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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전선 개양역(開陽驛)을 생각할 때마다 위치만 조금 옮겼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동해남부선 수영역처럼 근처에 엄청난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의 접근성이 떨어져서 실제 이용하는 승객이 적은 무인역이기 때문이다.

 

   개양역에서 경상대학교(http://www.gnu.ac.kr )의 가좌캠퍼스까지는 1km 정도 떨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가좌캠퍼스 북쪽으로는 경전선 철길이 지나고 있다. 경상대 후문으로는 경전선 아래로 들어가게 되어 있고 캠퍼스 내에서는 철길을 따라서 걸어갈 수 있는 길도 있다. 북유럽에서는 방학이 되면 학교에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우리나라는 방학이지만 학생들이 많이 오가고 있다. 여기에 승강장을 만들어서 역을 만들었다면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경전선이 하루에 6왕복 열차가 있지만 그래도 경상대 기숙사나 근처에 사는 학생들에게는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매표소에서는 전국 1등의 내일로 판매를 기록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상대에서는 기차가 지나가는 것만 볼 수 있을 뿐 타고 내릴 수는 없다. 건널목에서 보니 7‰(1km 갈 때에 7m를 올라거가나 내려감)의 경사가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것 때문일까? 안타깝지만 진주역이 이설되고 이 철길이 철거될 날까지 몇 년 남지 않았으니 지금 와서 역을 만들기에는 너무나 늦었다.

 

 

   3번 국도 위를 지나는 경전선 철교 기둥에는 개양역의 위치를 표시하여 놓았다. 이 주변에는 경상대에 주택가 그리고 아파트까지 많은 사람들과 차량이 오가지만 개양역을 찾기는 좀 힘들기 때문에 찾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를 하고 있다. 걸어가면 여기서 우회전을 하여 철길을 따라 가는게 좋지만 자동차로 가는 경우에는 더 가서 2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는게 훨씬 낫다. 아래에 나오겠지만 길이 좁기 때문이다.

 

 

   철길 옆을 걸어가다 보면 아파트와 주택가는 어느 덧 사라지고 숲 사이에 있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가끔씩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되어 버린다. 주변도 숲이 무성하고 건물은 보기 힘들다. 오른쪽으로는 경전선 철길이 이어진다.

 

 

   산책로는 개양역 구내로 이어진다. 역 안에는 커다란 기름 탱크가 있지만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옆에는 높은 화물용 승강장이 있고 물류회사의 창고가 있지만 현재는 텅 비어 있고 이곳도 역시 산책로의 일부이다.

 

 

   오후 6시이지만 이미 부전으로 가는 막차가 떠나서 개양역은 적막감이 돈다. 승강장은 2면 3선이지만 현재는 1면 2선만 사용하고 있다. 오른쪽에 있는 승강장은 과거에 진삼선 열차가 사용하였다고 한다. 오랜 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아무래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승강장과 차이가 있다. 승강장에는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릴 수 있도록 나무 의자가 있다.

 

 

   개양역은 2004년에 역 건물을 새로 지었지만 이정표는 이전 양식 그대로이다. 그래도 로마자 표시법에 맞추어서 바꾸어 놓았다.

 

 

   개양역 건물은 인근의 남문산역반성역처럼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모두 2002~2004년에 지어졌다. 그래도 가장 늦게 지은 개양역이 디자인이 더 멋지다. 왼쪽의 역의 사무 공간과도 어느 정도 대칭을 맞추어서 잘 만들었다.

 

 

   하지만 개양역은 타고 내리는 승객이 줄어들면서 2010년 7월에 무인역이 되었고 현재 명예역장이 배치되어 있다. 몇몇 역은 철도동호인이 명예역장을 맡으면서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역을 가꾸고 있고 블로그에서 한 일을 열심히 보고하고 있지만 개양역의 명예역장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바가 없다. 다른 역과는 달리 이 역에는 명예역장실까지 있지만 문이 잠궈져 있고 아무도 없다.

 

 

   개양역 건물은 그대로이지만 무인역이 되면서 매표소와 화장실은 나무판으로 막아 놓았다. 그래도 대합실에는 의자가 놓여 있어서 앉아서 쉴 수 있다. 물론 냉난방은 커녕 선풍기도 없으니 덥다. 화장실 옆에는 도서가 놓여 있는데 가져가지 않은 모양이다.

 

 

   개양역 앞에는 좀 어설프게 광장이 조성되어 있고 차량이 몇 대 주차하여 있다. 무인역인데 왜 차가 주차하여 있냐고? 지금까지 이 블로그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무인역이라도 역 업무와 관련이 없는 보선이나 시설 관리 업무를 하는 사무실이 있는 경우가 있다. 개양역에도 보선사무실이 있고 그 앞에는 진삼선 영점 표시가 있다.

 

 

   마산 방향으로는 진삼선이 분기되어서 나란히 간다. 현재 진삼선은 사천역까지만 선로가 남아 있어서 가끔씩 화물 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그나마 열차가 자주 다녀서 반질반질한 경전선 철길과는 달리 진삼선은 선로 곳곳에 녹이 슬어 있고 풀이 침목 사이로 자라고 있다. 나란히 가는데 비교가 된다.

 

 

   진삼선 철길은 경전선 철길보다 높이 올라가고 경전선 철길이 왼쪽으로 커브를 틀면서 멀어진다. 2003년에 현재 남아있는 진삼선 철길 10.5km를 걸어서 답사한 적이 있다. 당시 사진과 비교하여 보면 철길 상태는 별반 다르지 않고 신호기가 바뀌었다. 이전에는 경전선에서는 통표 폐색을 하였는데 현재는 그렇지 않다.

 

 

   그렇지만 이 철길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경전선이 복선 전철화가 되면서 진주역이 개양역 남쪽으로 이설될 예정으로 있다. 그래서 경전선과 진삼선 철길이 나란히 있는 위의 사진에서 오른쪽으로는 공사를 하고 있고 개양역 남쪽으로는 이설될 진주역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개양역은 없어지지만 가까운 장소에 진주역으로 새로 태어나게 된다. 이설된 진주역은 교통이 편리하여 많은 승객이 이용하였으면 한다.

 

 

   개양역은 이용하는 승객이 많지 않지만 역 광장에는 진주시관광안내도가 있다. 항상 느끼지만 이런 의례적인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 관광안내도보다는 역 주변 지역 안내도를 설치하였으면 한다. 도시철도에서는 역마다 설치되어 있는데 일반 철도는 왜 설치를 하지 않을까?

 

 

   개양역 앞에는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여기에서 시내버스를 타거나 내릴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다. 26-1번과 27-1번이 운행하고 있는데 26-1번은 하루에 8회, 27-1번은 하루에 10회 운행하고 있으며 아침, 점심, 저녁 시간대에 주로 운행한다.

 

 

   이전에는 개양역에서 바로 나가는 도로가 없었는데 새로 만들었다. 이설된 진주역의 진입로로 사용하기 위하여 만든 모양이다. 물론 현재는 진주역 공사 차량이 주로 다니고 있다.

 

 

   개양역은 이렇게 한산하고 이용하는 승객도 적지만 개양은 진주 남부에서 교통의 중심이다. 개양오거리의 정촌초교 버스정류장에는 정작 시내버스보다는 승객이 하차하는 시외버스와 고속버스가 더 많다. 그래서인지 버스정류장에는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개양에서는 시외버스를 탈 수도 있다. 타는 위치는 길을 건너서 있는 정류소가 아니라 개양오거리를 건너서 가호동주민센터 맞은 편에 있다. 인도에 매표소만 달랑 있어서 시외버스를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줄을 서서 승차권을 구입할 정도로 승객이 많다.

 

 

   이런 많은 승객들을 보면서 개양역이 경상대 옆에 있었으면 어느 정도 승객을 유치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만 남는다. 물론 승강장을 새로 만든다면 개양역을 신호장으로만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경춘선 같은 경우에는 승강장인 단선인 강촌역이 승객이 더 많아서 모든 열차가 정차하고 2.0km 떨어진 백양리역은 주로 열차 교행에 이용되는 예도 있었지 아니한가? 이제는 경전선 복선전철화가 많이 남지 않았으니 이설될 진주역에서 고속으로 달리는 경전선 열차와 버스와의 한 판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이왕이면 개양 버스정류장도 이설될 진주역으로 옮겨서 같이 있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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