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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전선은 산이 많은 지역을 지나가고 있고 오래 전에 만들어져서 산을 피하여 가기 위하여 커브가 많아서 열차가 빨리 달릴 수 없다. 남해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국도가 확장되면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철도는 승객이 줄어들었다. 그나마 이전에는 서울로 바로 가는 열차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것도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서울-마산-순천을 연결하는 무궁화호만 1왕복이 남은 상태이다. 그렇지만 철길이 산을 따라 굽이굽이 가는 덕분에 아직도 지방도조차도 연결되지 않은 마을에서는 주변 도시로 가기 위해서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있다. 이번에 보여주는 진성역(晉城驛)과 갈촌역(葛村驛)이 그런 경우이다. 물론 경전선이 복선 전철화되면 선로가 직선에 가깝게 펴 지면서 이런 역들은 없어질 예정이다.

 

 

   진성역은 진성면에 위치하고 있는데 주변에 산이 있어서 철길이 높게 만들어져 있다. 역의 승강장으로 들어가려면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일본에는 이렇게 지어진 역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은 경우이다. 주변보다 높게 만들어진 철길에 있는 역의 승강장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서 흡사 고가역 같다.

 

 

   승강장에 올라가서 보면 이전에 쓰던 승강장이 남아 있다. 길이가 길지 않아서 일부 차량에서만 내릴 수 있었는지 아니면 승강장이 없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지금 있는 승강장은 철길 바로 옆에 난간을 세우고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의 역에서는 보기가 드물게 승강장의 폭이 좁다. 게다가 선로는 곡선으로 되어 있다.

 

 

   역사도 없는 작은 역이지만 이정표의 로마자 표기는 맞게 되어 있다. 그리고 참고로 경전선에는 진성역과 이름이 비슷한 진상역(津上驛)도 있다. 진상역은 전라남도 광양시에 있다.

 

 

   진성역에는 역 건물이 없고 지붕이 있는 작은 대합실이 승강장에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열차시각표와 운임표가 게시되어 있다. 서울~동대구~순천 간을 운행하는 무궁화호만 이 역을 통과한다. 하긴 통과하는 무궁화호는 객차가 7량이니 정차할 경우에는 승강장 길이가 짧아서 일부 차량은 승강장 밖에 있게 되고 승객들이 타고 내리기에 위험하다. 그렇지만 진주수목원역(晉州樹木園驛)은 승강장이 짧지만 역이 급경사 지역에 있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정차하고 있다.

 

 

   난간이 있는 좁은 승강장에 지붕이 있는 버스정류장 같은 대합실. 글자만 바꾸고 궤간만 조금 좁아지만 일본의 간이역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진성역 부근의 철길은 험하다. 진주 방면으로의 철길은 25‰(1km를 갈 때에 25m 올라가거나 내려감)의 급경사이다. 산과 산 사이의 낮은 지역으로 힘겹게 넘어가게 되어 있다.

 

 

   진성역은 구천(龜川) 마을에 있다. 마을 앞산이 거북이 형태와 비슷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철길 안쪽에 있는 마을은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다. 겨울이라 그런지 마을에는 가끔씩 지나가는 차만 있을뿐 사람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진주 방면의 다음 역인 갈촌역까지는 3.3km가 떨어져 있지만 도로를 따라 가게 되면 언덕을 두 번 넘어야 한다. 구천 마을에는 좁은 도로만 있고 노선버스도 운행되지 않는다. 철도가 이 마을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셈이다. 걸어서 언덕을 올라가니 급경사를 오르는 철길이 내려다보인다.

 

 

 

   주변에는 경전선 복선 전철화 공사 현장이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서 이설되면 철길이 없어지면서 역도 같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일제 시대 때에는 역이 있어서 진성면의 교통 중심지였다고 하는데 시골의 외딴 마을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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