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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원역에서 나와서 자전거를 타고 청령역으로 향하였다. 태풍 말로(Malou)가 지나가기는 하였지만 바람이 좀 강하게 분다. 그래도 기온이 좀 떨어져서 시원하다. 도로는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고 철길을 따라서 나란히 이어진다.

 

 

   길을 가다 보면 철길 옆에 지붕이 있어서 청령역(靑令驛)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도로를 따라서 마을이 있고 작은 공장도 있지만 정작 청령역은 마을에서 떨어진 장소에 있고 역이 있는 장소를 언덕을 깎아서 철길을 만들었다. 정면에서 보면 청령역의 지붕 아래에 있는 청령역의 이정표와 긴 의자가 보인다. 이정표의 서식이 다른 역과는 달라서 마치 오래된 박물관에 있는 역이라는 느낌이 든다.

 

 

   여름이라서 청령역 주변에는 풀이 무성하여 승강장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기 힘들다. 주변을 보니 북쪽에 승강장으로 올라가는 길의 흔적이 있다. 풀이 자라서 길이 잘 보이지 않은 셈이었다.

 

 

   청령역의 승강장은 단선이고 승강장 길이도 짧아서 2~3량 정도만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보다 긴 열차는 일부 차량이 승강장에 들어가지 않아서 높이 차이가 많은 선로에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 승강장에는 턱과 블럭이 그대로 남아있고 주변에는 꽃이 피어서 나름대로 간이역의 풍경을 보여준다.

 

 

   승강장 쪽의 이정표에는 2007년 6월 1일에 여객 취급을 중지하였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이미 열차가 정차한지 3년이 넘어가고 있다.

 

 

   철길은 주변보다는 높게 지나가게 되어 있어서 승강장에서는 주변의 논이 내려다 볼 수 있다. 멀리 형산강을 건너서 있는 산도 보인다.

 

 

   청령역은 정차하는 열차는 없지만 통과하는 열차는 많다. 포항으로 연결되는 동해남부선은 여객 열차도 제법 있지만 화물 열차가 많다. 사방역 방면으로는 직선으로 철길이 이어지지만 나원역 방면으로는 곡선이 있어서 기차는 속도를 줄여서 간다. 동해남부선에서 경주에서 포항까지가 선형이 가장 좋지 않다.

 

 

   청령역에서 나와서 마을이 있는 청령리로 향하였다. 청령역에서 마을까지는 최소 200m를 가야 하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청령리의 중앙까지는 약 460m 걸어가야 한다. 도보로는 약 7분 가량 걸린다. 청령역 앞에는 버스정류장이 없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청령역을 방문하려면 이 거리를 걸어야 한다.

 

 

   버스정류장이 있고 길이 넓은 마을 중앙에도 동해남부선 철길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역을 마을 외곽에 세웠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경주 지역이 철도팬들조차도 철도가 문화재를 훼손한다고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없애야한다는 주장이 번번히 나오기는 한다. 내가 보아서는 매연을 뿜는 자동차가 지나가고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하는 도로에 비해서는 철도가 문화재 보호에 더 낫다고 본다. 도로에 비해서는 역이 마을 중앙에 있는 걸 원하지 않아서 1967년에 청령역이 생겼을 때에 마을에서 떨어진 장소에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청령리 버스정류장에는 210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과 216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이 정차한다. 210번은 배차 간격이 23분으로 짧고 청령역은 일부 열차만 정차하여서 210번을 타고 경주역이나 버스터미널에 가서 다른 지방으로 이동하는 게 편리하다.

 

 

   청령역은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화가 되면 선로가 이설되면서 없어지게 된다. 아마도 그때까지는 현재의 모습을 유지할 걸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철길은 철거되더라도 승강장은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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