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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시내버스를 타고 진상역(津上驛)으로 향하였다. 진상면 중앙에 있는 진상버스정류소에서 내려서 걸어갈 수도 있지만 항만물류고 버스정류장이 진상역에서 가장 가깝다. 항만물류고가 무언가 했더니 한국항만물류고등학교(http://kpl.hs.kr )를 말한다. 광양항이 있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교육을 하는 특성화고등학교이다.

 


   마을을 지나가는 2번 국도로 나가면 바로 진상역이 보인다. 무인역이기는 하지만 넓은 광장을 갖추고 있으며 주차장과 쉴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진상면을 소개하는 관광안내도까지 있다.

 


   진상역 건물은 주변의 다른 역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 진상역 건물이 임대되어서 한우촌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합실로 들어가는 문도 바뀌어서 식당 입구가 되어 버렸고 건물 자체로는 부족하였는데 오른쪽으로 임시 건물을 만들어서 정육판매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무인역이기는 하지만 열차는 정차하기 때문에 대합실이 있기는 하다. 화장실 옆의 좁은 공간이 대합실이 되었다. 겨우 2명 정도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공간에 나무 의자가 놓여 있다. 벽에는 열차시각표와 진상역 명예역장 사진이 붙어 있다. 내가 방문한 날이 2010년 12월 29일이지만 정작 아직도 시각표를 변경하여 놓지 않았다. 열차시각표가 2010년 12월 15일에 변경되었으니 2주가 넘었는데 이거 너무한 것 아닌가?

 


   대합실을 거쳐서 진상역 승강장으로 향하였다. 승강장에서 보는 진상역 건물은 모양은 다른 역과 동일하지만 지붕 아래의 처마에는 유리가 있는 게 무언가 예사롭지 않다. 식당으로 바뀌면서 식사를 하면서 기차를 볼 수 있게 바뀌었다. 해외에서는 간이역의 활용을 다양하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멀리 갈 필요가 없이 역 건물 자체가 식당이고 진상면에서 나온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해랑(http://www.railcruise.co.kr ) 같은 고급 관광열차가 머물게 되었다.

 


   진상역의 승강장은 과거 1면 2선이었으나 현재는 교행선이 철거되면서 단선이 되었다. 그나마도 이전에 교행선이 있던 노반도 자갈이 없어지고 흙을 갈아놓았다. 식당에서 재료로 필요한 야채 농사를 지으려고 이렇게 바꾼 건 아니고 코스모스 꽃밭이 있던 자리이다. 겨울이라서 코스모스가 모두 죽어서 이렇게 땅을 갈아엎어 놓았다. 인근의 북천역다솔사역과 마찬가지로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역을 장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진상역 승강장의 이정표에서 이곳이 전라남도라는 게 느껴진다. 경상남도에 있는 경전선 역에는 코레일 양식으로 된 이정표를 보기 힘들다. 하지만 진상역은 전라남도에 있어서 전남본부소속(http://www.sckorail.co.kr )이어서 그런지 이런 무인역에도 코레일 양식으로 이정표를 만들어 놓았다. 하루 동안 광양을 돌아다녔지만 하동에서 가깝고 외지인들이 많이 살아서인지 전라도라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하였다. 하루 동안에 다양한 사투리를 들었으니.

 


   진상역은 마을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있어서 주변으로는 논이 있고 멀리 산이 있다. 겨울이라서 산은 황량하지만 3월이 되면 매화가 피면서 하얗게 되는 장관을 이룬다.

 


   승강장에는 예상하지 않은 게 있으니 KTX가 있는 기념 사진을 찍는 장소이다. 나중에 복선전철화가 되면 KTX가 운행할 수 있겠지만 진상역에서는 볼 수 없다. 이왕이면 경전선 진상역이라고 적고 RDC 무궁화호와 진상한우를 배경으로 넣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곳에서 제작한 게 아니라 다른 곳에 있던 걸 가져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진상역에는 컨테이너로 된 구조물이 있고 여기에는 별 사이로 달리는 철길을 그려놓았다. 경전선에 있는 역이라서 그런지 철길은 직선으로 뻗어 있는게 아니라 구불구불 빙빙 돌게 되어 있다. 이 컨테이너 구조물의 정체는 바로 진상역의 통신실이다. 건물은 식당으로 임대하면서 이곳으로 쫓겨나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컨테이너 뒤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고 여름에 바베큐를 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식당을 위해서 진상역의 시설을 대부분 활용하는 셈이다.

 


   진상면 중심에는 진상버스정류소가 있다. 다음으로 소개할 옥곡역과 마찬가지로 시외버스는 들어오지 않고 광양시내버스만 이용할 수 있다. 그런 관계로 슈퍼마켓 안에는 광양시내버스 시각표가 적혀 있다. 물론 버스정류장에도 시각표와 노선도가 나와 있으며 시내버스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실시간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버스가 많이 있는 광양 방면에는 실시간 안내판이 없다.

 


   진상역은 경전선 복선화가 되어도 그 자리에서 그대로 유지될 예정으로 있다. 선로는 고가로 올라갈 수도 있으므로 복선화가 되면서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건물은 식당으로 쓰이고 있기에 철거를 면하고 그대로 유지되어서 옛 건물과 새 건물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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