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郡)에 있지만 KTX가 정차하는 홍길동 테마역인 호남선 장성역(長城驛)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관련 글 보기)까지 와서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나주에 있는 역들을 둘러보았지만 기차도 타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건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역을 방문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그래도 한 번 정도는 기차를 타게 일정을 짠다. 역을 살리고 철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차를 많이 타 주어야 한다. 호남선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열차가 서울을 오가는 관계로 경전선으로 가는 열차는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환승으로 검색을 하니 이렇게 장성역(長城驛)에서 환승하여 극락강역으로 가는 일정이 조회되었다. 나주역에서 바로 극락강역으로 가는 것보다는 더 비싸고 시간도 조금 더 걸리지만 추가로 환승하면서 역을 둘러볼 수 있다.

 

   나주역을 출발한 무궁화호는 빠른 속도로 시원하게 달려서 장성역에 도착하였다. 장성역은 복선 구간에 있는 다른 역들과 마찬가지로 2면 4선의 승강장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화물열차가 대기할 수 있는 선로가 더 있다.  이정표는 승강장 지붕에 매달려 있다. 인근역은 안평역과 임곡역이지만 정차하는 여객열차가 없으므로 실제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백양사역과 광주송정역으로 표기하였다. 하지만 광주선이나 경전선으로 진입하는 열차는 극락강역이나 서광주역에 정차하게 된다.

 

   장성역 건물은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지하도로 승강장과 연결되어 있다. 장성역 건물에서 승강장으로 향하는 지하도 입구에는 휴양림이 있는 축령산 등산지도가 있고 화분이 놓여 있다.

 

   KTX까지 정차하는 호남선의 주요 역이기는 하지만 장성역 대합실은 크지 않다. 그래도 화분과 그림을 전시하여 놓아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왼쪽으로는 매표소와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의자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화장실이 있다.

 

 

   장성역 매표소에는 창구는 물론 자동발매기도 설치되어 있다. 창구에서는 장성역 기념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장성역은 KTX가 정차하는 역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 1966년에 지어진 건물을 약간 개량하여 사용하고 있다. 장성역 건물 앞에는 택시가 줄지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성군(http://www.jangseong.go.kr )은 홍길동의 출생지라는 점을 강조하여 홍길동 생가를 복원하고 테마파크를 조성하였으며 장성홍길동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장성역 앞에도 이런 점을 반영하여 의자에 홍길동 동상이 앉아있고 소설 홍길동전의 등장인물이 의자를 지탱하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홍길동 테마역이라고 되어 있는 새마을호 객차를 활용하여 2층으로 만들어서 홍길동에 관련된 전시를 하고 있다. 전시된 내용은 어른보다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음 열차를 탈 시간이 되어서 다시 승강장으로 향하였다. 장성에서는 광주를 오가는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기에 열차를 타기 위해서 기다리는 승객은 겨우 5명도 되지 않는다. 잠시 후에 전기기관차가 견인하는 광주행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왔다.

 

   장성역은 전국에 몇 되지 않는 군 단위에 있는 KTX가 정차하는 역이다. 군인데도 KTX가 정차하는 다른 역으로는 오송역, 울산역, 곡성역이 있다. 오송역은 청원군에 속하나 실질적으로는 청주시와는 같은 생활권으로 조만간 통합 주민투표를 할 예정이고 울산역은 울산광역시 울주군이라서 둘 다 순수한 군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결국 곡성역과 장성역이 남는데 곡성역은 하루에 4회만 KTX가 정차하고 있어서 이용하는 승객이 적은 반면 장성역은 22회나 정차하고 있어서 호남선 KTX의 2/3 가까이 멈추는 주요 정차역이다. 군에 있기는 하지만 KTX 정차 회수나 이용 승객 수도 웬만한 다른 도시의 역보다 많다. 그러나 미래는 밝지 않다. 장성역은 호남고속철도의 정차역에는 들어가 있지 않아서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더 이상 KTX는 정차하지 않게 되어서 인근 정읍역이나 광주송정역에서 기존선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 방문일 : 2012년 5월 5일
  작성일 : 2012년 6월 16일