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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 철길에서는 심포리역 다음이 흥전역이지만 철길을 걸어서 가지 않는한 흥전역을 먼저 갈 수 없다. 물론 열차가 다니는 노선이므로 철길을 걸어가면 당연 안된다. 일단 나한정역(羅漢亭驛)으로 간 다음에 흥전역을 방문해야 한다.
심포리역에서 나와서 길을 걸어가면 다시 국도 제38호선과 만난다. 근처의 철길과 만나는 건널목 옆에는 스위치백쉼터라는 작은 휴게소가 있다. 이름과는 달리 스위치백이 있는 나한정역과는 1.5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스위치백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산을 내려가는 급곡선의 국도가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좋은 장소이다. 물론 건널목 옆이니깐 시간만 잘 맞추면 힘겹게 올라가거나 속도가 붙을까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기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국도를 따라서 걸어가면 되는데 국도 역시 급곡선이 있다. 그래도 이 곡선만 지나면 경사만 조금 급하지 선형은 철길에 비해서는 좋은 편이다. 아래로 오십천이 보이고 나한정역의 선로가 보인다. 나한정역은 스위치백이 시작되는 역이라서 선로가 길게 나와 있다.
내려가서 선로는 확인하여 보면 나한정역에는 2개의 선로가 뻗어 있는데 하나는 길고 나머지 하나는 짧다. 차량이 많이 연결되었다면 오른쪽의 긴 선로로 들어가게 된다. 뒤로 운행하는 스위치백 구간에서는 가장 뒤의 차량에 차장이 무전기로 기관사와 신호를 알려주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전차선 기둥에 정차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나한정역 끝까지 가는 선로는 줄어들어서 하나가 되어 버리지만 건물 앞에는 선로가 많이 있다. 과거에는 이 선로에 화차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비어 있다. 또한 왼쪽의 건물에는 스위치백을 안내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만 새로 하얀색으로 칠하면서 없어져 버렸다.
스위치백 구간 역시 30‰(1km를 갈 때에 30m 올라가거나 내려감)이라는 엄청난 급경사로 기차를 타고 가면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에는 화물 열차 뒤에는 보조기관차가 연결되어 통리역까지 운행하기도 했다.
나한정역이 흥전역과는 다른 점은 주변에 마을이 있어서 과거에는 여객 열차가 정차하였다. 그래서 건물 안에는 과거 대합실이 있었던 공간이 남아있고 승강장으로 가는 입구에는 '열차맞이방'이라고 하는 작은 공간이 있다. 원래 열차맞이방은 아니고 직원이 스위치백을 오르내리는 열차를 살펴보던 장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타고 내리는 승객이 적었다고는 하지만 맞이방치고는 너무 작으니.
나한정역 건물은 스위치백이 되는 선로 바로 앞에 있다. 2층으로 된 제법 큰 건물이고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일요일 오전이지만 작업을 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흥전역으로 가는 길을 정확하게 몰라서 문의하고 있으니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철도팬들도 스위치백을 방문하지만 일본 철도팬들도 가끔씩 온다고 한다.
나한정역에는 여객 열차가 정차하였던 승강장도 그대로 남아있다. 1면 2선 구조로 되어 있고 완행 열차만 정차한 관계로 길지 않다. 2008년 1월 1일부터 여객 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되면서 이정표까지 없어졌다. 스위치백이 있는 역이지만 승강장의 위치는 스위치백과 관계가 없다. 즉 도계역에서 온 열차는 나한정역 승강장에 정차한 다음에 조금 더 가서 방향을 바꾸어서 스위치백을 올라갔다. 승강장에 정차한 다음 출발할 때에 반대 방향으로 가는 해외의 스위치백과는 차이가 있다. 스위치백이 시작되는 지점에는 오십천 철교가 있고 양쪽으로 산이 있어서 공간이 좁아 승강장을 만들기에는 공간이 좁아서 이런 구조가 된 걸로 여겨진다. JR서일본의 키스키선[木次線]의 삼단스위치백이 시작되는 이즈모사카네역[出雲坂根駅]의 경우만 보아도 승강장에 정차할 때에 진행 방향이 바뀐다(관련 글 보기).
나한정역은 스위치백이 시작되는 유명한 역이지만 2012년에 솔안터널이 완공되면 없어질 예정으로 있다. 하이원스위치백리조트(http://www.high1sbr.com )로 개발되면서 관광지로 변모하게 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이 글은 코레일 명예기자단 3기의 포스팅으로도 소개되었습니다(포스팅 보기).
* 작성일 : 2011년 11월 14일
방문일 : 2011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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