåg)'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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