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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최남단 역은 여수엑스포역으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Expo 2012 Yeosu Korea, http://www.expo2012.or.kr ) 전시장 바로 앞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로 혼잡하지만 타이완의 최남단 역인 팡산역[枋山車站]은 하루에 기차가 4회만 정차하는 무인역이다. 기차로만 오가기에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팡랴오역[枋寮車站] 앞에서 버스를 타고 팡산역으로 향하였다.


   내린 버스정류장은 팡산[枋山]인데 팡산역과는 조금 떨어진 바닷가 앞에 있다. 난훼이선[南迴線] 철길은 산 중턱으로 있다. 팡산역으로 가려면 저기까지 올라가야 하는 셈이다.

 

 

   팡산역으로 가는 길은 이정표가 없지만 철길을 향하여 좁은 길을 따라서 갔다. 길은 열대과일이 자라고 있는 과수원 사이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는 오르막이 있다.

 

 

   팡산역 앞에는 아스발트로 포장된 공간이 있고 주변은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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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팡산역 건물은 중국식 디자인을 적용하여서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입구에는 하얀 기둥이 추가로 있고 1층과 2층 사이에 붉은색의 지붕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무인역이어서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으며 창문에 시각표를 적어놓았다. 외국인 방문객들을 위해서인지 역 이름은 영어로 병기하여 놓았다.

 

 

   팡산역 건물 정문과 승강장으로 나가는 문은 셔터를 내려서 차단하여 놓았지만 창문으로 대합실과 사무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폐쇄된 역처럼 물품이 방치되어 있지만 이전에 직원이 근무하였을 때의 흔적이 고스라니 남아있다.

 

 

   팡산역 승강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하도를 건너가야 한다. 난훼이선은 타이완을 순환하는 노선 중에서 가장 늦은 1991년에 완성되었고 그러다 보니 안전을 위하여 승강장으로 가는 통로에는 안전을 위하여 지하도나 육교가 있다. 타이완 사람들에게는 오랜 소망이었으나 난훼이선은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산악 지형을 지나가야 해서 공사가 쉽지 않았다.

 

 

   팡산역 승강장은 1면 2선으로 되어 있으며 중간에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다. 승강장은 새로 포장이 되었는데 열차에 타고 내리기 쉽도록 승강장을 높이는 공사를 타이완의 모든 역에서 실시하였다. 옆에서 보면 이전보다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선로를 자세히 보면 하나만 빛이 나서 기차가 계속 다니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나머지는 철거되어서 침목과 노반만 남았다. 과거에는 팡산역에서 열차 교행이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교행이 불가능한 셈이다.

 

 

   팡산역 이정표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그것과 동일하게 인근 역이 나와 있다. 추가로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는 게 다르다. 누가 점을 없애버렸는데 오른쪽 방향의 네이스역[內獅車站]까지의 거리는 4.9km이고 왼쪽의 구좡역[古莊車站]까지는 26.9km이다. 네이스역 방향으로는 바다와 가깝게 철길이 있어서 마을이 있지만 구좡역 방향으로는 산간 내륙으로 철길이 있어서 거의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을 통과하기에 역 사이의 거리가 멀다.

 

 

   승강장에서 팡산역 건물을 보아도 건물의 디자인이 매우 특이하다는 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처럼 역 이름을 표시하여 놓은 건 동일하다.

 

 

   네이스 방향으로 조금 가면 철길은 아찔하게 산 중턱을 지나고 고가로 만들어 놓아서 아래에 있는 마을과 바다가 보인다. 도로는 바다를 따라서 이어지기에 마을은 바다 옆에 있다. 이런 경치를 보니 현재는 전라선 이설로 없어진 임시승강장인 만성역이 생각났다. 마을에서 떨어져서 산 중턱에 있는 팡산역의 접근성은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타이동[臺東] 방향의 경우 도로로 가면 우회해야 하므로 기차를 타는 게 유리한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2011년 동안에 승차인원은 515명이고 하차인원은 694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팡산역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기는 하지만 타이완 최남단역이므로 가끔씩 관광열차가 운행하기도 하고 철도팬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팡산역은 현재 우리나라의 비둘기호에 해당하는 푸콰이처[普快車]와 통근 열차에 해당되는 추쳰처[區間車]만이 정차하고 있다. 상급 열차는 빠르게 통과한다. 구좡 방면의 철길을 보면 직선으로 된 철길 하나만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사용할 수 없게 하였다. 열차 회수가 줄어드는 경우에는 관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이렇게 교행이 가능하였던 역의 분기기를 없애고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잠시 후에 내가 탈 푸콰이처 열차가 팡산역에 도착하였다. R100型 디젤기관차가 객차 2량을 견인하는 편성인데 디젤기관차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그것과 크기는 약간 작지만 모양은 동일하며 모델명으로 보면 형님 정도에 해당된다. 도색을 깨끗하게 해 놓았지만 1970년에 제작된 오래된 디젤기관차로 최고속도는 100km/h이다.

 

 

   팡산역은 무인역으로 승차권 자동발매기도 설치되어 있지 않기에 승차권은 열차 내에서 직원으로부터 구입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직원은 PDA로 영수증 방식의 승차권을 발급하여 준다. 팡산에서 타이동까지이 거리는 84.7km이고 운임이 90위안(타이완달러)(약 3,500원)이다. 타이완의 물가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비둘기호 등급이라는 하지만 우리나라 수도권전철보다는 훨씬 비싸다. 물가 상승 억제라는 이유로 낮은 등급 열차의 운임 인상을 오랫동안 억제하여 온 결과로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는 도시철도 이외에는 각역 정차 여행을 더 이상 즐길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 방문일 : 2011년 9월 15일
  작성일 : 2012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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