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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7월에 큐슈[九州]를 여행할 때에 마츠우라철도[松浦鉄道, http://www.matutetu.com ]의 타비라히라도구치역(たびら平戸口駅)을 방문한 적이 있다(관련 글 보기). 거의 8년만에 다시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을 다시 방문하였다. 2002년 당시에는 일본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역이었으나 2003년에 오키나와도시모노레일[沖縄都市モノレール, http://www.yui-rail.co.jp ]이 개통되면서 나하공항역[那覇空港駅]으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모노레일은 일반 철도와는 시스템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일반 철도로 한정짓는다면 여전히 일본 최서단의 역이다. 참고로 나하공항역은 동경 127도 39분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여수, 무주, 여주, 강촌과 같은 경도에 해당되며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은 동경 129도 35분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호미곶 정도가 같은 경도에 해당된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목포역이 가장 서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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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의 이정표는 JR큐슈(http://www.jrkyushu.co.jp )의 그것과 비슷한 양식으로 되어 있다. 이웃한 역들의 이름에 타비라(たびら)가 들어간 것으로 유추하여 보면 지역의 이름이 타비라라는 걸 알 수 있다.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은 타비라쵸[田平町]에 있으며 히라도시마[平戸島]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의미에서 히라도구치[平戸口]가 붙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전라선 구례구역에서 '구(口)'가 붙은 것과 같은 원리이다.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의 승강장은 2면 3선이고 작은 차고가 있어서 차량 유치가 가능하며 일부 열차는 이 역까지만 운행하고 사세보[佐世保] 방면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승무원들의 숙박을 위한 낡은 건물이 하나 있는데 현재도 사용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시각표 상으로는 이 역에서 출발하는 아침 첫차와 이 역까지만 운행하는 열차가 설정되어 있다.

 


   구내에는 히라도로 가는 연락선 환승 표시가 있다. 녹이 많이 슬어서 오래 전에 사용하였던 걸로 추정이 되는데 정작 타비라히라도구치역 바로 앞에는 강이나 바다가 없어서 배를 탈 수 없다. 배를 탈 수 있는 항구인 히라도항[田平港]까지는 800m 정도 떨어져 있다. 1977년에 히라도대교[平戸大橋]가 개통되면서 배는 운행하지 않고 버스를 갈아타고 히라도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차고가 있기는 하지만 승강장 사이는 지하도나 육교가 아닌 건널목으로 연결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고상홈이어서 계단으로 내려와서 철길을 건너가게 되어 있다. 철길을 건넌 후에는 다시 계단을 올라가서 건물로 들어가게 된다.

 


   일본은 개집표가 있기는 하지만 승객이 적은 시골로 가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열차에서 내릴 때에 정산을 하므로 개표구는 텅 비어 있다. 물론 개표가 있는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 등도 시골에 가면 개표가 없다. 위에는 시계와 시각표가 나란히 있어서 다음 열차 확인이 쉽도록 되어 있고 왼쪽으로는 승차권 자동발매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 역에서 사세보나 이마리[伊万里]까지는 왕복할인승차권(往復割引きっぷ)이 있다. 자동발매기라고는 하지만 영업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작동한다.

 


   승차권 확인은 하지 않지만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은 낮 시간대에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유인역이다. 매표소인 MR여행서비스에서는 정기권, 회수권, 단체권 등의 승차권을 발매하며 마츠우라철도와 관련되는 기념품과 일본최서단역 방문증명서(日本最西端の駅訪問証明書)를 판매하고 있다. 열차가 도착하면 직원이 나와서 안전을 확인하며 승객들에게 기념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의 MR여행서비스는 작은 철도박물관으로 꾸며 놓았다. 낡기는 하였지만 스탬프가 있고 현재 마츠우라철도에서 운영하는 니시큐슈선[西九州線]의 역사와 함께 각종 사진과 역명판 그리고 헤드마크까지 전시하여 놓았다. 철도 시설물인 레일은 물론 통표와 완목신호기까지 있고 짧지만 JR큐슈 시절의 헤드마크까지 보존되고 있다.

 


   타비라히라도구치역 건물은 단층으로 오래되어서 낡은 느낌이 그래도 난다. 매표소가 있는 철도박물관 옆에도 각종 철도 시설물이 전시되어 있다. 건널목의 신호등이 있고 완목신호기와 석탄 운반용 국철(国鉄) 세라(セラ) 1形 화차 그리고 궤도자전거가 전시되어 있다.

 


   타비라히라도구치역 건물 앞의 광장 한쪽으로는 히라도 출신의 작가인 후지우라 코[藤浦洸] 씨가 적은 일본최서단역임을 기념하는 비석이 있고 일본 지도와 함께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오키나와도시모노레일을 뺀다면 유일하게 JR이 아닌 사철에 최극단역이 있는 상황이다. 만든지 오래된 안내판이어서 그런지 서울까지의 거리도 나와 있지만 한복이 좀 이상하고 오키나와는 아예 언급되어 있지 않다.

 


   타비라히라도구치역은 최서단역으로의 지위는 상실하였지만 여전히 최서단역으로의 모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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