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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성역에서 나와서 업동역(業洞譯)을 향하여 걸어갔다. 거리가 4.3km 정도로 걸어가기에는 적당한 거리이다. 국도도 지방도도 아닌 좁은 도로이지만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가볍게 걸어갈 수 있다. 다만 약간씩 오르막이 이어지기 때문에 조금 걷기에 힘들다. 의성읍은 산 사이의 평지이지만 걸어가면서 주변으로는 언덕이 많다. 언덕 아래의 평지는 논이나 밭으로 사용되고 있다.

 

 

    농어촌버스를 타고 업동역을 방문한다면 업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정류장에는 시각표는 붙어 있지 않은데 의성군 홈페이지(http://tour.usc.go.kr/open_content/life/tour/traffic )에 농어촌버스 운행 시각표가 있다. 의성~단촌 간의 버스는 모두 업리를 통과하므로 1~2시간 마다 1대씩 운행된다. 여기서부터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업동이라는 특이한 역명은 마을 이름인 업리(業里), 업동(業洞)에서 나왔다. 임진왜란 뒤에 배씨(裵氏)가 들어와 살면서 마을 뒷산에 있는 용(龍)이 형상을 한 바위(용바위)가 있어서 그 바위에 가서 정성껏 지성 드리면 업(業)을 얻어 득남(得男) 한다 해서 업골(業谷)이라고 부른데에서 유래된다.

 

   업이라고 하면 한자의 '業'보다는 영어의 'Up'이 더 익숙한데 어떤 것이고 그 의미는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업리에서는 마늘과 고추 농사를 많이 짓고 있다. 마늘이 업하는데에 좋다고 유명하지 아니한가?

 

 

   마을 길을 따라 걷다보면 왼쪽 언덕 아래로 중앙선 철길이 보인다. 업동역이 있기는 한데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궁금해하였는데 비포장으로 된 길이 하나 왼쪽으로 나누어진다. 현재 업동역은 신호장이고 여객 열차는 정차하지 않으므로 안내판은 전혀 없다.

 

 

   비포장길은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끝에는 업동역이 나온다. 나의 예상이 맞았다. 업동역은 2면 2선의 짧은 승강장을 갖추고 있고 작은 역 건물이 있다. 역 건물에는 들어갈 수 없도록 철조망을 쳐 놓았다. 과거에 여객 열차가 정차하였을 때에는 건널목이 있었던 듯 한데 현재는 철거되어서 승강장의 낮은 턱이 건널목이 있었던 자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신호장이어서 업동역은 2선의 철길이 길게 뻗어 있을 뿐이다. 마을에서 떨어진 언덕 중턱에 역이 있어서 다른 것을 보기 힘든 위치이다. 승강장은 2~3량 정도의 열차가 정차할 수 있을 정도로 짧아서 과거에 일부 비둘기호 열차가 정차하지 않았나 추정된다.

 

 

   안동 방면의 철길은 합쳐져서 계속 이어지지만 안동 방면으로는 오르막이 이어져서 정차하여 다시 출발하는 경우를 대비하는 출발도움선이 설치되어 있다. 업동역 이후로도 계속하여 오르막이 이어지는 관계로 이전에는 출력이 작은 열차는 정차하게 되면 다시 출발하기가 힘들었다. 이를 대비하여 조금 올라가서 내려가면서 나오는 속도를 이용하여 오르막을 올라가기 위함이다.

 

 

   업동역은 1980년 1월 10일에 신호장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중앙선의 역사에 비하면 젊은 역이다. 여객 열차보다는 화물 열차가 많이 오가면서 열차 교행이 가능한 역을 늘리기 위하여 신설되었다. 안동에서 영천까지의 중앙선은 이렇다할 계량 계획은 없기에 업동역은 신호장으로 유지되겠지만 열차가 줄어든다면 선로 하나가 폐쇄되어서 없어질 수도 있다.

 

   업동역은 중앙선 개량에 따른 선로 이설로 인하여 2023년 11월 22일부터는 더 이상 열차가 지나가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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