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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노르웨이 - 페리를 타고 피오르드를 건너는 나르비크(Narvik)로 가는 버스

 

   보되역(Bodø Stasjon, Bodø Station)에 가니 페우스케(Fauske)로 가는 열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노르웨이의 열차는 운행하지 않지만 노르웨이에서 가장 북쪽의 철길이 있는 나르비크(Narvik)로 가려면 노선버스를 타야 한다. 나르비크로 가는 버스는 페우스케를 거쳐서 가므로 굳이 보되에서 탈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이 버스는 유레일패스로 할인을 받을 수 없어서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페우스케에서 타는 게 유리하다.

 

[사진 2679 : 보되역은 선로 끝이 막혀 있어서 차량의 끝부분을 볼 수 있다.]

 

[사진 2680 : 보되역에 유치되어 있는 객차. 왼쪽의 객차는 침대 차량이다.]

 

   노를란선에는 트론헤임(Trondheim)과 보되 간을 운행하는 장거리 열차 외에도 단거리로 운행하는 열차도 다니고 있다. 연선 인구가 많지 않아서 2량 편성의 디젤동차가 다닌다. 승강장에는 NSB BM93 2량 편성 디젤동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사진 2681 : 전철화가 되지 않은 로컬선에서 운행하는 틸팅 기능이 있는 NSB BM93 디젤동차.]

 

[사진 2682 : NSB BM93 디젤동차의 출입구. 노르웨이의 다른 차량에 비하여 계단이 적다.]

 

[사진 2683 : NSB BM93 디젤동차의 객실. 좌석은 방향을 전환할 수는 없지만 리클라이닝은 물론 테이블까지 있다.] 

 

   NSB BM93 디젤동차는 디젤기관차에 객차를 연결하는 열차를 대체하기 위하여 2000~2002년에 봄바디어(Bombardier)에서 제작되었으며 기본 2량 편성이고 최고속도는 140km/h이다. 봄바디어의 탈렌트(Talent) 모델에 해당되어 우리나라 KTX 차량처럼 연접대차(Jacobs bogie)를 가지고 있어서 편성 내에서는 차량 간의 이동이 편하지만 차량을 분리하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타고 내리기에 편하도록 다른 차량에 비하여는 높이가 낮고 운전실 부근과 차량 간의 통로 부근은 높게 되어 있다. 또한 틸팅 차량이어서 5°까지 기울어질 수 있다. 이런 성능 때문에 한때 주간에 운행하는 트론헤임~보되 간의 장거리 열차로 운용되었으나 승차감이 좋지 못하다는 승객들의 불만으로 소요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디젤기관차가 견인하는 객차 열차로 다시 복귀하였다.

 

[사진 2684 : 1962년에 세워진 오테로가(Oteråga)역 건물.]

 

[사진 2685 : 보되~페우스케 구간은 살트피오르드(Saltfjorden, Saltfjord)를 따라서 간다.]

 

[사진 2686 : 페우스케역(Fauske Stasjon, Fauske Station) 역명판.] 

 

   보되역을 출발한 열차는 살트피오르드(Saltfjorden, Saltfjord)를 따라서 달린다. 해안선을 따라서 가다보니 커브가 많아서 열차의 속도는 빠르지 않다. 45분만에 페우스케역(Fauske Stasjon, Fauske Station)에 도착하였다.

 

[사진 2687 : 페우스케역에 정차하고 있는 트론헤임에서 보되까지 가는 장거리 열차.]

 

[사진 2688 : 페우스케역에 정차하고 있는 NSB BM93 디젤동차.]

 

[사진 2689 : 일부는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페우스케역 건물.]

 

[사진 2690 : 페우스케역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 및 주차장.] 

 

   페우스케역은 2면 2선의 승강장이 있다. 역 건물에는 작은 식당과 매표소가 있으며 자동발매기 1대 설치되어 있다. 역에 있는 주차장에서는 노선버스가 정차한다. 나르비크로 가는 버스도 이곳에서 탈 수 있다.

 

[사진 2691 : 페우스케역에서 마을로 가는 길에는 자전거 및 도보 전용 도로가 따로 있다.]

 

[사진 2692 : 페우스케 곳곳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이 있다.]

 

[사진 2693 : 페우스케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살트피오르드(Saltfjorden, Saltfjord)를 볼 수 있다.]

 

[사진 2694 : 아름다운 돌로 만든 페우스케 기념비.]

 

[사진 2695 : 주유소에는 북유럽에서 보기 드문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이 있다.] 

 

   시계를 보니 계획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하였다. 페우스케역은 마을과 떨어져 있어서 더 이상 볼거리가 없었다. 걸어서 페우스케 마을로 향하였다.


   페우스케(Fauske, http://www.fauske.kommune.no )는 대리석(marble)과 백운암(dolomite)으로 유명한 마을로 근처에는 채석장이 있다. 마을 곳곳에는 예쁜 대리석으로 만든 조형물이 있었다. 인구 6,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라서 규모는 크지 않다. 마을에는 호수 같이 잔잔한 살트피오르드가 있다. 작은 마을이지만 마트가 3군데가 성업 중이었다.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역 광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버스는 하루에 2회만 있어서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페우스케에서 나르비크까지는 5시간이 가까이 걸리므로 보되에서 나르비크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미리 계획한다면 항공편 이용이 더 저렴하고 시간도 훨씬 적게 걸린다.

 

[사진 2696 : 페우스케에서 나르비크(Narvik)까지 운행하는 노르웨이 버스익스프레스(NOR-WAY Bussekspress)의 버스.] 

 

   시간에 맞추어서 노르웨이 버스익스프레스(NOR-WAY Bussekspress, http://www.nor-way.no ) 소속의 버스가 들어왔다. 페우스케에서 열차와의 환승을 위하여 40분간 정차한다. 운전사가 나와서 짐칸을 열어준다. 가방을 짐칸에 넣어버리고 버스 안에서 기다렸다. 승객이 많아서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진 2697 : 산에는 나무가 없고 모두 바위로 되어 있다.] 

 

   버스는 페우스케역을 출발하였다. 예상처럼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로 달린다. 길은 구불구불하여 속도를 많이 낼 수 없다. 밤은 되지 않지만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어둡다. 1시간 넘게 달리다가 버스가 도로 사이에 멈추었다. 옆에는 나르비크에서 온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두 버스 사이에 운전사 교대가 이루어졌다. 대부분 끝까지 운전을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럽에서는 노선의 중간에 반대 방향으로 온 차량의 승무원과 교대를 하여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노르웨이에서 동서 간의 거리가 짧은 지역이라서 페우스케에서 나르비크로 가는 길은 하나 밖에 없지만 중간에는 다른 마을로 빠지는 지선 도로가 있다. 지선 도로가 나누어지는 장소에는 정류장이 있고 갈아탈 수 있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지만 이용하는 승객들이 편리하도록 시각표를 짜 놓은 셈이다.

 

[사진 2698 : 하마뢰이(Hamarøy) 마을 중앙에 게양된 국기.]

 

[사진 2699 : 나무 밑의 다양한 인형.]

 

   장거리를 가는 버스여서 운전사는 물론 승객들도 휴식이 필요하다. 버스는 하마뢰이(Hamarøy)에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시설을 갖춘 장소는 아니어서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에 가서 구입하고 화장실은 옆에 있는 호텔을 이용한다. 승객들도 답답한지 모두 버스 밖으로 나와서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마신다.

 

[사진 2700 : 스카베르예트(Skarberget)로 가는 페리에 타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 

 

   다시 버스는 달린다. 1시간 정도 가니 앞에 차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고 도로가 더 이상 없다. 어떻게 된 것일까? 잠시 후 버스가 움직이더니 페리 안으로 들어간다. 다른 차량과는 달리 노선버스에게 우선권이 주어져서 페리에 가장 먼저 들어간다. 나중에 페리에서 내릴 때에는 들어간 순서대로 나가게 된다. 모든 승객은 버스에서 내려서 페리 안의 객실로 들어갔다.

 

   튀스피오르드(Tysfjorden, Tysfjord)를 지나는 구간인 봉네스(Bognes)~스카베르예트(Skarberget) 간은 도로가 없어서 페리를 타고 간다. 튀스피오르드는 가장 깊은 장소가 897m나 되어서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깊은 피오르드이다. 피오르드는 스웨덴 국경까지 뻗어 있어서 교통에는 엄청난 장애물이다. 깊어서 터널을 뚫기는 힘들고 다리를 놓으려고 하면 거리가 제법 멀어서 페리로 이동하도록 되어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날씨가 좋지 못하여 페리가 오갈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스웨덴을 거쳐서 엄청난 거리를 돌아서 가야 한다.

 

[사진 2701 : 멜쇼른호(M/S Melshorn) 갑판에서 본 봉네스(Bognes) 방면. 페리가 항구에 접안하면 도로로 바로 빠져나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진 2702 : 페리의 갑판에는 차량이 줄을 서서 주차하여 있다.]

 

[사진 2703 : 페리 위의 경사로에도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 2704 : 멜쇼른호의 각종 증명서와 안내.]

 

[사진 2705 : 편안한 의자가 놓여 있는 멜쇼른호의 객실.]

 

   페리는 후티루튼(Hurtigruten, Norwegian Coastal Express, http://www.hurtigruten.com )에서 운용하는 멜쇼른호(M/S Melshorn)이다. 페리는 크지는 않지만 갑판에는 차량을 싣고 그 아래에는 대합실과 작은 식당이 있다. 식당에는 간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페리를 타고 가는 시간은 25분 정도이다. 금방 도착 안내 방송이 나오고 승객들은 다시 자신이 타고 온 차량으로 돌아간다. 페리에 탄 순서대로 나오기 때문에 내가 탄 버스가 가장 먼저 페리에서 나왔다. 그러나 항구 앞의 버스정류장에서 타는 승객이 있어서 실제로는 가장 늦게 나온 셈이 되었다.

 

[사진 2706 : 버스 1대만 보이는 나르비크 버스터미널 승강장.]

 

[사진 2707 : 나르비크 버스터미널에는 긴 의자와 시각표만 있다.]

 

[사진 2708 : 나르비크 버스터미널이 1층에 있는 쇼핑몰 암피(AMFI).]

 

[사진 2709 : 암피 옆에는 전철화된 철길이 나르비크 항구로 이어진다.] 

 

   페리에서 나와서도 도로는 좁고 구불구불하다. 오후 11시가 넘어서 종점인 나르비크(Narvik)에 도착하였다. 나르비크 버스터미널은 암피(AMFI, http://www.amfi.no )라는 쇼핑몰에 있는데 매표소는 없고 의자만 달랑 놓여 있고 벽에는 작은 글자로 운행하는 버스의 시각표가 붙어 있다. 그래도 버스정류장까지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서 비가 내려도 맞지 않고 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사진 2710 : 나르비크에서 숙박한 스포르엔예스테고르(Spor 1 Gjestegård).] 

 

   백야가 계속되는 기간이라서 여전히 밝지만 늦은 시간이라서 숙소로 바로 갔다. 숙소인 스포르엔예스테고르(Spor 1 Gjestegård, http://www.spor1.no )에는 주인이 늦게 도착하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밖은 밝지만 방에는 두꺼운 커튼이 있어서 어두웠다. 무사히 도착한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노르웨이 - 철광석을 기차에서 배로 옮겨 싣는 항구도시 나르비크(Narvik)'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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