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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종합터미널에서 순천시내버스를 타고 율촌에서 내렸다. 율촌은 행정 구역으로는 여수시에 속하지만 순천시와의 경계에 있어서 순천시내버스와 여수시내버스 모두 운행하고 있다. 도심은 아니므로 시내버스가 자주 운행하지는 않아서 배차 간격은 20~30분 정도로 긴 편이다. 네거리에 있는 가게 유리문에는 순천시내버스와 여수시내버스의 시각표가 붙어있으나 이곳 지명에 익숙하지 않다면 해석을 하기 어렵다. 여수시내버스는 31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32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33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34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과 순천시내버스 94번(노선 및 시각표 보기), 95번(노선 및 시각표 보기), 96번(노선 및 시각표 보기)을 타면 율촌에 갈 수 있다.

 

 

   시내버스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율촌역(栗村驛)의 모습이 보인다. 최신 건물인 여수시립율촌도서관과는 달리 낡은 율촌역 건물이 도로 끝에 있다. 율촌역 건물과 옆에 있는 화장실 건물까지 그대로 있지만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2010년 9월 1일 전라선 개량 공사가 부분적으로 완공되면서 성산역에서 신풍역까지의 구간이 이설되었고 결과 율촌역도 이전되었다. 정확하게는 이건 이전의 율촌역 건물이다. 순천시내버스를 타고 오면서 철길은 없고 자갈만 남은 노반을 보았으므로 이미 알고 있었다. 신풍역과는 달리 율촌역은 건물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철거를 피하여 무사히 보존되어 있다. 정확히는 방치가 더 맞겠지만.

 


   율촌역은 1930년 12월 25일 남조선철도주식회사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나무로 지어진 건물이 완공되었고 그대로 보존되어서 1930년대 초기의 시골의 작은 간이역 건물로의 건축사적 가치가 크다. 작은 지붕을 가진 건물이어서 일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간이역 건물의 형태이기도 하고 현재도 일본에는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건물이 아직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율촌역 건물의 창문은 나무판으로 막아놓기는 하였지만 건물 앞의 주차장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여기까지만 보면 마치 현재도 열차가 정차하는 살아있는 역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철길을 보면 이미 선로는 걷었고 자갈만 남은 상태이다. 율촌역 구내의 선로와 침목은 모두 걷어서 사라졌고 자갈만 있다. 자갈이 있는 걸로 보아서 이전에 선로가 분기되어서 열차가 교행하였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율촌역에서 기차는 2010년 8월 31일까지 운행하였지만 여객 열차가 정차하는 건 2006년 10월 31일까지만 이루어졌다. 자갈이 깔린 승강장에는 이정표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이제는 철거한 자재로 승강장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율촌역 구내에는 선로, 신호기, 신호등 등의 각종 철도 시설물들이 늘어서 있어서 마치 철도박물관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율촌역 승강장에서 건물로 가는 통로도 기자재가 일부 차지하고 있지만 양쪽으로 있는 나무는 그대로 자라고 있다. 율촌역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모르겠지만 계획에 따라서는 이 나무들의 운명도 바뀔 수 있다.

 

 

   율촌역 건물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승강장 쪽의 문은 열려 있다. 대합실 안에도 오래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무로 된 건물 기둥에 시멘트로 된 벽에는 하얀 페인트를 칠하여 놓았다. 매표소가 있었던 창구는 벽지가 붙은 나무판으로 막아 놓았고 시각표는 포스터로 막았다. 살짝 포스터 뒤를 보니 무궁화호가 적힌 시각표가 그대로 있다.

 


   이제 이전 율촌역은 역의 기능을 이미 상실하였다. 아직 율촌역의 활용은 여수시에서 정해지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현재는 철길과 기자재가 쌓여있지만 이것들도 조금씩 옮기게 될 걸이다. 율촌역의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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