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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에 우리나라에는 철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직선으로 잘 뻗은 신선으로 이설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이전에 기차가 운행하던 철길의 활용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전 선로를 관광용으로 부활시켜서 증기기관차 견인 열차가 휴가철에 운행하고 있으며 역들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타이완의 구산선(舊山線)을 3편에 나누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1. 구산선(舊山線)이 시작되는 싼이역[三義車站]


   타이완의 기존선에는 순환선에 속하지 않는 여객지선(客運支線)이 있다. 원래 지선이 아니었지만 지선이 되어버린 노선도 있다. 서부간선(西部幹線)의 하나인 산선인 타이중선[台中線]은 산이 많아서 싼이[三義]에서 허우리[后里]에 이르는 급경사와 급곡선 구간은 1998년이 되어서야 새로운 철길이 개통되면서 복선전철화가 완료되었다. 즉, 1998년 이전에는 싼이에서 허우리까지는 단선 전철화 구간이었다. 하지만 예전 철길인 구산선(舊山線, 지우산시엔)에는 타이완철로관리국[台灣鐵路管理局, http://www.railway.gov.tw ]에서 가장 높은 해발 402.326m에 있는 성싱역[勝興車站]이 있어서 타이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결국은 열차 운행이 중지된 11년 후인 2009년에 타이완철로관리국에서 인터넷으로 타이완 사람들의 열의를 확인하고 복구에 나서서 2010년부터는 여름철을 중심으로 하여 일부 구간에서 증기기관차 관광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구산선은 싼이역[三義車站]에서 시작된다. 싼이역은 3면 5선의 승강장을 갖추고 있는데 각역 정차인 구간차(區間車, 추지엔처)와 일부 쥐광하오[莒光號]가 정차하고 있다. 구간차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대우중공업(현재는 분할되어 두산인프라코어, http://www.doosaninfracore.co.kr )에서 만든 EMC500型 전동차가 많다.

 

[사진 1 : 타이완 기존선 전철화 구간에서 운행하고 있는 EMC500型 전동차가 싼이역[三義車站]에 정차하고 있다.]

 

[사진 2 : 싼이역의 이정표.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웃한 역까지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싼이역의 가장 끝에 있는 짧은 승강장이 바로 구산선 열차가 출발하는 장소이다. 내가 방문하였을 때는 추석이고 날씨는 비록 여름처럼 덥지만 여름은 지났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차량 하나만이 선로 위에 놓여 있었다.

 

[사진 3 : 싼이역은 3면 5선의 승강장을 갖추고 있는데 가장 왼쪽의 승강장에서 구산선(舊山線)이 출발한다.]

 

[사진 4 : 구산선의 관광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시기여서 선로에는 작은 차량 하나만 있다.]


   승강장 남쪽 끝으로 가면 구산선이 분기되어 나간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름은 구산선이기는 하지만 2010년부터 관광열차를 운행하기 위하여 철길을 새로 다듬은 관계로 오히려 신선보다도 노반의 자갈 색깔이 밝은 흰색을 띠고 있다.

 

[사진 5 : 싼이역 승강장의 남쪽 끝에서는 왼쪽으로 구산선이 분기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싼이역은 승강장 사이가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다. 구산선 승강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셔터가 내려져 있어서 평상시에는 들어갈 수 없도록 막아 놓았다. 관광열차가 운행할 때에는 셔터가 열리고 탁자에서 승차권 검사를 하지 않을까?

 

[사진 6 : 싼이역 승강장을 연결하는 지하도에서 구산선 승강장으로 통하는 통로는 셔터가 내려져 있어서 들어갈 수 없다.]


   기차로는 성싱역에 갈 수 없으니 집표구를 지나서 나왔다. 우리나라는 일반철도에서는 개집표가 사라졌지만 타이완에서는 여전히 개집표가 있다. 물론 승객이 적은 무인역에서는 개집표가 없고 이렇게 작은 역에서는 열차가 도착하는 시간대에만 직원이 승차권을 확인하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비어 있다.

 

[사진 7 : 싼이역은 자동개집표기는 없고 열차가 도착할 때에 직원이 지키는 개찰구가 있다.]


   싼이는 목재 가공으로 유명하기에 대합실에는 목재를 깎아서 만든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오른쪽에는 구산선에 관광열차가 6월 5일부터 8월 29일까지 운행되었고 연선의 볼거리에 대한 소개도 있다. 대합실의 다른 곳에 있는 관광안내지도에도 구산선이 있다. 정작 신선은 회색으로 가늘게 해 놓아서 확인하기도 어렵게 해 놓았다.

 

[사진 8 : 싼이는 목재 가공으로 유명하여 조각물이 설치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구산선의 역사와 함께 볼거리가 나와 있다.]

 

[사진 9 : 싼이 관광안내지도. 구산선 철길은 검은색과 흰색으로 표시하였지만 신선은 회색으로 가늘게 나와 있다.]


   이전에 타이완을 여행할 때에는 스탬프를 갖춘 역이 많지 않았는데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배웠는지 일본에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주요 역마다 수많은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다. 싼이역 역시 2종류의 스탬프가 있다.

 

[그림 10 : 싼이역의 기념 스탬프.]


   덥기는 하지만 밖으로 나오면 붉은 벽돌로 지어진 싼이역 건물이 특이하다는 느낌을 준다. 싼이역 건물은 2000년에 지어졌는데 싼이에서 유명한 목재와 색깔이 비슷하여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건물 왼쪽에는 싼이의 관광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11 : 싼이역 건물.]


   싼이역에서 성싱역으로 가는 대중교통은 오후에 1회 있는 버스뿐이다. 타이완 사람들은 자가용을 타고 가거나 오토바이를 빌려서 갈 수 있지만 나에게는 튼튼한 두 다리면 충분하다. 기차는 다니지 않으니 도로가 걸어가기에 좋지 않으면 철길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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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싼이역에서 분기된 구산선은 하천을 지나는데 신선과는 달리 새로 만든 철교를 지나간다. 여기서도 구산선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이렇게 예전 철길을 복구하여 활용하는 타이완 사람들의 기차에 대한 열정이 부럽기만 하였다.

 

[사진 12 : 구산선을 복구하면서 새로 만들어진 철교.]


   싼이 마을을 벗어나면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이어진다. 철길은 관광열차가 지나간지 한 달이 되어가서 녹이 슬었다. 과거에는 전동차나 전기기관차가 운행하였기 때문에 전차선은 철거되었지만 기둥은 그래도 남아 있다. 철길을 따라가면 되기는 하지만 도로에도 곳곳에 구산선이라는 이정표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는게 실감이 났다.

 

[사진 13 : 구산선 철길은 관광열차 운행이 끝나면서 녹슬고 풀이 자라고 있다. 과거에는 전철화가 되었던 구간이라서 전차선을 지지한 기둥이 그래도 남아 있다.]

 

[사진 14 : 구산선과 나란히 이어지는 도로 곳곳에 안내판이 있다.]


   성싱역을 앞두고 언덕이 있고 철길은 터널을 지나가게 된다. 30℃가 넘는 날씨에 먼 거리를 걸어서 힘들어서 언덕을 넘고 싶지는 않고 기차는 다니지 않으니 터널을 택하였다. 터널은 가운데가 조금 어둡기는 하지만 그늘이어서 시원하고 무엇보다도 시간과 힘을 단축할 수 있다.

 

[사진 15 : 성싱역을 앞두고 있는 230m 길이의 1호터널(一號隧道).]


   터널에서 나오면 철도팬들에게 익숙한 ATS(Automatic Train Stop) 표시가 있고 선로가 분기되었다. 1시간을 걸어서 도착한 성싱역은 지금이라도 기차가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보존되어 있고 주변의 숲과는 달리 사람들도 많았다.

 

[사진 16 : 1호터널을 나오면 ATS 신호기가 있다.]

 

[사진 17 : 1호터널 근처의 언덕에서 내려다 본 구산선 철길. 울창한 숲 사이로 지나간다.]

 

* 방문일 : 2011년 9월 12일

  작성일 : 2012년 3월 6일

 

 

 

 

 

   다음으로는 '철길을 즐기는 사람들로 혼잡한 성싱역[勝興車站]'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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