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시내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전라선 미평역(美坪驛)

   만성역에서 나와서 여수시내버스를 타고 미평역(美坪驛)은 만성역과는 달리 여수 시내에 있다. 미평역 입구에는 국도 제17호선이 지나가고 있어서 차량들이 많이 지나가고 있다.

 

   한적한 길로 들어가면 미평역이 나온다. 과거에는 미평역에서 컨테이너 화물을 취급하였으나 2005년에 중지되어서 현재는 컨테이너를 쌓아놓는 적하장은 텅 비어있고 철조망은 닫혀 있다.

 

 

   반대편에는 미평역 건물이 있다. 전라선이 이설되면서 없어지지만 건물은 오래되지 않았다. 1999년에 현재 미평역 건물이 지어졌으니 이제 11년이 되었다. 미평역 건물을 신축하였을 때에는 전라선 남쪽 구간인 순천~여수는 개량 계획이 있지 않았다. 만일 이전에 개량 계획이 나왔다면 없어질 역이므로 이전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미평역 건물은 단층으로 넓게 퍼져 있어서 군북역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군북역 건물이 1997년에 만들어졌으니 시기로는 비슷하다. 대합실에는 아직 열차 출발 시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서 아무도 없었다. 안에 직원이 보이지 않아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무슨 일로 방문하였냐고 물어보아서 기차를 타고 왔고 올해 없어져서 사진으로 남길려고 한다고 하니 승강장에 나가서도 찍으라고 한다. 없어지기까지 얼마 남지 않아서 철도팬의 방문이 많은 모양이다.

 

 

   현재 미평역은 무궁화호 일부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익산-여수 간을 운행하는 무궁화호는 모두 정차하고 용산-여수 간을 운행하는 무궁화호는 일부가 정차하고 있다. 익산역에서 KTX로 환승할 수 있어서 대부분의 열차가 수도권까지 연결되지만 미평역은 인근의 여수역이나 여천역과는 승하차하는 승객 수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수 시내에 있기는 하지만 도로에서 조금 들어가야 하고 미평역 동쪽에서는 철길을 건너는 육교나 지하도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오래된 역답게 승강장으로 가려면 철길을 건너야 한다. 건널목 앞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기울어져서 자라고 있다. 미평역이 없어지면 이 나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승강장에서 순천 방면으로 보면 철길이 합쳐져서 곡선으로 간다. 철길 위로 지나는 도로가 있고 뒤로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그러나 아파트에서 미평역까지 오려면 저 다리를 건너서 한참을 걸어야 한다.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아파트 단지 뒤로는 전남대학교(http://www.jnu.ac.kr ) 둔덕동캠퍼스(여수캠퍼스)가 있다. 원래는 여수대학교였지만 전남대학교와 통합되었다. 캠퍼스 근처의 지하로 전라선이 지나가는데 연구에는 지장이 없는지 의문이기는 하다. 기차가 빠른 속도로 터널로 지나가면 진동이 있을텐데. 연구와는 별도로 이설되는 전라선이 근교 수송까지 감안하여 만들었다면 지하라도 미평역이 살아있지 않았을까?

 

 

   미평역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이외에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컨테이너 적하장이 넓게 있다. 여천역과 만성역에서는 열차 교행이 불가능하므로 미평역에서 교행하는 경우가 많다.

 

   여수역은 이설하면서 이정표에서 미평역이 벌써 없어졌지만 미평역의 이정표에는 여수역이 빠지지 않았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정표에는 낙서가 많다. 덕양역의 이정표에도 낙서가 있었는데 타고 내리는 승객이 더 많아서인지 낙서도 더 많다.

 

   미평역 승강장 끝은 약간 곡선으로 되어 있고 곡선으로 가면서 선로가 합쳐진다. 여수역까지는 급경사를 피하기 위하여 마래산을 따라서 만성역을 거쳐서 바다 절벽을 따라서 가게 되어 있다. 서지역에서 안동역으로 가는 중앙선도 급경사를 피하여 시내 외곽으로 가면서 여러 터널을 지나서 낙동강을 따라서 달려서 가서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설날 연휴라서 전라선에는 많은 임시 열차가 운행하고 있었다. 통통통 뮤직트레인은 새마을호 임시 열차로 달리고 있었다.

 

   근처의 철길 위로 지나가는 고가 도로에서도 미평역의 철길을 볼 수 있다. 산 기슭에는 아파트 단지가 많지만 철길 주변으로는 밭과 고물상이 있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전라선 철길이 이설되어서 여기서 없어진다면 풍경이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 전라선 신선이 완성됨에 따라서 미평역은 2011년 4월 4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끝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