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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천고속·직행버스정류장에서 조금 걸어가면 넓은 도로 위로 지나가는 단선 전라선 철길이 있다. 2011년 4월 5일에 율촌역에서 여수역까지의 전라선 철길이 이설되면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넓은 도로와 맞지 않는 단선 철길의 철교이지만 철교 아래에는 벽화를 그려놓았다. 2011년 3월 20일에 방문하였고 당시에는 이 선로로 열차가 다니고 있었다.

 

 

   철교 아래를 지나가면 여천역(麗川驛)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요즈음 새로 만들어지는 역과는 달리 여천역은 골목 안에 있다. 그래도 여천역에서 가까운 큰 길에는 여천역 버스정류장이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여천역까지는 사실 조금 걸어야 한다. 뒤로는 산이 있는 골목 끝에 여천역이 있다. 도시에 있는 역이지만 이렇게 골목길을 걸어야 갈 수 있다. 모든 열차가 정차하는 도시에 있는 역 중에서는 도로가 바로 앞에 없고 이렇게 골목길로만 들어가야 하는 역은 아마도 여천역이 유일하였을 걸로 여겨진다.

 


   이러한 여천역의 위치 덕분인지 여천역 주변의 모습도 특별하다. 근처에는 고층 아파트가 있기는 하지만 철길은 언덕을 피하여 곡선으로 되어 있다. 여천역의 위치는 약간 언덕에 있어서 여천 지역이 내려다 보인다. 여천역 승강장 역시 곡선으로 되어 있고 모든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기는 하지만 마치 간이역 같은 단선으로 되어 있다. 경춘선 강촌역이 이전에는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강촌역은 강과 언덕 사이에 있어서 승강장 일부가 터널 안에 있어서 확장이 어려웠지만 여천역은 철길 옆으로 확장이 가능하기는 하다. 순천 이남으로는 열차가 많이 다니지 않고 근처의 덕양역미평역이 열차 교행이 가능하니 단선역으로 유지되었다. 물론 현재 사용하는 이설된 여천역은 2면 4선의 승강장을 갖추고 있다.

 


   여천역 건물은 단층이지만 주변보다 높아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3월말이라서 진해벚꽃관광열차 현수막이 있다. 여천에서 출발하여 기차를 타고 간다면 순천역에서 한 번 방향을 바꾸고 창원역에서 다시 한 번 방향을 바꾸어서 운행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2회 방향을 전환하는 열차가 되는 셈이다. 조만간 성산역과 평화역을 연결하는 순천삼각선이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이런 열차는 순천에서 방향 전환 없이 운행할 수 있게 된다.

 

 

   여천역 대합실의 문에는 여천역을 새로 짓고 있어서 현재의 여천역은 소규모 보수만을 하고 있다닌 안내문이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관해서는 사실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다. 쾌적하고 편리한 초현대적인 역사이지만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은가 아니면 조금 시설이 좀 낙후되어 있더라도 접근하기에 편한 시내에 있는게 좋은가 하는 점이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모든 도시가 팽창을 하고 있어서 전자인 상황이라도 도심이 커지면서 나중에는 옮긴 역도 시내에 들어왔지만 이제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도시는 쇠퇴하고 있어서 아무리 좋은 역사라도 시내에서 나가면 그 도시로의 교통이 불편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천역의 대합실은 작지만 자동발매기가 2대 설치되어 있다. 창구는 하나만 있는데 코레일 직영이 아니라 위탁발매를 하고 있다. 그런 관계로 매점이 따로 없고 매표소 바로 옆에 과자와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다. 당시에는 여천역 승강장이 단선이라서 운전 취급을 하지 않아서 승차권 발행을 위탁하였지만 이전한 후에는  승강장이 2면 4선이고 복선에서 단선으로 바뀌는 경계역이라서 운전 취급을 하게 되어서 승차권 발행까지 포함하여 모두 직영으로 바뀌었다.

 

 

   대합실 한쪽에는 여천역 이전 안내가 있다. 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지만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장소로 이전하게 된다. 여수시의 몫이기는 하지만 이전할 여천역에 대한 교통편에 대한 안내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예를 들면 당시의 여천역과는 달리 차량 몇 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던지 시내버스 몇 번을 타면 갈 수 있다는 걸 좀 더 알려주면 어떨까?

 

 

   여천역 대합실에서 승강장으로 가는 길은 경사로가 있다. 비가 올 때를 대비하여 지붕이 설치되어 있다. 요즈음에는 역마다 장애우를 위한 시설이 설치되고 있지만 직원이 있어야 하는 이런 시설보다는 경사로를 만들어서 계단을 없애는 게 최상이다.

 

 

   여천역의 승강장은 곡선으로 되어 있다. 철길 옆으로는 나무가 심어져 있고 꽃이 피었다. 멀리 안개에 덮인 산이 있어서 주변의 주택가와 아파트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여천역의 이정표에는 미평역과 덕양역이 나온다. 당시에는 둘 다 일부 무궁화호 열차가 정차하였지만 선로 이설 후에는 미평역은 없어졌고 덕양역은 이설하면서 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여천역에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오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잡아 보았다. 이제는 이 철길은 물론 여천역도 이설되면서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모습이 되어 버렸다. 여수 시내에서도 이설되는 구간이 꽤 긴데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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