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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배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옵니다. 파도가 높아 힘든 귀경길이 되었습니다.

 

 

 

 

 

60. 2월 1일 - 성난 대한해협을 넘어서 부산에 무사히 도착


   배 안에 들어가서 내 자리를 찾았다. 2층 창측으로 달라고 하였는데 원하는 사양은 맞았지만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화장실이 바로 옆에 있는 2층의 가장 앞 자리였다. 옆에 아무도 앉지 않았고 앞의 공간이 넓었지만 화장실에서 조금씩 나오는 냄새는 부산까지 가는 3시간 동안 나를 괴롭혔다. 그래도 오늘 구입한 책이 있어서 이걸 보면서 여행한 코스를 회상하는 재미에 시간은 잘 갔다.

 

 

No. 85 제트호일선편 : 하카타항[博多港] 14:28→부산항 17:35
편명 : KJ008, 거리 : 213.0km, 선명 : 코비 3호(파나마 국적)

 

 

   창문 밖을 보니 후쿠오카의 날씨는 여전히 흐리고 먹구름이 짙게 끼여 있었다. 비도 조금씩 내렸다. 먼 바다로 나가면 파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아니다 다를까, 안내 방송이 나왔다. 코비는 우리나라 배이므로 바로 우리말로 나온다. 대한해협의 파도가 높아서 승객들은 안전띠를 매고 자리에 앉아있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자리에서 일어서서 움직이지 말라고 한다. 지옥의 3시간을 버티어야 한다. 다행히 오늘은 아침만 메이몬타이요페리에서 먹고 이후로는 먹은 게 없으므로 토할 건 뱃속에 없지만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래도 오늘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해야 한다. 내일은 내가 꼭 참석해야 하는 일이 있다. 만일 배가 결항되면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득이하게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하니.

 


   배는 천천히 하카타항을 출발하였다. 항구를 벗어나자 본격적으로 배는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전후좌우 가릴 것 없이 마구 흔들렸다.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서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창 밖을 보니 먹구름에 가려서 어두워지기도 하고 간간히 햇빛이 비치기도 하였다. 변화무쌍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더욱 괴로운 건 내 자리가 2층 가장 앞좌석이라는 점이었다. 내 자리 바로 옆에는 화장실이 있었고 수시로 구토를 하기 위하여 사람들이 들락날락하였다. 그러면서 토한 냄새가 빠져나와서 매우 느낌이 좋지 못하였다. 그나마 시끄럽던 단체관광객들은 배가 심하게 요동치면서 잠이 들었는지 조용해졌다.

 


   출발한지 1시간을 지나자 다행히 바다는 약간 잠잠해졌다. 배의 진동도 적어졌고 바다에는 먹구름이 사라지고 햇빛이 비쳤다. 밖으로는 츠시마[対馬]가 보였다. 츠시마가 바다의 파도와 하늘의 구름을 막아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는 점점 츠시마 쪽에서 저물고 있고 부산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부산항에 도착하여 입국 수속을 하고 1층에 들러서 병무 귀국신고를 하였다. 이게 나에게는 병역 특례 기간의 마지막 해외여행이 되었다. 별건 아니지만 단수 여권만 사용하고 출입국시에 신고를 하는 불편이 사라진 지금은 대신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졌는데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이가 젊고 가족이 없을 때 많이 다녀와야 하는데.

 


   천천히 부산항 국제터미널을 빠져나왔다. 역시 다시 올 날을 기약하며. 터미널 입구를 나오면 중앙동로타리가 있다. 부모님 댁으로 가야 하는데 지하철을 탈까 버스는 탈까 고민하다가 부산의 교통카드인 하나로카드(http://www.busanhanaro.com )의 잔고가 얼마 없다는 게 생각이 났다. 중앙동 지하철역으로 내려가서 충전을 하였다.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와서 부모님 댁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퇴근 시간이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No. 86 시내버스(일반)편 : 연안여객부두 18:18→수영구청 18:55
버스번호 : 41, 거리 : 9.7km, 요금 : ₩800(하나로카드), 운영회사 : 용화여객

 

 

   역시 버스에는 앉을 자리가 없었다. 서서 가야 했다. 밖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중간에 부산역과 영주동 사이에 토요코인[東横イン] 공사장이 있었다. 토요코인이 부산에 진출하나? 나중에 궁금하여 인터넷을 통하여 검색을 하여 보니 2008년에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하였다. 일본에서 느낀 토요코인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부산에서 볼 수 있다는 신기하기만 하다.

 


   지금은 지하철 2호선이 완공되면서 나아졌지만 역시 부모님 댁으로 가는 수영로는 교통 체증이 있었다. 대연고개 근처에서는 가다서다를 반복하였지만 무사히 목적지까지 왔다. 걸어서 부모님 댁으로 향하였다.

 


   역시 고양이는 내가 오자 바로 도망을 가고 개는 나를 환영하였다.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였다. 아직 내일 서울행이 남아있다. 별다른 건 없지만.

 

 

 

 

 

   다음으로는 사철 여행기의 최종편인 '새벽에 KTX를 타고 서울로 복귀'가 연재됩니다.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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