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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여행을 계획하셨다면 열차시각표를 검색하기 위하여 독일철도 DB(http://www.bahn.de ) 사이트에 가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독일철도 DB는 독일 이외에도 유럽의 많은 철도회사의 시각표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독일철도이니 승차권 구입은 독일 내 구간이거나 독일에서 출발하거나 도착, 또는 독일을 통과하는 자사에서 운영하는 열차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독일철도에서 제공하는 시각표는 독일어권인 독일(Germany), 오스트리아(Austria), 스위스(Switzerland)가 상대적으로 자세하고 동유럽은 주요 열차만 나오는 등 상세하지는 않습니다. 러시아(Россия, Russia)도 유럽이므로 독일철도 DB에서 주요 장거리 열차의 시각표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모스크바(Москва, Moscow)에서 평양까지 가는 세계 최장거리 열차도 검색이 됩니다. 독일철도 DB 사이트 영국, 아일랜드판에서 검색을 하였지만 평양은 영어 표기 'Pyongyang'이 아니라 독일어 표기인 'Pjöngjang'으로 나옵니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모스크바에서 평양으로 가는 열차는 매일 운행하지 않습니다. 그런 관계로 운행하지 않는 날짜로 검색하면 에러가 납니다.

 

 

   독일철도 DB에서는 검색 결과만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왼쪽 > 버튼을 누르면 자세한 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1월 5일에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Ярославский вокзал, Yaroslavsky vokzal)을 출발하여 6박 7일 후에 우수리스크(Уссурийск, Ussuriysk)에 21:00에 도착하여 22:08에 출발하여 평양에는 13일 20:45에 도착합니다. 모스크바에서 평양까지는 8박 9일에 184시간이 소요됩니다. 184시간은 7일 16시간입니다만 시차 때문에 8박이 되어 버립니다. 거리는 10,272km로 세계 최장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색 결과에서는 우수리스크에서 환승하는 것처럼 표시되었지만 실제로는 D 2SZ 열차의 객차 일부가 우수리스크역에서 분리되어서 652EI 열차에 연결되어 운행하므로 갈아탈 필요가 없습니다. 해외의 야간열차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여러 방향의 열차가 하나로 편성되어서 운행하고 있습니다.

 


   열차번호를 누르면 시각표가 표시됩니다. D 2SZ 열차는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북한쪽 국경역인 두만강(Tumangan)까지 운행합니다. 매일 운행은 아니고 1달에 4번 정도 다닌다고 나옵니다. 실제로는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에서 홀수일에 출발하는 D 2MJ 열차인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Владивосток, Vladivostok) 간의 로시야(Россия)호에 연결되어 오다가 우수리스크에서 객차가 분리되는 셈입니다.

 


   우수리스크를 출발하여 평양까지 운행하는 652EI 열차의 시각표도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쪽 국경역인 하산(Хасан, Khasan)에서 출국 심사를 위하여 1시간 40분간 정차합니다. 러시아철도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시각표에 표시하므로 새벽이 아니라 7시간의 시차가 있어서 오전 10:20에 도착하여 정오에 출발하는 셈입니다. 두만강철교를 지나서 북한에 들어서면 두만강역에서 도착합니다. 러시아철도 사이트에는 하산에서 두만강까지는 20분이 소요된다고 하고 북한과이 시차를 감안하면 10:20에 도착해야 합니다만 독일철도 DB 사이트가 잘못된 듯 합니다. 두만강역에서는 북한 입국 심사와 대차 교환 때문에 오래 정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러시아 철도는 1,520mm 광궤이지만 북한 철도는 우리와 동일한 1,435mm 표준궤를 사용합니다. 두만강역부터는 함북선과 평라선을 거쳐서 평양까지 갑니다. 두만강역에서 평양역까지의 거리는 862km인데 27시간 40분이 걸리니 표정속도가 31km/h에 불과합니다. 물론 북한의 철도 사정상 엄청난 지연 운행이 많다고 합니다. 2003년 시각표(관련 글 보기)에 비하여 1시간이 더 걸리는 걸 보면 선로 사정이 더욱 좋지 않아진 모양입니다. 그리고 여기 나온 건 북한 내에서의 대표적인 정차역이고 실제는 더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독일철도 DB에서는 인터넷 상으로 시각표 조회 이외에도 인터넷이 되지 않더라도 시각표를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하파스(HAFAS)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비해서는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런던 출발 평양 도착으로 해도 검색이 되는데 10박 11일이라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아래에 자세한 일정이 나오는데 서유럽에서는 유로스타(Eurostar, http://www.eurostar.com )와 탈리스(Thalys, http://www.thalys.com ) 같은 고속열차를 탑니다. 현실적으로는 비자를 받기 어려운 벨라루스(Belarus)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 일정대로 가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조금 우회하더라도 우크라이나(Ukraine)처럼 무비자 국가를 통하여 러시아로 입국하는 게 좋습니다.

 


   하파스에서는 간단한 지도로 경로를 표시하여 줍니다. 간단하기는 하지만 색깔로 정차역과 환승역 그리고 출발역과 도착역을 구분하여서 알아보기가 좋습니다.

 

 


   지금까지는 평양으로 가는 기차를 검색하여 보았는데 반대로 평양에서 나오는 기차도 검색하여 보았습니다. 북한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쉽게도 평양에서 나오는 열차는 검색되지 않았고 러시아쪽 국경역인 하산 출발만 검색되었습니다. 하산에서 런던까지는 8박 9일이 소요됩니다. 하산역의 출발과 도착하는 열차를 검색하여 보면 평양이나 두만강역 출발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철도 시각표를 포함하여 러시아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포털인 얀덱스(http://www.yandex.ru )에서는 실제로는 두만강역 출발로 나옵니다. 시각표 검색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평양에서 출발하는 열차도 운행하는 걸로 추정됩니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일부 객차를 떨어뜨려서 연결하는 방식이겠지요. 오른쪽에 운행하는 날짜가 표시되는데 1달에 4회 정도 운행합니다.

 


   러시아철도(Российские железные дороги, РЖД, Russian Railways, RZD, http://eng.rzd.ru ) 사이트에도 북한을 연결하는 국제열차에 대하여 나와 있습니다. 운임까지 나와 있는데 모스크바에서 평양까지의 2등석 편도는 413.7스위스프랑(약 510,000원)이고 2등석 왕복은 698.2스위스프랑(약 860,000원)입니다. 중간에 식비 등의 기타 비용까지 감안하면 비행기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조차도 떨어집니다.

 


   북한의 상황이 바뀌어서 철도로 북한을 지나갈 수 있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실제 부산이나 서울에서 유럽까지 기차만 타고 가는 사람은 매우 드물 걸로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유럽철도 회사 시각표에서 북한의 평양까지 시각표가 검색되고 있으니 철길로 유라시아가 연결되었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로 가는 국제열차가 운행된다면 서울도 검색되어서 시각표가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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