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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스웨덴 - 스웨덴 내륙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인란스바난(Inlandsbanan, The Inland Railway)


   아침에 눈을 뜨니 오전 6시 30분이었다. 간단하게 준비를 하여 숙소에서 나왔다. 여름이 무색하게 춥고 입김이 나온다. 게다가 어제 이발을 하여서 머리카락 사이로 찬바람이 쌩쌩 들어온다.


   오늘은 스웨덴 최고의 관광 철도인 인란스바난(Inlandsbanan, The Inland Railway, http://www.inlandsbanan.se )을 탄다. 우리나라에는 인란스바난에 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니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자 한다.

 

[그림 3633 : 인란스바난(Inlandsbanan, The Inland Railway) 안내 팸플릿. 최신판은 그랜드노르딕여행(Grand Nordic Travel, http://www.grandnordic.se )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그림 3634 : 인란스바난 노선도. 남쪽의 점선으로 된 구간은 현재 열차가 다니지 않는다.]


   인란스바난은 크리스티네함(Kristinehamn)에서 무라(Mora), 스베그(Sveg), 외스터순(Östersund), 빌헬미나(Vilhelmina), 요크모크(Jokkmokk)를 거쳐서 북극권 안에 있는 옐리바레(Gällivare)까지 이어지는  1,289km의 철길이다. 스웨덴의 내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서쪽으로는 산맥을 넘으면 노르웨이가 있다.


   인란스바난은 개발이 전혀 되지 않았던 스웨덴 내륙 지방을 개척하고 자원을 수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되었다. 1894년에 악셀 라페(Axel Rappe)가 스웨덴 의회에 제안을 하였고 1907년에 처음으로 외스터순과 울릭스포르스(Ulriksfors)를 연결하는 구간의 공사를 시작하였다. 계속하여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사철을 매입하면서 노선이 늘어났다. 사람이 전혀 살지 않아서 도로는 없으며 숲과 호수가 이어지고 겨울이 되면 추위와 많은 눈 등으로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1924년에 전선 개통을 예상하였다. 그러나 당시 유럽에는 전쟁이 일어나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공사는 점점 늦어져서 결국 1937년 8월 6일에 전구간이 완성되었다.


   이렇게 30년 동안 공사를 하여서 완성되었지만 철도의 강력한 경쟁자인 자동차가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승객과 화물이 계속하여 줄어들고 수익이 나지 않자 열차 운행도 그에 맞게 줄어들었다. 1990년대에 당시 국영철도였던 SJ(Statens Järnvägar, Swedish State Railways)는 인란스바난에서 열차 운행을 포기하려고 했고 여기에 반발하여 연선 주민들은 물론 스웨덴 전국에서 인란스바난을 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서 15개 연선 지자체들이 연합하여 철도를 관리하는 인란스바난사(Inlandsbanan AB)를 만들어서 1993년부터 업무를 개시하였다.


   현재는 인란스바난 남쪽의 필립스타드(Filipstad)~무라 스트란드(Mora Strand) 구간은 이미 1969년에 열차 운행을 중단하여서 버스 대행 수송을 하고 있다. 일부 복구된 구간에서는 레일 바이크(Rail bike)가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구간의 정기 열차는 외스터순을 중심으로 여름에 하루에 1왕복만 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거리가 짧은 외스터순~무라 스트란드 구간은 아침에 외스터순을 출발하여 오후에 돌아오는 시각표로 되어 있으며 외스터순~옐리바레 구간은 아침 일찍 양방향에서 출발하여 오후 늦게 도착하는 일정으로 시각표가 짜여 있다. 여객 열차 운영 및 여행 상품 판매 등의 업무는 그랜드노르딕여행(Grand Nordic Travel, http://www.grandnordic.se )에서 맡고 있다. 물론 이와는 별도로 계절에 따라서 패키지 투어(Package tour) 상품에 인란스바난이 들어가 있어서 임시 열차가 다니고 있는데 그랜드노르딕여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영상 3635 : 인란스바난 여행 홍보 동영상(영어).]


   물론 지금도 인란스바난에는 화물 열차도 계속하여 운행하고 있으며 스웨덴 정부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친환경 철도를 많이 이용하도록 장려하면서 해마다 수송량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건설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인란스바난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스웨덴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에는 유레일패스(Eurail Pass)가 있으면 인란스바난 전선을 2주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인란스바난 카드(Inlandsbanan Card)를 25% 할인하여 살 수 있었다. 2009년 기준으로 할 때 인란스바난 카드 가격은 1,450스웨덴크로나(약 254,290원)이므로 할인이 된다고 하여도 매우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유레일패스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열차가 하루에 한 번 있는 인란스바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건 낭비이다. 그러나 2008년부터는 유레일패스와 인터레일패스(Inter Rail Pass)를 사용할 수 있게 바뀌어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 3636 : 외스터순 배스트라역(Östersund Västra Station)의 열차 출발 및 도착 안내.] 


   걸어서 외스터순 배스트라역(Östersund Västra Station)에 도착하였다. 몇몇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무라(Mora)로 향하는 인란스바난의 Y1 디젤동차 2량 편성이 들어온다. 앞뒤로 운전실이 있는 차량이고 차량 사이에는 통로가 없다. 무슨 이유인지 앞의 차량에만 승객을 태운다. 차고는 외스터순 중앙역(Östersund Central Station)에 있고 이 역까지는 회송되어 왔으니 방향을 바꾸어서 간다.

 

[사진 3637 : 인란스바난에서 운용하는 Y1 디젤동차.]

 

[사진 3638 : 내가 탄 Y1 디젤동차는 칼마 베륵스타드사(Kalmar Verkstad AB, KVAB)에서 1980년에 제작되었다.]

 

[사진 3639 : Y1 디젤동차의 운전석.] 


   Y1 디젤동차는 디젤 액체식 디젤동차로 1979~1981년에 스웨덴의 칼마 베륵스타드사(Kalmar Verkstad AB, KVAB)와 피에트 페로비아리아(Fiat Ferroviaria)에서 생산되었다. 이탈리아(Italy)의 ALn668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피자레이서(Pizzaracer)’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으며 최고속도는 130km/h이다. 현재는 인란스바난을 비롯하여 스웨덴의 비전철화 로컬선에만 남아 있으며 크로아티아(Croatia), 세르비아(Serbia), 노르웨이(Norway), 코소보(Kosovo)에 중고로 수출되어서 운행을 계속 하고 있다.

 

[사진 3640 : 인란스바난에서 사용하는 Y1 디젤동차의 내부. 고정된 좌석이지만 테이블이 있다.]

 

[사진 3641 : 인란스바난 객실에는 식사 메뉴를 비롯한 여행과 관련되는 팸플릿이 비치되어 있다.] 


   인란스바난에서 운용하는 Y1 디젤동차는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고정된 좌석에 작은 테이블이 있고 1량 편성이지만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차내에는 스웨덴어, 영어, 독일어로 된 각종 팸플릿이 있어서 승객들이 꺼내어서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운전실에는 문이 있기는 하지만 인란스바난에서는 항상 개방하여서 승객들이 자유롭게 전망을 볼 수 있다.

 

[사진 3642 : 외스터순 중앙역(Östersund Central Station)에서는 스톡홀름(Stockholm)에서 스토를리엔(Storlien)으로 가는 야간열차와 교행한다.]


   잠시 가다가 외스터순 중앙역에 도착한다. 이 역에서는 스톡홀름(Stockholm)에서 온 야간열차와 교행한다. 승차하는 승객 중에는 야간열차에서 내린 사람도 있다. 오전에 각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있어서 승강장은 많은 사람들로 혼잡하다.

 

[사진 3643 : 풀밭 너머로 푸른 호수가 있다.]

 

[사진 3644 : 하코스역(Hackås Station)에는 눈이나 비를 피할 수 있는 나무로 만든 작은 대합실이 있다.]

 

[사진 3645 : 숲 사이로 호수가 내려다 보인다.]

 

[사진 3646 : 호수 가운데에는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는 섬이 있다.]

 

[사진 3647 : 철길 주변에는 벌목을 한 장소도 있다.]


   외스터순 중앙역에서 인란스바난이 바로 분기되지는 않고 브룬플로역(Brunflo Station)까지는 미트바난(Mittbanan)을 운행한다. 호수 옆을 속도를 내면서 달린다. 호수 이외에는 밭과 숲이 있는데 사람이 사는 집이 없고 원시림이 그대로 있는 곳도 많다. 물론 간간히 벌목을 하여서 나무 기둥만 남은 장소도 볼 수 있다. 시각표에는 정차역이 있지만 실제로는 타고 내리는 승객이 없으면 그냥 통과한다.


   차내에서는 차장의 안내 방송이 있었다. 스웨덴의 다른 열차와는 달리 스웨덴어, 영어, 독일어 순서대로 이루어진다. 승객들의 승차권을 확인하고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조사한다. 또한 식사 주문을 받고 주요 지점에서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장소에 대한 안내 방송을 하여서 일반 열차와는 달리 바쁘다. 물론 중요한 장소에서는 열차가 서행하거나 승객들을 내릴 수 있도록 정차하기도 한다. 가이드북에는 열차 속도가 늦다고 하지만 최고 90km/h까지 내고 식사나 관광으로 중간에 정차하는 시간이 길지만 표정속도는 50km/h가 넘는다. 스웨덴의 다른 노선에 비하여 늦을 뿐이다.

 

[사진 3648 : 나무로 지은 오사르나역(Åsarna Station) 건물.]

 

[사진 3649 : 오사르나역(Åsarna Station)에 정차 중인 인란스바나 열차.]

 

[사진 3650 : 화물 열차가 운행하므로 선로의 유효장은 길다. 곳곳에는 풀이 자라고 꽃이 피었다.]

 

[사진 3651 : 넓은 오사르나역 구내에는 낡은 버스와 디젤동차가 있다.]

 

[사진 3652 : 오사르나역 근처에 있는 한산한 국도. 길가에는 호텔과 식당이 있다.]

 

[사진 3653 : 아침 식사를 하는 식당.] 


   오전 8시 46분에 열차는 오사르나역(Åsarna Station)에 정차하였다. 이 역에서는 아침 식사로 30분 가까이 정차한다. 나는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아침을 신청하지 않았다. 덕분에 역 구내를 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다. 화물 열차가 운행하므로 선로 유효장은 길지만 승강장은 짧고 자갈만 깔려 있다. 역 구내는 매우 넓지만 비어있고 풀이 자라고 있다. 역 근처에는 국도가 있는데 포장은 잘 되어 있지만 지나가는 차는 보기 힘들다. 하긴 토요일 오전인데.

 

[사진 3654 : 철길은 숲 사이로 계속 이어진다.] 


   식사 시간이 끝나고 다시 열차는 출발하였다. 계속하여 숲 사이로 철길이 이어진다.

 

 

 

 


   다음으로는 '스웨덴 - 스베그(Sveg)를 지나서 한산한 간이역에서 갖는 간식 시간'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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