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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의 천년고도였던 경주에는 유명한 문화재가 많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불국사(佛國寺, http://www.bulguksa.or.kr )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으로도 등록되어 있다. 이런 불국사의 이름을 딴 역이 있으니 바로 동해남부선의 불국사역(佛國寺驛)이다. 역의 이름과는 달리 불국사와는 3.5km나 떨어져 있어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불국사로 갈 수 있다. 지하철역이었다면 불국사 입구역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렇지만 과거 도로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불국사역에서 기차에서 내려서 걷거나 버스를 타고 불국사로 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잘못된 역명은 아니라고 본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경주시 불국동(佛國洞, http://bg.gyeongju.go.kr )에 있어서 지역 주민들은 불국역이라고도 한다. 일본에는 절 이름이 그대로 마을 이름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절을 뜻하는 '사(寺)'를 빼고 마을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불국사역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과거에 화물을 싣었던 승강장이 따로 있다. 더위나 추위를 피하였던 승강장 위의 작은 대합실이 그래도 남아 있다. 정차하는 열차의 차량 수가 적어져서 이에 맞추어서 승강장 일부만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고 나머지는 과거에 사용하던 그래도 흙으로 덮여 있다.

 

 

   불국사역의 이정표는 과거에 쓰던 게 그래도 남아 있다. 불국사역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현재 불국사의 공식적인 로마자 표기는 'Bulguksa'이다. 그러나 이정표에는 과거에 사용하던 'Pulguksa'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주의 관광지인 불국사의 관문인 역이라는 걸 감안하면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혼란을 막기 위하여 하나로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

 

 

   불국사역은 과거의 화려했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경주의 문화 유적에 관심이 많아서 자주 경주를 방문하였고 이곳 불국사역을 이용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역에는 화려한 조명 기구가 있다. 지금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녹이 슬고 닳았지만 화려한 모습을 그대로 남아 있다.

 

 

   다른 역처럼 역 구내에는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다. 딱딱한 유리로 만든 궁전보다 곳곳에 나무가 심어져 있고 풀이 자라는 이런 역이 더 정감이 간다.

 

 

   불국사역의 대합실은 최근에 정비가 된 모습이었다. 페인트로 벽을 밝게 칠하였고 편안한 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그래도 난방은 요즈음에 많이 사용하지 않는 석유난로를 사용하고 있다. 승강장과 연결되는 문에는 부산이나 울산에서 온 승객들은 마지막 열차 시각을 확인하라는 안내문이 있다. 불국사와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불국사역은 부산이나 울산에서 당일 치기로 오는 장소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현재 불국사역에는 무궁화호 일부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이용객의 특성상 오전에는 상행 열차가 많고 오후에는 하행 열차가 많다. 벽에는 역 이름이 나온 불국사의 사진과 함께 설명이 있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방문하였다는 역이지만 줄어드는 승객에는 당할 수 없어서 결국은 2008년 1월 15일에 위탁판매소가 되었다. 코레일 직원이 상주하지 않고 역 업무를 위탁하였다. 조금이라도 수입을 늘리기 위하여 역에는 음료수와 과자를 판매하고 있어서 매점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 약간 어설프다는 느낌이 들고 이렇게 해서 얼마나 수익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차라리 24시간 편의점 체인을 유치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편의점에서는 공과금을 내고 택배까지 받는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데 철도 승차권 판매 정도는 어려운 업무가 아닐 것이다. 덴마크에서 역 안에 있는 편의점의 계산대에 시각표가 있고 점원에게 이야기하면 승차권을 발매하여 주었던 생각이 난다.

 

 

   다른 역에서는 매표소에 이야기해야 스탬프를 찍을 수 있지만 불국사역에서는 대합실 한쪽에 은행에서 볼 수 있는 탁자가 있고 기념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다.

 

 

   불국사역 건물은 전통적인 한옥 양식으로 되어 있다. 벽은 나무로 되어 있는데 페인트로 칠하여 놓기는 하였지만 오래된 흔적을 가릴 수는 없었다. 역 광장에는 작은 주차장이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안쪽으로는 자전거 주차장과 우물이 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불국사역은 동해안을 따라 있는 7번 국도 옆에 있다. 작은 이정표가 있는데 언제 만들었는지 'Pulguksa'라고 이전의 로마자 표기로 되어 있다.

 

 

  불국사역 앞의 교차로는 7번 국도에서 불국사로 들어가는 길이 나누어진다. 교차로 안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주로 차량의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공원에는 기념비가 설치되어 있다. 기념비의 상태로 보아서는 오래된 느낌이 난다.

 

 

   불국사역 앞의 버스정류장은 경주의 이미지에 맞게 기와 지붕으로 되어 있다. 중국인의 방문이 많은지 한자는 중국의 간체를 사용하고 있다. 역은 '잔[站]'으로 표시하고 관광호텔은 '뤼유빈관[旅游宾馆]'이라고 표시하였다.

 

 

   불국사역을 방문하면서 과거의 화려한 모습이 남아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공원이 흔하지 않았던 시절에 로타리에 공원을 꾸며 놓았고 역과 주변에는 화려한 무늬가 있는 가로등을 설치하여 놓았다. 그렇지만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이고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세계유산이 있는 지역임을 감안할 때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경주시에서 신경을 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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