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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철도는 세계적으로도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 있기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일본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고 모든 게 완벽하지만은 않다. 정기권 이용이 많아서 외국인들처럼 몇 번 기차를 타지 않을 때에는 우리나라의 KTX보다도 비싼 운임을 지불해야 한다. 신칸선이나 특급으로 올라가면 정말 너무 비싸다. 일본의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비싸다고 하지만 그 수준을 뛰어넘는다. 북유럽의 물가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북유럽에서도 교통비는 보통 열차에 비하여는 비쌀지 몰라도 특급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북유럽은 등급에 따른 차등제를 크게 적용하고 있지 않기에.

 

   또 다른 일본 철도의 커다란 단점이 있다면 재래선(在来線)이라고 하는 기존선은 협궤이고 신칸선[新幹線]은 우리나라와 같은 표준궤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 관계로 일부 재래선을 표준궤로 바꾸어서 다니는 구간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환승을 하게 되어 있다. 스페인의 탈고(Talgo)처럼 궤간을 바꿀 수 있는 차량은 개발을 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은 도입되지 않았다. 한 번에 가면 좋은데 중간에 환승을 해야 하니 좀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

 

   큐슈신칸선[九州新幹線]은 2004년에 남쪽 구간인 신야츠시로[新八代]부터 카고시마츄오[鹿児島中央]가 먼저 개통되면서 신야츠시로역[新八代駅]에서의 환승이 불가피해졌다. 기존의 환승역은 우리나라에서 도시철도에서 갈아탈 때처럼 계단과 통로를 거쳐서 이동해야했기에 사실 시간이 조금 걸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신칸선 보수용으로 만들어진 기존선과 연결된 철길을 활용하여 같은 승강장에서 갈아타도록 신야츠시로역을 만들었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수도권전철 금정역 같은 환승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렇지만 모든 열차가 이런 환승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신칸선에 접속되는 열차인 특급 릴레이츠바메(リレーつばめ)만이 가능하다. 특급 릴레이츠바메만이 신칸선 보수 선로를 타고 올라가서 신칸선 승강장에서 바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고가에 있는 신칸선 승강장은 2면 4선으로 설계되었지만 현재는 1면 2선으로 사용되고 있고 한 선로는 신칸선, 다른 선로에는 재래선 열차인 특급 릴레이츠바메가 있다. 물론 2011년 3월 12일에 큐슈신칸선 전구간이 개통되면 이런 운행은 필요하지 않으므로 현재처럼 한 승강장에 신칸선과 재래선 열차가 나란히 있는 건 볼 수 없게 된다.

 

 

   신야츠시로역 신칸선 승강장의 이정표는 신칸선에 맞추어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특급 릴레이츠바메 입장에서도 맞는데 신야츠시로와 쿠마모토[熊本] 사이에는 정차역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재래선 열차로 갈아타거나 밖으로 나가려면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계단으로 내려오다 보면 선로 별로 출발하는 열차가 명확하게 나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신야츠시로역에는 자동개집표기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지상에 있는 기존선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일단 집표구를 빠져 나간 후에 다시 들어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같은 역이지만 이렇게 타는 노선에 따라서 개찰구가 따로 설치되어 있어서 환승 시에는 나갔다가 들어와야 하는 역들이 몇몇 있다.

 

 

   개찰구 옆에는 매표소가 설치되어 있다. 신칸선이 정차하는 역이라서 다른 역에 비해서는 영업 시간이 좀 긴 편이다.

 

 

   신야츠시로역 앞에는 버스와 택시 정류장이 있다. 주변이 논밭으로 허허벌판에 있는 신야츠시로역이어서 밤이 되면 역 안은 불을 환하게 밝혔지만 주변은 한산하다.

 

 

   역 부근의 숙소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안개가 많이 끼었다. 부근에는 역이 새로 생기면서 아파트가 생기기도 하였지만 논밭이 있고 멀리 산이 이어진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그래도 아침이 되니 차들이 많아지고 역 앞은 조금 붐빈다는 느낌이 든다. 어제는 밤이라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역 앞에는 '반짝(きらり)'이라는 기념물이 있다. 신칸선으로 오는 경우에는 이 역이 관문이기 때문에 관광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역 안으로 들어가면 대합실과 함께 매점이 있고 열차출발안내 LED에서도 어제 밤과는 달리 글자로 꽉 차 있다. 그러나 특급 릴레이츠바메 이외의 열차를 타려면 여기로 들어가면 안되고 서쪽으로 나가야 한다.

 

 

   나가면 역 건물이 하나 더 있다. 왼쪽에 있는 건물이 재래선 역 건물이고 오른쪽이 신칸선 역 건물이다. 같은 역이기는 하지만 노선에 따라서 별도의 건물에 역이 있는 셈이다. 건물은 따로 있지만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서 비가 와도 우산을 펴고 갈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다른 교통 수단 환승시에는 지붕 같은 시설이 없어서 비가 오면 정말 난감한데 지붕이 그렇게 비싼가?

 

 

   재래선 신야츠시로역은 2층으로 되어 있다. 올라가면 개찰구와 함께 작은 매표소가 있다. 자동개집표기는 설치되어 있지 않은 전형적인 시골의 작은 역과 같은 느낌을 준다. 열차 출발 안내도 LED가 아니라 작은 LCD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

 

 

   신야츠시로역 재래선 승강장은 2면 2선이다. 승강장은 크지 않지만 신칸선과의 환승역이라서 히사츠오렌지철도의 쾌속 열차를 제외하고 모든 열차가 정차한다. 히사츠오렌지철도[肥薩おれんじ鉄道, http://www.hs-orange.com ]의 열차도 일부 이 역까지 운행하기 때문에 짧은 유치선이 쿠마모토 방면에 설치되어 있다.

 

 

   재래선의 이정표는 JR큐슈의 전형적인 양식을 따르고 있다. 야츠시로의 특산품이 배가 나와 있다.

 

 

   재래선 승강장에서는 신야츠시로역의 신칸선 역 건물 앞이 보이지만 통로가 없기에 바로 나갈 수 없다. 우리나라보다 바로타가 잘 되어 있는 일본인데 여기서는 좀 아쉬움이 남는다.

 

 

   증기기관차가 견인하는 SL히토요시[人吉]를 타면서 가장 뒤의 전망칸에서 신칸선 승강장으로 연결되는 선로를 담았다. 증기기관차에서 내뿜는 매연으로 하늘에 검은 연기가 날리고 어린이날이여서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크지만 선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잘 볼 수 있었다.

 

 

   2011년 3월에 하카타[博多]까지 신칸선이 연장되면 일부 열차가 통과하면서 오히려 쿠마모토까지 가서 타게 될지 아니면 하카타까지 소요시간 단축으로 승객이 더 늘어날지의 추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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