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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선의 종착역인 여수역(麗水驛)으로 향하였다. 전라선 복선전철화는 원래 순천역까지 계획되어 있었으나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Expo 2012 Yeosu Korea, http://www.expo2012.or.kr ) 개최와 KTX 직통 운행을 위하여 여수역까지 전철화가 될 예정이다. 다만 복선화는 여천역까지만 되고 여천역에서 여수역까지는 단선으로 전철화만 이루어진다. 이설될 여천역에서 여수역까지는 10.3km이므로 6~7분 정도 소요되고 최소 14분 간격으로 열차가 다닐 수 있으므로 단선으로도 충분하다.
전라선 개량에 따라서 여수역은 2009년 12월 23일에 600m 정도 북쪽으로 이전하여 영업을 시작하였다. 600m이면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짧은 거리와는 달리 느낌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나라에서도 드문 특이한 점이 많으며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역이기도 하다.
여수역의 승강장은 2면 4선으로 되어 있다. 복선인 구간에서는 이런 승강장을 갖춘 역이 많다. 그러나 승강장 옆에는 차량을 유치할 수 있는 선로는 물론 차고까지 있는 여수차량사업소가 있다. 또한 승강장 끝으로는 선로가 막혀서 계단이나 육교를 이용하지 않고 들어가거나 나갈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이정표에서는 종착역이므로 더 이상 역이 없으며 순천 방면으로는 여천역이라고 나오지만 현재는 미평역이 다음 역이다. 미평역은 전라선 개량에 따라서 없어지므로 이정표도 완공 시점에 맞추어서 달아놓았다.
전동차나 디젤동차 같은 동차는 반대쪽 끝에도 운전실이 있어서 바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기관차가 객차를 견인하는 방식으로 운행하는 열차가 많으므로 열차는 선로 끝까지 가서 멈추는게 아니라 선로 끝에 가까이 있는 분기기 직전에서 멈춘다. 여기서 기관차는 떼어서 분기기를 거쳐서 빠져나가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목포역이 동일한 방식으로 되어 있으며 유럽의 중앙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운영 방식이기도 하다.
선로가 끝이 나고 여수역 건물이 나온다. 설 연휴여서 그런지 아니면 차량이 들어오고 나와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직원이 승강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여수역 대합실은 벽면이 둥글게 유리로 되어 있어서 매우 밝다. 넓지는 않지만 매표소 2개 창구에 자동발매기 2대가 설치되어 있다. 매표소에서는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여수의 중심역답게 관광안내소와 렌트카 사무소가 있으며 냉난방이 되는 맞이방에는 매점이 있다.
대합실은 좁지만 여수역 광장은 매우 넓다. 덕분에 여수역을 사진에 전부 담을 수 있다. 여수역은 종착역이어서 대합실 이외에는 승무원들이 숙박하는 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호텔처럼 보이는 방이 승무원들의 숙소이고 중간에는 식당도 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바다를 향해 나가는 배의 앞부분을 형상화하였다. 정동진역처럼 바다로 나갈 수는 없지만 여수역은 바다 바로 옆에 있으며 일부 부지는 바다를 매립하여 만들었다.
여수역에는 여수차량사업소가 같이 있다. 여수차량사업소로 들어가는 입구는 따로 있다. 관계자 이외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으니 입구에서 내부를 보기만 하였다. 선로에는 객차가 유치되어 있고 이미 전차선까지 설치되어 있다.
다른 역들은 선로가 이설되고 역이 옮겨지면 이전 선로와 역 부지는 어떻게 활용할지가 항상 논의에 대상이지만 여수역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바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여수역이 박람회장 안에 있으므로 교통의 중심이 될 예정이다.
여수역 부근에는 크루즈터미널을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 신항과 함께 완성되면 현재 광양과 일본 시모노세키[下関]를 연결하는 광양훼리(http://www.gy-ferry.com )를 광양 대신 여수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화물 수송으로는 광양이 좋지만 승객의 접근이나 관광을 감안한다면 여수가 훨씬 좋다. 일제시대에는 여수와 시모노세키를 연결하는 여객선이 운행된 전례가 있기도 하다.
여수역은 이설되면서 요즈음에 새로 만들어지는 역과 마찬가지로 도로는 들어와서 한 바퀴 돌아서 나가게 되어 있다. 그런 관계로 버스정류장은 방향 별로 분리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이전에 비하여 정차하는 버스 노선이 줄어들었다. 여수역 근처의 도로를 지나지만 여수역에는 들어오지 않는 시내버스 노선도 있다.
여수역에는 주차장이 넓고 아직은 무료여서 자가용으로 오는 승객들도 많다. 옆에서 보면 승강장으로 나가는 통로가 있어서 승객이 매우 많거나 단체 승객이 있으면 이곳을 개방하여 사용할 수 있다.
여수역에서 나와서 만성리로 향하였다. 여수역 직전의 전라선 철길은 마래터널을 지나지만 도로는 올라가다가 터널을 지나게 된다. 역보다 도로가 높아서 걸어가면서 여수역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수역 옆에서 공사 중인 신항과 크루즈터미널이 보이고 바다 건너서는 방파제로 연결된 오동도가 보인다. 마래산을 앞두고 선로는 합쳐지고 하나만 터널을 지난다. 현재 사용하는 구선은 터널을 지나면 철길에서 나오면 바다 절벽을 따라 가서 만성역을 지나지만 새로 만들고 있는 신선은 바다를 따라서 가지 않고 만성리 내륙으로 가게 된다.
여수역이 이전하면서 바뀐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우리나라 철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전차대가 설치되었다. 이전에는 Y자 모양으로 된 선로가 있어서 이곳에 들어가서 기관차의 방향 전환을 하였으나 이제는 전차대에서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선로가 여수역이 유일한 걸로 아는데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스팀로코 님의 블로그에 그 과정이 잘 나와 있다(관련 글 보기).
이미 여수역이 이전한지 1년이 넘어서 이전의 여수역은 낯설지도 모른다. 이전의 여수역의 사진을 찾아보았다. 사실 서울에 살 때에는 여수가 워낙 멀어서 야간열차를 타고 새벽에 도착하였다. 과거에는 2층으로 된 역 건물에 개찰구는 사실 다른 역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승강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육교를 건너가야 했는데 육교 위에서는 입장할 열차가 차례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당시의 이정표는 지금과 모양이 비슷하지만 다음 역이 미평역이라고 분명히 나와 있다. 미평역은 빠르면 올해에 없어지지만 여수역이 이전하면서 여수역 이정표에서는 먼저 없어졌다.
여수역은 전라선의 종착역으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서 다른 지역으로 오는 관문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하지만 박람회가 끝난다고 여수역이 없어지는 건 아니기에 추후의 활용을 감안하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2011년 10월 5일부터는 KTX가 여수역까지 운행하게 되며 이에 맞추어서 2011년 10월 1일부터는 여수역에서 여수엑스포(EXPO)역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엑스포는 계속 열리는 행사는 아닌데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수시에서 요청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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