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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에 열차 교행으로 정차 시간이 길어지면서 예정에 없던 북천역(北川驛)의 승강장을 둘러본 적이 있다(관련 글 보기). 당시는 4월 말이이서 코스모스역이라고는 하지만 승강장은 텅 비어 있었고 역 시설물에 코스모스 장식만 되어 있을 뿐이었다. 당시에는 코스모스역이라는 게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8월 중순이고 코스모스가 꽃을 만발하는 가을을 앞두고 있어서 북천역은 4월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열차에 내리자마자 승강장에 가득하게 자란 코스모스가 눈에 들어왔다. 승강장은 승객이 타고 내리는 공간만 그대로 있고 나머지 흙으로 덮인 공간은 모두 코스모스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승강장뿐만 아니라 현재 사용하지 않은 유치선과 화물 승강장까지도 코스모스가 만발하다. 열차가 교행할 수 있는 선로에도 상대적으로 적지만 코스모스가 자라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더 풍경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멀리 보이는 산에는 구름이 계속하여 지나가고 있다.

 

 

   예전에 화물을 쌓아놓았던 공간은 완전히 코스모스밭이 되어 버렸다. 코스모스는 아직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은 상태인지라서 푸르기만 하다.

 

 

   물론 코스모스는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승강장 앞쪽에도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코스모스밭은 자연적으로 생긴 건 아니다. 북천역 직원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가꾸어서 만들어졌다. 코스모스는 봄부터 자라서 가을에 꽃을 피우고 지는 한해살이풀이다. 봄에는 코스모스 씨를 뿌렸고 지금은 코스모스 이외의 다른 풀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코스모스만이 자라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보살펴야 한다. 물론 자랄 위치를 벗어나서 철길 위에서 자라는 코스모스는 제거된다. 이분들 덕분에 비를 피하기 위하여 대합실에서 시간을 보냈던 나는 음료와 과자를 얻어먹을 수 있었다. 음료는 막걸리, 과자는 쥐포. 정확히는 술과 안주. 그래서인지 더운 날씨임에도 몸이 달아올랐다.

 

 

   북천역 건물은 코스모스역답게 분홍색으로 칠해 놓았다. 왼쪽 위에 있는 물탱크까지도 코스모스 무늬를 넣었다. 건물 앞에는 코스모스와 더불어 나무까지 있다. 가을이 되어서 코스모스가 꽃을 피우면 역 곳곳은 분홍색으로 물들게 될 것이다.

 

 

   역 건물 안에는 코스모스를 심을 수 없기에 코스모스는 없지만 대신에 코스모스와 관련된 전시를 해 놓았다. 코스모스에 대한 소개, 전설, 생장에 대한 설명이 있고 화장실 앞에는 시가 적힌 현수막과 액자가 걸려 있다.

 

 

   북천역 대합실에는 코스모스와는 관계없는 전시도 하고 있다. 철도 승차권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다. 이건 북천역에서 만든 게 아니고 철도동호회(http://cafe.daum.net/kicha )에서 제작하였다. 원래 횡천역에 있었으나 무인역이고 명예역장이 외지인으로 상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이곳 북천역으로 옮겨 놓았다.

 

 

   현재 북천역에는 모든 여객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하루에 12개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그렇지만 코스모스 축제가 열리는 가을에는 이렇게 적은 열차로는 관광객을 수송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임시 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북천역은 도로로는 오기에 좋지 못한 위치에 있다.

 

 

   북천역 매표소에서는 스탬프를 비치하고 있다. 역 직원에게 이야기하면 찍을 수 있다. 북천역에는 횡천역 스탬프도 있으니 이야기하면 내어 준다.

 

 

   승강장에서 볼 때보다는 역 앞의 작은 광장에서 볼 때에 코스모스역으로 단장한 게 더욱 눈에 띤다. 분홍색으로 칠한 역 건물에 꽃 무늬를 넣었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역 건물 중의 하나가 아닐까?

 

 

   현재는 기차를 이용하지 않고 트럭으로 화물 운송을 하고 있어서 역 광장에는 트럭이 주차하고 있다. 광장 한편에는 비를 맞지 않기 위함인지 지붕이 있는 주차장에 자가용이 주차되어 있다.

 

 

   코레일에서도 가을의 북천역의 코스모스를 홍보하는 동영상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가을의 꽃이 피는 짧은 기간을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더운 여름에 꽃밭을 가꾸는 모습도 담겨 있다.

 

 

   철길이 마을에서 높은 곳에 있어서 나오면 내리막길로 간다. 바로 국도 2호선이 있기는 하지만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좁고 차량도 많이 다니지 않는다. 남해고속도로가 있으니 이런 국도로 다니는 차량이 적다.

 

 

   북천에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장인 북천시장이 있다. 끝 자리가 4, 9일에 장이 열린다. 횡천시장은 5, 10일에 열리니 하동에는 이렇게 마을마다 돌아가면서 장이 열리는 모양이다. 내가 방문한 날은 장이 열리는 날이 아니라서 비어 있고 가게는 문을 모두 닫았다.

 

 

   북천에서는 기차 이외에 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하루에 12회만 있는 기차에 비하여 버스는 거의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그러나 북천이 하동군에 속하기는 하지만 정작 하동읍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한 번만 있다. 하동읍에서 오는 버스도 마찬가지로 하루에 한 번만 있다. 진주를 오가는 버스만 많이 다니고 있다. 그런 관계로 하동군청이 있는 하동읍을 오가는 데에는 기차를 타는게 아직도 절대 유리하다.

 

 

   아직은 더운 여름이라서 가을이 언제 올지도 느껴지지 않지만 날씨가 시원해지면 북천역의 코스모스가 꽃을 피우면서 화려하게 장식할 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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