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앞의 글인 함안역에서 나온 함안과 창원을 연결하는 창원시내버스를 타면 산인역(山仁驛)에 갈 수 있다. 산인역이 있는 장소는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이지만 버스정류장은 산인역도 모곡도 아닌 수동에서 내려야 한다. 방문하였을 당시에는 남해고속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창원 방향의 정류장 표시는 없는 상태였다.

 

 

   버스정류장에서는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고속도로를 지나가야 하는데 가끔씩 기차가 지나가는 철길과는 달리 계속하여 차가 지나가는 고속도로는 더욱 위험하다. 그러므로 고속도로 아래로 터널이 있다. 터널은 옆에 물길이 있고 높이가 1.8m밖에 되지 않는다. 장신인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야 한다. 물론 마을과 연결되는 도로도 따로 연결되어 있다.

 

 

   산인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양쪽으로 산이 있고 그 사이에는 남해고속도로, 일반도로 2개 노선, 그리고 철길이 지나고 있다.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소음이 산에서 울리고 남쪽으로는 남해고속도로 확장 구간 공사를 하기 때문에 무척 시끄럽다.

 

 

   도로를 따라서 200m 정도 걸어가면 도로 옆에 있는 음식점이 나타난다. 음식점 입구에는 산인역공원이라고 적어놓고 음식점 이름도 기차여행이어서 이곳이 산인역임을 바로 알 수 있다. 과거에 역 광장이었을 공간은 현재는 음식점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주차를 하고 있었다.

 

 

   주차장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음식점이 있는데 모두 산인역이라고 적어 놓았다. 정작 산인역은 정차하는 열차가 없어서 폐역이나 마찬가지지만 역 앞의 음식점은 도로를 지나는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공간으로 살아있다.

 

   주차장 가운데에 산인역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현재 산인역은 역 건물조차도 없어서 바로 승강장으로 연결된다. 원래 블럭이 깔려 있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가 블럭 일부만 보이고 나머지는 흙과 낙엽이 쌓여 있다.

 

 

   경전선을 타고 갈 때마다 산인역 부근에는 철길을 덮고 있는 지붕이 있어서 신기하게 생각했다. 이런 지붕은 주로 눈이 많이 오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나 북유럽에서 눈에 의한 철길 유실을 방지하거나 분기기 고장을 방지하기 위하여 설치된다. 그러나 산인역 부근에 설치된 지붕은 이러한 목적이 아니다. 남해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경로가 일부 바뀌게 되면서 경전선 철길 위로 지나가게 되어서 공사를 하면서 자재가 떨어지는 등의 사고로 열차 운행에 지장이 없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눈이 아닌 공사에 의한 열차 운행 장애를 막기 위함이다. 그래도 단선 비전철화인 철길과 편도 3차선이 넘는 넓은 고속도로는 대조가 된다.

 

 

   현재 산인역은 단선 승강장이고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대합실만 하나 설치되어 있다. 본 블로그를 열심히 보신 분들은 알 수 있겠지만 경전선의 경상남도 구간의 무인역에서 흔한 대합실이다. 원북역, 유수역, 다솔사역, 양보역에도 있다.

 

 

   산인역은 처음부터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 승강장의 턱과 화물승강장의 턱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전에는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여기에 화물 선로까지 따로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재는 선로를 걷어내면서 단선이 되어 버렸다. 진주 방면의 철길에는 자갈까지 남아 있다.

 

 

   작은 대합실에는 나무로 된 의자가 있지만 너무 먼지가 많아서 앉을 수는 없는 상태이다. 벽에는 이전에 시각표를 붙여 놓았던 자리가 흔적으로만 남아 있다.

 

 

   산인역의 이정표는 다른 역과는 다르게 철판을 사용하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가장자리의 페인트가 벗겨져 나갔지만 여전히 이곳이 산인역임을 보여주고 있다. 생각하여 보면 경상남도 경전선 구간은 역명판에서도 많은 역이 원형으로 보존되어 있다. 다른 노선은 수시로 바꾸는데 경상남도 경전선은 진영역, 창원역, 마산역, 진주역, 하동역 이외에는 현재의 코레일 형식으로 된 역명판이 없다. 나쁜 말로 하면 여러가지라 천대를 받고 있고 좋은 말로는 예전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현재의 산인역은 기차는 탈 수 없고 도로 옆에 있으면서 차량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쉬어가는 공간이 되고 있어서인지 이름이 유지되고 있다. 물론 산인역의 철길은 경전선 복선전철화에 따라서 없어지게 된다. 그때에도 산인역은 도로에 있는 휴게소로 계속하여 이름은 남아있을 듯 하다.

 

free counters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