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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철길을 즐기는 사람들로 혼잡한 성싱역[勝興車站]


   철길이 분기되면서 드디어 성싱역[勝興車站]에 도착하였다. 과거에 열차가 많이 다닐 때에도 단선이어서 열차끼리 교행이 가능하였던 성싱역의 역할이 중요하였다. 3개의 선로로 분기되면서 그에 맞추어서 전차선 기둥도 양쪽으로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물론 전차선은 모두 철거된 상태이다.

 

[사진 18 : 철길은 분기되어서 성싱역[勝興車站]에 들어서고 있다. 과거 전철화가 되어 있어서 전차선을 지지하였던 기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성싱역의 승강장은 2면 3선으로 열차끼리의 교행은 물론 선행이 가능한 구조이다. 선로는 기간 한정으로 관광열차만 운행되므로 녹슬어 있지만 승강장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승강장 한쪽에서는 새로운 대합실을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 기존의 성싱역 건물은 작어서 많은 승객들을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는 여름에 관광열차를 타는 승객들은 좀 더 넓고 편안한 대합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 19 : 성싱역의 승강장은 2면 3선으로 되어 있다.]


   성싱역에는 이전 양식의 이정표는 물론 현재 양식으로 된 이정표도 있다. 이전 양식의 이정표는 때가 많이 끼여 있어서 세월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진다. 성싱역은 일제 시대였던 1907년에 스리우훤신호장[十六份信號場]으로 시작되었다. 1930년에는 성웨이역[升為驛]으로 승격되었다. 타이완으로 독립한 이후인 1958년에 현재처럼 성싱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니 이 이정표는 성싱역으로 바뀐 이후에 설치되었을 걸로 여겨진다.

 

[사진 20 : 세월이 느껴지는 성싱역의 이정표.]

 

[사진 21 : 성싱역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전망대를 갖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성싱역은 산 사이에 있으며 역 바로 옆의 마을은 역보다도 높은 위치에 있고 집들은 나무로 지어졌다. 최근에는 나무로 만든 계단이 추가되어서 이동하는 통로와 성싱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방문하였을 때에는 지나가는 사람들만 있었지만 증기기관차가 견인하는 관광열차가 들어올 때에는 구경하는 사람들로 혼잡하지 않을까? 여기를 올라가면 왜 성싱역이 처음에는 신호장이었는지 이해가 간다. 주변은 산이어서 철길이 놓였던 처음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을 듯 하다.

 

[사진 22 : 마을에서 내려다 본 성싱역.]


   성싱역은 한쪽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타이완에서도 공휴일인 추석이라서 작은 미니 기차가 달리고 있었다. 타이완의 기존선은 일본의 재래선과 동일한 1,067mm 협궤이지만 미니 기차의 선로는 그보다 훨씬 좁다. 모형 기차의 선로는 터널 앞까지 이어진다.

 

[사진 23 : 성싱역 승강장 한쪽에서는 철길 위에 미니 기차가 출발하는 장소가 있다.] 

 

[사진 24 : 협궤보다도 궤간이 더 좁은 미니 기차가 사람들을 태우고 출발하였다.]

 

[사진 25 : 2호터널(二號隧道) 앞까지 이어지는 미니 기차.]


   단순히 철길을 걷는 사람들도 많다. 철길은 합쳐져서 2호터널(二號隧道)로 이어지는데 걷는 사람들은 2호터널에 걸어가다가 포기하여 되돌아온다. 2호터널은 1호터널보다 긴 726m이고 조명이 전혀 없어서 손전등이 없다면 걸어가기가 어렵다. 1호터널과 마찬가지로 터널 안은 어둡지만 햇빛이 비치지 않아서 조금 습기가 높지만 시원하다.

 

[사진 26 : 철길은 만나서 2호터널로 이어진다.]

 

   철길 옆에는 나무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카페가 있어서 관광객들이 쉬면서 철길을 감상하고 있다. 다른 길이 없으므로 이 카페로 들어가려면 철길로 들어가야 한다.

 

[사진 27 : 철길을 건너야만 갈 수 있는 나무로 지어진 카페.]


   성싱역의 부속 건물은 현재 기념품 판매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념품 판매점 앞에는 초상화를 그려주는 노점상이 들어와 있다. 성싱역의 역사만큼 높이 자란 나무가 만드는 그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아래에서 쉬고 있다.

 

[사진 28 : 성싱역의 부속 건물에서는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그 앞에는 초상화를 그려주는 노점상이 있다.]


   성싱역 건물 앞에는 타이완철로관리국[台灣鐵路管理局, http://www.railway.gov.tw ]에서 운영하는 노선 중에서 가장 높은 해발 402.326m에 있다는 걸 기념하는 비가 설치되어 있다. 타이완에는 특수협궤인 아리산삼림철도[阿里山森林鐵路, Alishan Forest Railway, http://chiayi.forest.gov.tw ]라는 등산철도가 있고 여기에는 해발 2,451m에 있는 주산역[祝山車站]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주산역에는 일출 시간에만 열차가 운행하고 있다(관련 글 보기).

 

[사진 29 : 성싱역 건물로 나가는 길에는 타이완철로관리국[台灣鐵路管理局]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역임을 기념하는 비가 있다.]


   성싱역은 1998년에 일반 열차 운행이 중지되었지만 대합실은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물론 창구는 막혀서 승차권을 구입할 수 없지만 당시의 시각표와 운임이 걸려 있다. 지금과는 달리 과거에는 타이완에도 장거리 각역 정차 열차가 운행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구간차(區間車)라는 이름처럼 장거리는 가지 않기에 중간에 갈아타야 한다. 그래도 과거에 성싱역에  열차가 운행할 때에도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EMU500型 전동차가 있었다. 성싱역 사진에도 이 전동차가 정차하고 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오래된 역에 우리나라에서 만든 새 전동차라서 그런지 무언가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30 : 성싱역 대합실에는 과거 일반 열차가 운행하였을 때의 시각표와 운임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성싱역에도 다양한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다. 오래된 스탬프도 있어서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기에 조심스럽게 찍어야 한다. 일본에 갈 때에는 스탬프 전용 용지를 준비하여서 갔는데 타이완에도 스탬프가 이렇게 많은 줄 모르고 준비가 소홀하여 초반에는 종이가 부족하였으나 중간에 마트에서 겨우 충당하였다.

 

 

[그림 31, 32 : 성싱역의 다양한 스탬프.]


   나무로 만들어진 성싱역 건물은 관리가 잘 되고 있어서 깨끗하다. 1999년에는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믿어지지는 않지만 1912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건물 앞에 있는 커다란 나무 3그루는 이곳이 더운 지역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요즈음처럼 추운 겨울에는 그립지만.

 

[사진 33 : 1912년에 만들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게 100년이 되었지만 건재한 성싱역 건물.]


   성싱역 앞에는 우물이 있어서 물을 퍼서 올릴 수 있다. 수질이 좋지 않아서 마실 수는 없지만 몸에 묻히기만 해도 시원하다.

 

[사진 34 : 성싱역 앞의 우물.]


   성싱역을 중심으로 성싱노가[勝興老街]가 있어서 나무로 지어진 집들이 도로 양쪽으로 줄지어 있다. 노가(老街, 라오지에)는 한자의 뜻 그래도 오래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마을을 말하는데 타이완 관광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타이완 사람들은 오래된 걸 보존하고 오래된 분위기를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러니 오래된 역도 노가의 분위기에 맞추어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방문하지 않을까?

 

[사진 35 : 성싱역 앞에는 오래된 나무로 지은 건물이 늘어선 성싱노가[勝興老街]가 있다.]


* 방문일 : 2011년 9월 12일
  작성일 : 2012년 3월 8일

 

 

 

 


   다음으로는 마지막 편인 '고가로 이설되었지만 이전 역도 보존되고 있는 타이안역[泰安車站]'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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