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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북부에서는 철도 노선망으로 보면 중심지가 영주이지만 다른 여러 면에서 보면 중심지는 안동이다. 안동시(http://www.andong.go.kr )는 인구에 있어서는 경상북도에서 5번째로 많아서 가장 많은 포항시의 1/3에 불과하지만 현재 대구광역시에 있는 경북도청이 옮겨질 장소로 예정되어 있다. 정확히는 안동시 풍산읍과 예천군 호명면에 걸친 지역이다. 얼마 전에 안동의 하회마을(http://www.hahoe.or.kr )과 경주의 양동마을(http://yangdong.invil.org )이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tage)에 등재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역(安東驛)은 중앙선의 주요 역으로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많은 열차가 이 역까지만 운행하고 더 이상 남쪽으로는 가지 않는다. 그런 관계로 이 역을 경계로 남과 북의 열차 회수에서 차이가 난다. 안동역 승강장은 2면 4선이고 구내가 넓다. 특실이 설치된 안동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보인다. 안동~청량리 간에는 새마을호가 없는 대신에 무궁화호에 특실이 연결되어 있다.


 

   안동역의 이정표에는 남쪽으로는 운산역이 북쪽으로는 이하역이 나오지만 이 두 역 모두 여객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여기서도 연속으로 여객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 없다는 규칙이 어김없이 적용된다. 그러나 이 이정표와는 달리 실제 남쪽에 있은 인접역은 무릉역이고 북쪽은 신호장인 서지역이다.

 

 

   안동역은 차량을 유치하여 둘 수 있는 선로는 물론 디젤기관차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전차대, 그리고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급수탑까지 갖추고 있어서 규모가 크다. 역 건물 이외에도 여러 건물이 있는데 철우회관 앞에는 검은색으로 칠해 놓은 객차가 2량 있다. 위성 사진에서도 보이는 걸 보면 운행하는 차랑은 아니고 전시되는 차량 같지만 일반 승객이 갈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서 확인할 수 없다.

 

 

   안동역의 승강장은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다. 계단 앞에는 LED가 있는데 안동역의 모든 LED에서 나오는 내용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동역은 KTX가 운행하지도 않고 환승하여 갈 수 있는 지역도 아닌데 부산발 KTX 막차가 22:05에 연장운행하는 게 어쩌란 이야기인가? 그렇다고 이 KTX가 동대구역에서 안동으로 가는 열차와 환승할 수 있는 건 전혀 아니다.

 

 

   안동역 대합실은 천장이 높아서 2층 건물 높이이다. 벽에는 안동의 주요 관광지의 사진이 걸려 있고 냉난방이 되는 맞이방이 따로 있다. 매표소와 승차권 자동발매기가 있다. 다른 역과는 달리 시각표를 작게 따로 만들어 놓았다. 매표소 위의 LED에서 운임이 번갈아가면서 표시되는데 이 역에서는 볼 수도 없는 KTX와 새마을호 공간까지 있다. 차라리 KTX와 새마을호를 없애고 무궁화호 일반실과 특실로 구분하는 게 더 낫다. 운임표가 따로 없으니 승차권 자동발매기를 통하여 확인해야 한다.

 

 

   안동역에는 스탬프가 있다. 내일로 사용 기간이어서 젊은이들의 방문이 많아서인지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탁자를 설치하여 놓고 3개나 되는 스탬프가 비치하여 놓았다. 그런데 3개가 모두 동일한 모양의 스탬프였다. 이왕이면 좀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동역에서 어떤 디자인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안동시에 요청하면 되지 않을까? 이왕이면 이웃 일본처럼 커다란 스탬프를 하나 만드는 것도 괜찮다. 大한민국인데 스탬프는 왜 그리 작은지?

 

 

   안동역 건물은 녹색과 파란색으로 칠해 놓기는 하였지만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안동시의 구호와는 맞지 않는다. 그래도 중앙선 수도권 구간의 복선전철화와 운행 속도 증가에 따른 안동-청량리 간의 소요 시간이 감소되었다는 걸 강조하는 건 바람직하다. 중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철도가 속도에서는 불리해졌지만 어느 정도는 만회하였다. 물론 현재 안동~동서울 간의 시외버스는 3시간이니 최속 3시간 34분의 기차보다 더 빠르다. 그럼에도 버스 요금(우등)은 15,600원인데 무궁화호 운임은 15,700원으로 거의 비슷하다.

 

 

   안동역 광장에는 나무가 있고 아래에는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여기에는 청량리~안동 복선전철화 사업 확정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게 완공되는 청량리~안동을 1시간 28분에 운행한다고 나와 있다. 청량리~안동 간의 거리가 250.1km이므로 평균 167km/h로 달려야 이 시간에 도달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200km/h은 되어야 하는데 이미 복선전철화된 청량리~용문 간이 그 정도까지 낼 수 있는 선로 환경이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안동역 광장에는 종합관광안내소가 있다. 여기서 안동시 지도와 이하역으로 가는 시내버스 시각을 알아냈다. 이하는 직원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지 한참 홈페이지를 찾다가 알려주었다. 하회마을이나 도산서원에 가는 법을 물어보았으면 척척 나왔겠지만.

 

 

   안동역 광장 옆에는 주차장이 있다. 평범하게 보이는 주차장이지만 가장 안쪽에는 문화재가 있다. 안동 동부동 오층전탑으로 통일신라시대의 전탑이다. 한국전쟁 때에 일부 파괴되었으나 1962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원래 역이 있던 자리는 법림사(法林寺)의 터인데 서쪽으로 약 5m 지점에 있는 당간지주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탑은 높이가 8.35m이고 무늬가 없는 벽돌을 사용하여 5층으로 쌓았다. 탑은 원래 7층이엏고 원래는 금과 구리로 된 원형 구조물이 있었다고 한다. 역 방향에서 보면 인왕상(仁王像)이 있다. 안동 동부동 오층전탑은 보물 제56호로 등록되어 있다.

 

 

   오층전탑 옆에는 절에서 불기나 괘불을 걸리게 되는 깃대를 고정시키는 돌기둥인 당간지주가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으며 높이는 2.6m이다. 양 지주의 윗부분은 한국전쟁 때에 파손되었고 당간을 받쳤던 간결하고 소박한 돌이 남아 있다. 이게 설치되었던 절의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옆의 오층전탑과 함께 법림사로 추정하고 있다. 당간지주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제 제100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렇게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에 있는 안동역은 역 자체는 정신문화의 수도에 걸맞지 않게 되어 있지만 주차장에는 문화재가 있어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고장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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