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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상역에서 옥곡역까지는 멀지 않지만 낮은 언덕을 넘어야 한다. 도로는 구불구불 올라갔다가 내려오지만 철길은 터널을 지나면서 쉽게 통과한다. 이런 지형으로 옥곡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하는 도로는 고가로 놓여 있어서 경전선 철길을 내려다볼 수 있다. 옥곡 마을은 양쪽으로 산이 있어서 빨리 어두워진다. 왼쪽으로는 남해고속도로, 오른쪽으로는 일반 도로가 있어서 광양까지 나란히 이어진다. 현재는 경전선 선형이 좋지 않기에 기차가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보다 느리다. 물론 최근에 복선전철화가 된 삼랑진~마산 구간에서는 진례역 부근에서 남해고속도로와 나란히 이어지는데 차량보다 빨리 달리고 있다.

 


   옥곡에는 옥곡정류소가 가장 사람들이 많이 타고 내리는 시내버스 정류장이다. 진상과 마찬가지로 시외버스는 운행하지 않는다. 장날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에 정류장은 크고 부근에 공중화장실까지 마련되어 있다.

 

 

   옥곡정류소 근처에는 옥곡시장이 있다. 끝자리가 4, 9일에는 장이 열린다. 내가 방문한 날은 2010년 마지막 장이 열렸지만 오후 4시가 넘어가면서 이미 장은 끝나고 정리가 진행되고 있다. 밤에도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와는 다르다.

 


   옥곡시장에서 서쪽으로 700m 정도 걸어가면 옥곡역이 나온다. 옥곡역 버스정류장이 따로 있으므로 옥곡역만을 방문하려면 여기서 내리는 게 낫다. 광영과 중마를 거치는 시내버스는 옥곡역 버스정류장으로 가지 않는다. 옥곡역 입구 맞은 편에는 옥곡초등학교(http://www.okgok.es.kr )가 있다.

 


   옥곡역 건물은 작지만 포장이 된 광장이 있어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가운데에 삼각지붕이 있고 좌우가 대칭에 가까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승객이 줄어들면서 옥곡역은 직원이 1명 근무하고 있고 야간에는 수면시간을 정해 놓았다고 안내문이 있다. 솔직히 열차도 없는 이 시간에 누가 역에 오겠는가? 우리나라의 간이역은 열차가 있던 없던 대합실을 개방하여 놓아서 너무 친절하다는 느낌이 든다. 열차가 없는 시간대에는 사실 문을 열지 않아도 된다. 해외 철도에서는 열차가 있어도 새벽이나 저녁, 또는 주말에는 직원이 없는 무인역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하게 대합실 입구에 영업 시간이라고 적어놓으면 된다.

 


   옥곡역 대합실은 작지만 소파가 놓여 있고 각종 사진으로 잘 꾸며져 있다. 내가 들어왔을 때에는 아무도 없어서 난로가 꺼져 있었는데 직원이 춥지 않냐고 하면서 켜도 좋다고 한다. 켜지 않고 그냥 있으니 추우면 사무실로 들어와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기차를 타면 따뜻한데 일부러 따뜻하게 있을 필요는 없어서 그대로 있었다. 난방은 하지 않아도 바람이 들어오지 않으니 사실 춥지 않았다.

 


   열차가 도착할 시각이 되어가니 몇몇 사람들이 들어와서 승차권을 구입하였다. 옥곡에는 시외버스가 없으니 부산, 진주, 순천 등으로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한 번에 갈 수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지만 승강장으로 나갔다. 승강장 입구에는 아치가 있는데 봄에서 가을까지는 이걸 타고 식물이 자란다.

 


   옥곡역 승강장은 1면 2선으로 되어 있어서 열차 교행이 가능하다. 화물 승강장이 있지만 현재는 가끔 사용하고 있다.

 


   옥곡역의 이정표는 코레일 양식을 바꾸어 놓았다. 진상역과 마찬가지로 로마자가 좀 크게 적어놓았다.

 


   남쪽으로는 과거에 승객들이 이용한 통로가 있는데 현재는 철조망으로 막아 놓았다. 멀리 산 아래로 이어지는 남해고속도로가 보인다.

 


   광양 방면이 철길은 출발부터 45km/h 속도 제한이 걸려 있다. 산을 넘어가고 선형이 좋지 않아서 기차는 천천히 달리지만 남해고속도로의 차량은 빠르게 달린다. 물론 경전선 복선화가 되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지만 옥곡역도 같이 없어진다.

 


   이제 오후 5시가 넘었지만 벌써 경전선 상행 마지막 열차이다. 그나마 2010년 12월 15일에 시각표 변경으로 1시간이 늦어졌다. 덕분에 남도의 자연과 역을 조금 더 즐길 수 있게 되었다.

 


* 옥곡역은 경전선 복선화에 의하여 선로 이설을 하면서 2016년 6월 13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였다. 또 속도는 빨라졌지만 또 하나의 경전선 역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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