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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스웨덴 - 스웨덴에서 가장 빠른 틸팅 열차(tilting train)인 X2000 승차


   아침에 일어나서 밖을 보니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텔레비전을 보니 장마 전선이 스웨덴에 걸쳐 있다. 여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8월에 장마가 오나? 아침 식사를 하고 웁살라 중앙역(Uppsala Central Station)으로 향하였다. 우산이 없어서 비를 그대로 맞고 가야 했다. 비가 오니 여름이 무색하게 추워서 늦가을이나 초봄 같다.

 

[사진 3574 : 웁살라 중앙역(Uppsala Central Station)에서는 역 시설 개량 공사를 하고 있다.]

 

[사진 3575 : 웁살라 중앙역 승강장의 열차 출발 안내.]

 

[사진 3576 :  X2000 열차가 웁살라 중앙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렸다. 이번에 타는 열차는 스웨덴이 자랑하는 고속 틸팅 열차인 X2000이다. X2000은 열차명이고 모델명은 X2이다. 스웨덴은 인구 밀도가 높지 않아서 서유럽처럼 대량 수송을 위한 고속 신선을 짓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기존선을 최대한 활용하고 곳곳에 있는 커브에서 속도를 더 높여서 달리기 위하여 차체가 기울어져서 원심력을 상쇄할 수 있는 틸팅 열차(tilting train)를 제작하게 되었다. 시험 주행에서는 276km/h까지 달릴 수 있었으나 스웨덴 선로 사정상 최고속도 200km/h로 달리고 있다. ABB(현재는 봄바디어 교통(Bombardier Transportation, http://www.bombardier.com/en/transportation ))에서 제작하여 1990년에 처음으로 투입되었는데 당시에는 1등석만 있고 식사를 제공하는 스웨덴에서는 최고급 열차였다. 그렇지만 차량이 계속 도입되면서 1995년부터는 2등석이 도입되었다.

 

   2000~2004년 동안은 노르웨이의 오슬로(Oslo)와 스톡홀름(Stockholm)을 연결하는 구간에도 운행하였지만 저가 항공에 밀려서 지금은 덴마크(Denmark)의 코펜하겐(København, Copenhagen) 이외에는 국제선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현재 X2000은 스웨덴의 3대 도시인 스톡홀름(Stockholm), 예테보리(Göteborg, Gothenburg), 말뫼(Malmö)를 연결하는 노선에서 집중적으로 운행하며 시간 단축 효과도 크다.

 

[사진 3577 : X2000 편성의 가장 앞에는 운전실이 있는 객차가 있다.]

 

[사진 3578 : X2000 편성의 다른 쪽 끝에는 전기기관차가 있어서 밀어준다.]

 

[사진 3579 : X2000 편성에는 식당차인 비스트로(Bistro)가 있다.]

 

[사진 3580 : X2000 차량의 출입구. 승강장이 낮아서 계단이 있다.] 


   얼핏 보면 전동차같이 생겼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의 KTX와 마찬가지로 전기기관차에 객차가 연결되어 있는 형식이다. 양쪽 끝에 전기기관차가 있는 KTX와는 달리 한쪽 끝에만 전기기관차가 있고 반대쪽 끝에는 운전실이 있는 객차가 연결되어 있다. 내가 탄 열차는 객차가 6량 연결되어 있었다. 물론 수요가 많은 노선에서는 두 편성이 연결되어 운행하며 중간에서 분리하거나 연결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모두 43편성이 만들어졌으며 이중에서 14편성은 교류 25kV 50Hz에 대응하는 설비가 있어서 덴마크 철도의 전철화 구간에서도 달릴 수 있다.


   해외에 수출하기 위하여 미국과 호주에 일시적으로 한 편성을 빌려주기도 하였으나 실제 수출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중국에서 차량을 빌려가서 신시수(新时速, New Speed)라는 이름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X2000의 기술은 노르웨이의 NSB BM71과 BM73 전동차 개발에 활용되었다.

 

[그림 3581 : 웁살라 중앙역에서 외스터순 중앙역(Östersund Central Station)까지 이용한 X2000 지정석권.] 


   스웨덴의 최고급 열차이니만큼 유레일패스(Eurail Pass)가 있어도 그냥 탈 수 없다. 1등석(First Class)의 경우에는 예약비로 150스웨덴크로나(약 25,980원)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식사와 무선인터넷(Wireless Internet) 이용료가 포함되어 있다. 지정석권에는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비밀번호가 인쇄되어 있다. 물론 위성을 통하여 인터넷을 하므로 속도는 느리고 잘 끊어진다.

 

[사진 3582 : X2000 1등석 내부. 좌석이 2X1로 배열되어 있다.]


   1등석은 2X1로 좌석이 배열되어 있다. 좌석은 방향 전환은 할 수 없고 뒤로는 전혀 넘어가지 않는다. 좌석은 새로 단장한 걸로 보이는데 정작 내 자리 옆은 창문이 없어서 밖을 볼 수 없다. 열차가 출발하니 바로 식사가 나온다. 이런 경우는 참 난감하다. 이미 숙소에서 아침을 충분히 먹었는데.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 먹고 나니 갑자기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졸린다. 식사와는 별도로 차내에는 음료수와 과일도 준비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더 먹고 마실 수 있다.


   예블레(Gävle)에는 내륙으로 가는 더 빠른 철길이 있지만 내가 탄 열차는 중간에 승객이 많이 타고 내리는 순스발(Sundsvall)에 정차하기 위하여 해안으로 돌아서 가는 철길로 달린다. 단선 전철화 구간이어서 열차는 속도를 많이 내지 못하고 중간에 신호장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열차와 교행을 하기도 한다. 철길은 바다에서는 떨어져 있어서 순스발 근처를 제외하고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동해남부선이 이름과는 달리 바다를 볼 수 있는 구간이 얼마 되지 않듯이.

 

[사진 3583 : 순스발 중앙역(Sundsvall Central Station)에는 그린카고(Green Cargo)의 전기기관차와 X2000 차량이 유치되어 있다.]

 

[사진 3584~3593 : 호수와 밭과 숲이 어우러지는 순스발(Sundsvall)~옹예(Ånge) 구간의 경치.] 


   순스발 중앙역(Sundsvall Central Station)에서부터는 미트바난(Mittbanan)이라는 스웨덴을 동서로 연결하며 노르웨이까지 연결되는 철길로 들어선다. 왼쪽으로는 호수가 보이고 선로에는 커브가 많아서 열차는 속도를 줄여서 달린다. 철길 바로 옆에 있는데 호수의 물이 늘어나면 괜찮은지 모르겠다. 호수 주변에는 숲과 풀밭이 있는데 집은 띄엄띄엄 있다. 무슨 이유인지 서행하여 가다가 륭가베르크(Ljungaverk)에서 화물 열차와 교행하고 나서 속도를 내어서 달린다. 고속선도 아니고 기존선의 단선을 여러 열차와 같이 사용하면서 운행을 하니 이런 제약도 있다.

 

[사진 3594 : 옹예역(Ånge Station) 선로에는 화차가 유치되어 있다.]

 

[사진 3595 : 넓은 호수에는 주변에 숲만 있고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옹예역(Ånge Station)에서 예블레(Gävle)에서 내륙으로 바로 오는 노라 스탐바난(Norra stambanan)과 만나고 여기서부터는 짧지만 복선 전철화 구간이다. 호수를 따라가는 구간은 많지 않지만 곳곳에 호수가 있는 건 변함이 없다.

 

[사진 3596 : 북부노를란드본선(Stambanan genom övre Norrland, The mainline through upper Norrland)이 분기되는 브래케역(Bräcke Station) 옆에는 호수가 있다.]

 

[사진 3597 : 호수에는 나무가 빽빽하게 있는 작은 섬이 있다.]

 

[사진 3598 : 호수 주변에는 숲이 많고 한쪽에는 마을도 있다.]

 

[사진 3599 : 호수 옆에 있는 신호장에서 잠시 정차하고 있다.] 


   브래케역(Bräcke Station)을 출발하면 오른쪽으로 북부노를란드본선(Stambanan genom övre Norrland, The mainline through upper Norrland)이 분기된다. 왼쪽으로 계속하여 호수가 이어지고 호수 사이를 지나가기도 한다. 호수가 직선으로 되어 있지 않으니 곳곳에 커브가 있어서 천천히 기울어져서 통과한다. 스웨덴에서 다섯번째로 크다는 스토르셴(Storsjön)이라는 호수가 나타나면 열차는 외스터순 중앙역(Östersund Central Station)에 도착한다.

 

 

 

 


   다음으로는 '스웨덴 - 스웨덴 내륙에 있는 옘틀란(Jämtland)에서 유일한 도시인 외스터순(Östersund) 둘러보기'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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