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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례구역에서 나와서 국도를 따라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순천시내버스 33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가 운행되기는 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구례구역에서 봉덕역(鳳德驛)까지는 걸어가는 게 더 낫다.


   이미 이 구간의 전라선은 복선이 되면서 이설되었다. 구례구역 부근에는 과거 철길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자갈까지 없어지고 시골길이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짧은 철교에는 침목과 함께 남아있어서 과거에는 기차가 다니던 철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구례구역 부근으로는 순천완주고속도로로 들어가는 나들목이 있다. 2011년 1월에 대부분의 구간이 개통된 고속도로로 이제는 전라선의 강력한 경쟁자가 되어 버렸다. 철도에서는 이에 대항하여 2011년 가을에는 전라선이 전철화가 완공되어서 KTX가 운행할 예정으로 있다.

 

 

   이미 복선이 된 전라선 철길은 전차선을 지지하는 기둥이 설치되면서 전철화를 위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끔씩 지나가는 열차는 직선으로 된 철길을 시원스럽게 달린다. 과거의 전라선은 산과 하천을 따라서 굽이굽이 돌아가는 노선이었지만 이제는 산은 터널을 통과하고 하천과 들판은 고가로 쭉 지나간다. 뒤에 만들어진 순천완주고속도로는 더 높은 고가로 지나간다.

 

 

   논 사이로 뻗은 전라선 철길에는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어서 이곳이 역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도로에도 역명과 동일한 봉덕 버스정류장이 있다. 여기에는 순천시내버스 33번만이 정차한다. 시내버스 시각표는 구례구역 편을 참조하기 바란다. 종점인 황전비촌 출발 시각만 나와 있어서 정확한 도착 시각은 알 수 없기에 미리 나와 있는게 안전하다.

 

 

   논 사이의 길을 걸어서 가면 봉덕역 입구가 있다. 새로 철길을 만든 전라선답게 철길 아래를 지나서 하행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올라가면 직선으로 뻗은 철길은 있지만 들어가는 입구는 무언가 만들다가 중단된 느낌이 난다.

 

 

   상행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시멘트로 포장된 올라가는 길만 있다. 특별한 시설은 없지만 들어가는 입구는 계단보다는 경사로로 되어 있고 철길을 건널 필요가 없어서 공사 비용을 줄이면서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많은 시골의 상황에 맞게 잘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시설비와 유지를 위한 전기가 필요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보다 친환경적이고 훨씬 경제적이다.

 

 

   상행 승강장 입구 한쪽에는 비석이 하나 있다. 공사준공표지판이 있는데 아무 것도 나와 있지 않다. 표지판을 만들 시간적인 여유도 없이 완공되었을까? 아니면 예산 삭감으로 예정한 규모보다 적은 상태에서 봉덕역 공사가 중단되어서 운영하게 되었을까?

 

 

   직선으로 뻗은 선로 옆에 승강장이 있는 봉덕역은 전형적인 현대식 간이역이다. 설치되고 있는 전차선 위에는 전기가 통하기 전에 새집이 설치되어서 그런 이미지를 더욱 높이고 있다. 간이역이니 역 건물은 없고 버스정류장 같은 비바람을 피하면서 의자가 설치된 대합실만 승강장에 설치되어 있다. 버스정류장처럼 대합실 위에 이웃한 역을 표시하여 놓았다. 경전선의 간이역인 산인역, 유수역, 다솔사역, 양보역에서도 이런 형식의 대합실이 있지만 벽돌로 만들어져서 재료에서 차이가 있다. 21세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서 그에 맞게 바뀐 셈이다.

 

 

   선로는 분기가 되어 있지 않고 직선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봉덕역은 열차 대피를 감안하여 승강장을 2면 3선으로 만들려고 계획을 하였다는 흔적이 남아 있다. 하행 승강장에는 양쪽으로 턱이 있어서 이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근교 수송을 거의 포기한 현재의 우리나라 철도 상황에서는 과거의 꿈일 뿐이다.

 

 

   봉덕역은 원래는 내구역이었지만 1999년 2월 25일에 이곳 봉덕리로 옮기면서 봉덕역은 이름이 바뀌었다. 당시에는 통일호가 있어서 열차가 정차하였고 무궁화호로 바뀐 후에도 일부 열차가 정차하였지만 2008년에 모든 열차가 통과하는 역이 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관리가 되지 않는지 역명이 적힌 가로등은 일부 쓰러져서 나무 아래에 방치되어 있고 역명판이 있던 자리는 고정시켰던 틀만이 남아있다. 그나마 열차가 정차하지 않지만 역을 크게 짓지 않아서 예산 낭비가 적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율촌역처럼 지하도에 승강장까지 잘 만들었는데 열차가 정차하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면 봉덕역은 그나마 8년간은 사용하였다.

 

 

   전라선 철길은 고가는 아니지만 주변보다는 높게 있기에 봉덕역에서는 근처의 논이 내려다 볼 수 있고 경치가 좋다. 방문하였던 2011년 3월 20일은 봄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 푸른색보다는 노란색이 더 많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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