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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지노마츠바라역에 내렸으니 이제는 소나무 숲을 지나서 조용한 아침 바다를 감상합니다.

 

 

 

 


85. 2월 14일 - 니지노마츠바라[虹ノ松原]의 소나무 숲과 하얀 백사장의 바닷가 그리고 간이역


   치쿠히선의 원맨열차에서는 운전사가 승차권 집표가 운임 징수 등을 하지 않아서 모든 역에 직원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니지노마츠바라역은 무인역이었다. 직원은 없었고 낡은 역사만이 하나 있었다. 역사 안에는 승차권자동판매기가 한 대 있었고 여기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도난 사고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승차권자동판매기도 주위의 모든 역 승차권을 살 수 있는게 아니라서 일부는 도착역에서 정산하라고 나와 있었다. 이렇게 되면 무임승차가 많아지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역 건물은 작고 낡아서 승객들은 역의 안 보다는 승강장의 의자에 앉아서 열차를 기다렸다. 그래도 이 역은 열차가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고 전철화된 치쿠히선의 역 중 가장 승객이 적다고 하지만 그래도 계속 사람이 있다. 인적이 드문 간이역보다는 그래도 숫자는 적어도 사람 냄새가 나는 역이 더욱 정감이 간다.

 

  

   니지노마츠바라역은 무인역이 아니라 승차권 간이위탁역이다. 역 안에 승차권자동발매기도 있지만 흔히 역전이라고 하는 역 앞의 상점에서 승차권을 살 수 있다(구입한 승차권 보기). 우리나라의 경우 시외버스는 이런 방식으로 승차권 판매를 하는 걸 흔히 볼 수 있지만 아직 철도는 그렇지 못한데 철도공사에서도 무인역을 늘리기 보다도 이런 식으로 역 앞의 가게에 위탁을 하거나 역을 임대하여 상점이 들어서고 이곳에서 승차권 판매도 같이 하는 것도 고려하였으면 한다. 시골 지역의 역의 경우 마을 회관이나 JA 같은 일본농협회와 같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 역에 내린 건 바닷가를 보기 위함이다. 역을 나와서 폭이 좁은 도로를 따라 걸었다. 얼마 안 가서 도로는 오른쪽과 왼쪽으로만 갈 수 있고 직진은 불가능하다. 직진을 하면 소나무 숲 아래로 가는 길이다. 바닷가까지 도로가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어 보여서 소나무 숲 아래의 길로 걸었다. 아침이었지만 울창한 소나무 아래라서 좀 음산한 느낌이 들었다. 금방 소나무 숲은 끝나고 하얀 모래가 있는 백사장이 펼쳐지고 바다가 보였다.

 

  

   니지노마츠바라[虹ノ松原]는 카라츠만에 넓게 퍼진 소나무숲이다. 일본삼대소나무숲으로 특별경승[特別名勝, 토쿠베츠메이쇼]으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소나무숲이 아니라 카라츠 영주가 방풍과 방조를 위하여 심었다. 전체 길이가 5km에 달하고 바닷가에는 해수욕장이 있다. 심은 소나무는 검은색을 띠는 곰솔(학명 P. thunbergii)로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서도 서식하고 있다.

 

   계절이 겨울이라서 그런지 아침 이른 시간이고 주변에 인가가 없어서인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대도시의 바닷가를 어린 시절에 본 나에게는 항상 낯선 풍경이다. 바다는 약한 파도가 일고 있었다. 춥기보다는 상쾌한 바람도 불었다. 어제 침대열차에서 제대로 자지 못한 피로가 풀리는 듯 하였다.

 

  

   니지노마츠바라는 카라츠만에 위치하고 있어서 바다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육지가 튀어나와 있다. 바다 위에는 아무 것도 없으니 멀리까지 잘 보여서 시원한 경관으로 보여준다. 서쪽으로는 카라츠 시내가 있다. 시내 가운데에는 나무가 많고 지대가 높은 곳이 있는데 여기가 카라츠성이 위치한 곳이다. 일본에서도 수가 많지 않은 바닷가에 있는 성이다. 바닷물로 해자를 만든 타카마츠성의 흔적인 타마모공원[玉藻公園](제66편)보다도 경치가 좋을 듯 하다.

 

  

   바닷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역으로 되돌아갔다. 터널 같은 소나무숲을 다시 통과한다. 멀리 보이는 바닷가와는 달리 낮에도 어둡고 검은색을 띠는 소나무숲 아래를 가는 포장도 안되고 자연 상태로 된 길은 대조가 되지만 인공의 냄새가 나지 않는 자연 그대로라서 깨끗하다. 숲을 지나고 역에 도착하였다.

 

 

   출근 시간은 이미 지났지만 역에는 승객들이 있었다. 이곳은 후쿠오카에서 조금 먼 곳이라 주간에는 약 30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열차를 기다리면서 역을 둘러보았다. 허름한 역사만 있고 승강장으로 하나이지만 역 건너서 주택가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한편으로는 관광객이 많아서일까? 역 건물 한쪽 벽에는 낙서가 있었다. 낙서 중에는 큐슈에서 가장 이름이 아름다운 역이라고 써 놓은 것도 있었는데 우리말로 보아도 적절한 표현이다. 니지[虹]에 해당하는 한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무지개 홍’이므로 역 이름을 우리말로 풀어쓰면 무지개색의 소나무숲이 된다.

 


No. 94 철도편 : 니지노마츠바라[虹ノ松原] 8:53→치쿠젠마에바루[筑前前原] 9:26
열차번호 및 종별 : 328C 普通, 거리 : 24.8km, 편성 : 103系 3兩(ワンマン, 6号車 クハ103-1514)

 


   열차를 타고 후쿠오카로 되돌아간다. 출근 시간대가 지나서 서 가는 사람은 없지만 앉는 자리는 꽉 차 있다. 그런데 이 차량은 치쿠젠마에바루역이 종점이었다. 치쿠젠마에바루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환승 시간은 겨우 1분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열차는 2분 정도 지연되었는데 과연 환승이 가능할까?

 

 

   치쿠젠마에바루역에 도착하니 맞은 편 승강장에 303系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승객이 이 열차로 갈아탔다. 환승이 이렇게 간단하니 1분도 걸리지 않았다. 3편성 밖에 없다는 303系로 탈 기회가 자주 있는 차량은 아니다. 특히 이번에 탄 차량은 K03 편성으로 기존 303系(그래보아야 2편성뿐이다)보다 늦은 2003년에 만들어졌다. K03 편성에는  후쿠오카교통국 2000계와 동일한 차내안내 LED가 있으며 다만 JR차량이므로 후쿠오카지하철과는 달리 자사 노선인 치쿠히선에서도 전광판 안내가 유효하다. 앞의 편 여행기에 보면 후쿠오카지하철의 2000系의 경우 지하철선 내에서만 표시되고 JR노선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K01, K02 편성은 히타치제 VVVF-IGBT, K03 편성은 토요전기 VVVF-IGBT라 구동음도 약간 다르다.

 

   303系는 2000년에 투입되었는데 치쿠히선의 메이노하마~치쿠젠마에바루 구간 중 일부가 복선화되고 열차 운행 회수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103系 1500번대와는 달리 지하철선 내에서 원맨 운전이 가능하므로 치쿠젠마에바루~후쿠오카공항 구간을 많이 오간다. 아무래도 103系의 경우 차장이 더 필요하므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건 피할 수 없으니......  대신 일부 103系는 원래 6량 고정 편성이었으나 가운데 2량을 개조하여 운전대를 설치하고 운전사가 출입문 개폐를 담당하는 3량 원맨 편성으로 쪼개어서 승객이 적은 치쿠젠마에바루~니시카라츠 간에 투입하였다. 결국 열차 편성이 늘어나서 운행 회수가 증가하게 되어서 이용하는 승객 입장에서는 훨씬 편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경부선을 제외하고는 서울에서 멀어지면 공기 수송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에너지 비용이 비싸고 인건비도 비싼 이 시점에서 일인승무와 수요에 따른 고무줄 편성을 고려해볼 사항으로 여겨진다.

 


No. 95 철도 및 후쿠오카지하철편 : 치쿠젠마에바루[筑前前原] 9:27→오호리코엔[大濠公園] 9:56
열차번호 및 종별 : 446C 普通, 거리 : 18.1km, 편성 : 303系 6兩(6号車 クハ302-103)

 

 

   열차를 급하게 탔으므로 차량의 모습을 담을 기회가 없었다. 다행히도 경계역인 메이노하마[姪浜]에서는 승무원 교대 관계로 2분간 정차한다. 103系와는 달리 303系는 후쿠오카지하철 구간에서는 원맨 운전이고 자동안내방송을 한다. 얼마 안 가서 오호리코엔[大濠公園]역에 도착하였다.

 

 

 

 

 

   다음으로는 '후쿠오카성은 없어지고 남은 해자로 만든 오호리공원[大濠公園]'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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