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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성역(晉城驛)을 출발하여 걸어서 갈촌역으로 향하였다. 거리는 3.3km이지만 언덕을 두 번 넘어야 한다. 물론 철길은 급경사를 올라갈 수 없으니 터널이 있다. 편하게 철길로 가고 싶었지만 폐선도 아니고 터널 안에는 조명이 없으므로 매우 위험하다. 외진 시골이라서 도로에는 가끔씩 오가는 자동차가 있다. 그래도 산에는 정상 부근까지 과수원을 만들었다. 겨울이라서 과수원에는 나무의 줄기만이 남아 있고 사람은 볼 수 없어서 황량하다.

 

 

   철길이 분기되면서 갈촌역(葛村驛)이 나타난다. 현재 갈촌역은 무인역이지만 30량까지의 열차가 서로 바뀔 수 있는 규모가 큰 역이다. 무인역이 되었지만 선로 유지반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갈촌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따로 화물용 승강장이 있다. 승강장은 관리가 잘 되지 않는지 울퉁굴퉁하고 일부는 떨어져 나갔다. 화물은 가끔씩 취급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갈촌역의 이정표이다. 훨씬 먼저 무인역이 된 진성역과는 달리 이전의 로마자 표기를 따르고 있다. '칼촌'이다.

 

 

   승강장에는 의자가 놓여 있고 나무가 있기는 하지만 무인역이 되면서 관리가 되지 않는지 말라 버렸다.

 

 

   화물 승강장 옆에는 낡은 대한통운(http://www.korex.co.kr )의 창고와 사무실이 있는데 철도를 이용하지는 않지만 화물 수송을 하고 있다. 농촌에서는 생산물을 운반하여야 하고 요즈음에는 인터넷으로 판매하기도 하므로 택배로 보내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갈촌역에서 진주 방면의 철길은 급경사여서 속도 제한이 있다. 오른쪽의 철길로 들어설 때에는 20km/h 이하로 가야 한다.

 

 

   지금은 무인역이므로 승객들을 위한 안내가 붙어 있다.

 

 

   갈촌역 건물은 시골의 전형적인 작은 역 건물이다. 작년까지는 직원이 근무하였던 역이어서 아직 잘 다듬어져 있다.

 

 

   대합실 입구에는 표 넣는곳과 무인역임을 알리는 공고가 있다. 표 넣는곳에는 어떤 승차권이 있는지 한 번 보았는데 10장도 되지 않는 승차권 모두 경로 할인이었고 주변의 마산, 함안, 진주 출발이었다. 이미 시골에서는 인구의 노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8년 북유럽 여행기에서 북유럽은 인구 밀도가 적어서 한산하다고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나라 시골도 그에 못지 않게 한산하다.

 

 

   대합실은 무인역이 되면서 매표소와 화장실을 나무판으로 막아 놓았다. 특이한 건 대합실에는 후지산[富士山] 사진이 걸려 있고 화장실 표시는 한글은 없고 한자와 영어로만 되어 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갈촌역에서 도로로 나오려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역 앞에는 광장이 없고 바로 도로가 있다. 작은 역전 상회가 있고 갈촌역 버스정류소가 있다. 우리나라 시골을 다닐 때 항상 안타까운 점이지만 버스가 언제 오는지 시각표가 없는 경우가 많고 기점과 종점에서의 시각만 나오던지 도시 전체의 노선도만 있어서 무척 불편하다.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는 듯 하여 진주시청 홈페이지(http://www.jinju.go.kr )를 찾아보니 버스는 기차보다 적은 하루에 3회 운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하루에 6명도 되지 않는 역에 열차가 정차하는 건 이러한 사정 때문이겠다.

 

 

 

   마을을 걷다 보면 갈곡 마을의 중심지가 나온다. 과거에는 갈촌(葛村)이었지만 1995년에 갈곡(葛谷)으로 바뀌었다. 지형이 칡(葛)의 형태로 생겼고 칡이 유난히 많이 있어서 엣날에는 갈화(葛花) 마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갈촌역 부근에는 경전선 복선전철화 공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러나 경전선이 이설되면서 2012년 10월 22일에 마지막으로 열차가 정차하여서 이제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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